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바라보는 곳에 낙원은 없다
불과 5년, 10년 전만 해도 ‘주식하면 패가망신’이라는 말이 흔하게 들렸고, 주식 투자는 위험하고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다 2020년 이후 들어서 주식투자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많이 개선됐고,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으며 국내를 넘어 해외주식 투자 인구까지 크게 늘어났다.
주변의 모두가 열심히 투자 공부를 하고 투자자가 되면 경제적 문제에서 해결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오늘은 투자에 관련된 중요하고 근본적인 내용에 대해 다뤄보겠다.
‘효율적 시장 가설이론’에 의하면 공개적으로 알려진 정보는 시장 가격에 이미 반영돼 있어서 추가적인 알파 수익을 얻기 어렵다고 한다. 따라서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1) 일반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정보를 보다 빠르게 발견해서 자산을 선취매 하거나 2) 대중 심리에서 벗어나 자산의 저평가나 고평가를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개별 기업의 내부자 정보를 보다 먼저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기회가 차단돼 있으므로 주식시장에서 이에 기대기 힘들다. 따라서 개인투자자들은 성공적 투자를 위해 ETF나 인덱스 펀드를 활용해 주식, 채권, 금 등의 자산들을 저가매수와 고가매도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법일 수 있다.
1992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교훈
로버트 기요사키는 그의 베스트셀러 저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통해 사업소득과 투자소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997년 처음 출판된 이 책은 ‘부자 아빠’와 ‘가난한 아빠’의 대비를 통해 경제적 자유를 향한 다양한 접근 방식을 주로 캐시 플로우(cash flow, 현금흐름)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현금흐름 사분면’을 통해 기요사키는 봉급생활자와 자영업자가 시간에 구속된 근로소득을 벗어나 사업가와 투자자가 돼야만 진정한 부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시간을 갈아 넣어 노동이라는 가치로 부를 생산하는 봉급생활자나 자영업자(전문직)는 현금흐름의 증가 폭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업가과 투자가로의 전환을 통해 자신의 시간과 노동을 투입하지 않아도 발생하는 소득인 passive income을 늘려서 어떻게 경제적 독립을 이룰 수 있는지를 잘 알려 준 책이다.
1980년 미국과 일본, 한국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E와 S 사분면에서 일하며 스스로 중산층이라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을 때, B와 I 사분면의 중요성을 강조한 저자를 보면, 한 세대를 앞서가는 생각이 어떻게 저자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2024년 당신은 ‘부자 아빠’입니까?
1997년에 출간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제언대로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직접 투자하지 않더라도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 퇴직연금 같은 간접투자 까지 합산하면 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다.
단순히 노동을 통해 번 돈을 투자를 통해 자본소득으로 바꿔나가는 일만 반복하면, 내 노후와 미래가 보장될 수 있는 것일까? 과거 1980년대에는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직장을 가지고 일만 열심히 하면 중산층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었다.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오늘날 투자자가 된 것으로 경제적 안정이 보장된다고 할 수 있을까?
‘부자아빠 가난한아빠’가 1980년도에 한 세대 앞선 생각으로 부를 이룬 사람의 이야기라면, 2024년 현재 부를 이루기 위해 한 세대 앞선 생각은 무엇일까? 25년 전 책에서 다룬 사업소득과 투자소득으로 인한 자본소득의 현금흐름을 늘려나가는 것이 아직도 시대를 앞서가는 핵심 전략이 될 수 있을까?
1980년 남들이 열심히 일하고 근로소득으로 걱정 없이 먹고 살고 있었을 때 불확실해 보이는 사업과 투자를 통해 부를 일군 사람이 있는 것처럼, 지금 이 시대에도 남들이 다 월세와 배당금을 늘리는 것이 최고라고 말할 때 다음 시대를 관통하는 다른 무엇이 있는지 고찰해보는 것 또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로버트 기요사키의 투자철학의 변화와 현대 투자전략에 대해 알아보자. 그는 1997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출간 이후 투자소득을 통한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한 접근 방식을 고수했다. 그러다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달러의 실질가치 하락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변경했다.
최근 로버트 기요사키는 포트폴리오를 금, 은, 비트코인(75%)과 부동산 정유주(25%)로 재구성할 것을 강조하며, 전통적인 투자전략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1997년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의 초기 책들에서 말한 투자로 인한 현금흐름을 강조했던 것과 전혀 다른 내러티브와 포트폴리오다. 이러한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며, 앞으로 투자자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우리 모두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Fiat money’는 어디로 가는가?
‘Fiat money(명목 화폐)’는 정부가 그 가치를 부여한 종이돈을 의미한다. 미국의 닉슨 대통령의 금태환 중단 결정 이후 기축통화 달러 화폐의 가치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와 COVID-19 팬데믹 이후 무제한적인 명목화폐 발행이 어떤 경제적 결과를 초래했는지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
일론 머스크는 최근 소셜 미디어 ‘X’에서 ‘현재 금융 시스템이 모노폴리 게임과 유사하게 작동한다’는 비판을 한 적 있다. 전 세계 중앙은행 이하 금융시스템은 화폐의 무제한 발행을 기반으로 운용돼 왔는데, 막대한 부채(dept)의 청구서가 곧이어 들이닥칠지 모르는 위기 앞에 서있게 됐다. 2021년부터 발생한 40년만의 인플레이션은 현재 글로벌 경제를 압박하고 있으며, 미국 이하 전 세계가 빚의 반격으로부터 어떤 식으로 대응할 지가 가장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일정 수준으로 안정화돼 명목화폐의 가치가 일정 수준으로 유지될 때, 현금흐름도 제 가치를 매길 수 있다. 현금흐름을 만드는 자산의 가격 상승률과 현금흐름의 가치를 더한 총수익(total income)의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에 못 미친다면, 미래의 구매력 유지에 실패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 국가의 문제가 아닌 기축통화국 미국 이하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이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는 시기가 온다면, 얼마나 성공적으로 인플레이션을 헤지(hedge)하고 구매력을 보존하거나 늘릴 수 있는 지에 따라 인플레이션 시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투자 방법이 될 것이다.
다음 시간에는 부채위기와 인플레이션의 관계, 인플레이션 시기와 디플레이션 시기 동안 S&P500과 금 가격의 비교를 통해 2020년대 인플레이션 시기에 알파수익을 찾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