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RO
의료기관에서 환자에게 의약품을 조제하고 교부하는 것이 허용될까요? 이번 칼럼에서는 의약분업과 관련하여 의료기관에서 의약품을 환자에게 조제한 후 교부하는 것이 허용되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약사법상 의약분업 원칙
약사법 제20조 제1항 및 제23조 제1항에 의하면, 약사 또는 한약사가 아니면 약국을 개설하거나 의약품을 조제할 수 없으며, 동법 제23조 제3항에 의하면, 의사 또는 치과의사는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을 처방할 수 있고, 약사는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처방전에 따라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을 조제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의약분업의 원칙에 따라 일부 예외에 해당하는 사유를 제외하고는 의사 또는 치과의사는 처방을, 약사는 처방전에 따른 조제 업무만을 할 수 있음이 원칙입니다.
[약사법]
제20조(약국 개설등록)
제23조(의약품 조제) |
■ 의약분업 원칙의 주요 예외사유
한편, 약사법 제23조 제4항은 같은 조 제1항에도 불구하고 입원환자(제4호) 등의 경우 의사 또는 치과의사 자신이 직접 조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의사 또는 치과의사는 입원환자를 위한 경우에는 원내처방 뿐만 아니라 처방에 따른 조제 업무까지 직접 할 수 있습니다.
[약사법]
제23조(의약품 조제)
4. 입원환자,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제13호에 따른 감염병환자 중 콜레라ㆍ장티푸스ㆍ파라티푸스ㆍ세균성이질ㆍ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ㆍA형간염환자 및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른 사회복지시설에 입소한 자에 대하여 조제하는 경우(사회복지시설에서 숙식을 하지 아니하는 자인 경우에는 해당 시설을 이용하는 동안에 조제하는 경우만 해당한다) |
■ 약사법 제2조 제11호의 ‘조제’의 의미
약사법 제2조 제11호에 따르면, ‘조제’라 함은 ‘일정한 처방에 따라서 두 가지 이상의 의약품을 배합하거나 한가지의 의약품을 그대로 일정한 분량으로 나눔으로써 특정한 용법에 따라 특정인의 특정된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등의 목적으로 사용되도록 약제를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처방에 따라서 일반 의약품을 (배합 또는 분배 없이) 그대로 환자에게 지급하는 행위 또한 ‘조제’ 행위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약사법]
11. ‘조제’란 일정한 처방에 따라서 두 가지 이상의 의약품을 배합하거나 한 가지 의약품을 그대로 일정한 분량으로 나누어서 특정한 용법에 따라 특정인의 특정된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등의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약제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
법제처 법령해석에 대한 질의회신(안건번호 07-0073)에 따르면, 어떠한 행위가 「약사법」 제2조 제11호의 ‘조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 행위가 가지는 특성 중 의약품을 배합하거나 일정한 분량으로 나누는 육체적 작업으로서의 물리적 요소뿐만 아니라 특정인의 특정된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등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의사가 처방한 의약품의 종류와 투약량, 투약방법이 적절한지 여부, 의사의 처방이 의약품의 배합금기에 위반되는지 여부, 대체조제가 가능한 경우인지 여부 등에 대한 검토를 거쳐 최종적으로 투약할 의약품의 종류와 용량, 용기 등을 판단하는 정신적 작업으로서의 의사결정적 요소까지 고려하여야 하며,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처방전에 기재된 의약품이 주사제 앰플이나 튜브형 외용약이라고 할지라도 약사가 불특정한 의약품 양(量)에서 ‘의사가 처방해 준 양’ 만큼 환자에게 지급하는 행위는 모두 「약사법」상 ‘조제’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입원실을 구비하고 있는 의료기관에서는 의약분업의 예외로서 의사가 자신의 처방에 따라 의약품을 스스로 조제 및 교부할 수 있습니다. 반면, 입원실이 없는 의료기관의 경우에는 의약품을 환자에게 처방하는 것만 가능할 뿐, 의약품을 스스로 조제 및 교부할 수 없습니다. 의약품을 처방된 대로 지급하는 것도 ‘조제’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일반의약품을 자신의 처방에 따라 환자에게 지급하고 이에 대한 비용을 징수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