지난 4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박성민 의장은 신년사를 통해 “의협이 정부 의료정책의 중심축을 담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의협이 전문가집단의 위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안타까운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밝히며, 대한민국 의료정책을 전문가집단인 의협이 주도해나가도록 주문했다.
치협도 코로나19 시국에 치과와 직접 연관 없는 보건의료 분야라 하더라도 의료법에 명시된 주요 의료인단체로서 사명감을 갖고 대한민국 의료정책이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나갈 필요가 있다. 좋은 예로 의료기기 생산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치과 의료기기를 활용한 바이오헬스를 들 수 있다.
2022년 신년사를 통해 보건복지부는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추진 계획을 밝혔다. 식약처 또한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헬스의 혁신성장을 위한 대규모 R&D 투자로 국가 인프라를 갖추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하였다. 보건산업진흥원 또한 올해 5대 목표 중 하나로 글로벌 바이오헬스 강국 도약 추진을 내걸었다. 대한병원협회는 ICT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와 다양한 로봇 산업의 발전을 헬스케어에 접목하여 비대면과 메타버스, 스마트 의료서비스 도입 등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한편, 2020년 12월 29일에는 조세특례제한법 제24조에 통합투자세액공제가 생겨, 병의원이 사업용 유형자산인 의료기기 장비를 구입할 경우 자산취득금액의 3~4% 금액에 대한 투자세액공제로 종합소득세 절세가 가능하므로 이를 개원가에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바이오헬스 분야에 대한 정부의 세액지원이 실질적으로 병의원의 투자확대를 가져와 3차원 CT나 3차원 치과용 스캐너 등 4차 산업을 이끌어나갈 장비의 세대교체를 이끌어 온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정책 효과를 대회원 조사를 통한 데이터를 통해 설득할 경우 10여년 이상 추진해온 한국치의과학연구원의 가시적 발판 마련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2018년 청년내일채움공제 제도가 시작된 이래 치협을 비롯한 의료계가 지속적으로 요청했던 5인 미만 의료기관 적용이 의료기관 대상의 맞춤형 정책으로 호평을 받듯이 국가전략산업인 바이오헬스 성장을 위한 의료계에 대한 핀셋 지원효과(추가 세제 지원 등) 또한 가져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치협은 소규모 의원급에 대한 맞춤형 성장지원에 대해 끊임없이 정책연구를 하여 의원급이 다수를 차지하지 못해 의협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지원책을 강구하는 등 보건의료정책에 보다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올해 보건의료계의 신년사를 두루 살펴보니 타 단체에 비해 이러한 부분이 아쉬웠다.
지난 연말 치과의료정책연구원이 조사한 결과 협회가 추진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인 ‘의료수가 현실화’는 결국 ‘비급여 진료비 공개, 보고 저지’와 같은 맥락의 문제다. 정부는 비급여 진료비 공개를 통해 국민의 비급여 진료비가 낮아지길 기대하는 비급여관리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므로 이에 적극 대응해야 저수가 기업형 의료기관들에 대해 소규모 의료기관들이 의료수가 현실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치협이 직접적으로 의료수가 현실화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는가? 그렇다고 수가를 담합해 공정거래위에 고발당할 수는 없지 않는가?
보건복지부 권덕철 장관은 “복지부는 단 하나의 정책이라도 국민의 삶을 바꾸고 국민의 행복에 보탬이 되는지 늘 고민하고 현장에서 답을 찾으며 소통하면서 일하겠다”고 하였다. 이 말에서 국민을 회원으로 바꾸면 우리 치협이 가야할 길이 보인다. 정책이라는 문자를 통해, 법령의 단어 하나하나를 바꿈으로써 회원의 경영개선이 가능한지를 고민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정부의 바이오헬스라는 큰 정책 파도를 탈 수 있는지 연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