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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두 가지가 없는 나라를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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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665)

오랜만에 LA를 다녀왔다. 6년 만에 다시 간 이번 LA 방문에서 예전과 다르게 두 가지가 눈에 띄었다.

 

우선 LA고속도로에는 휴게소가 없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3시간을 달려도 휴게소가 없었다. 급한 용변을 어떻게 하냐고 질문을 하자 가까운 패스트푸드 체인점 맥도◯◯를 찾아서 해결한다고 들었다. 다른 하나는 보통 상점엔 고객용 화장실이 없었다. 직원용 화장실은 감춰져 있고 고객사용을 불허하였다. 그런 경우에 돈을 지불한다고 해도 거절당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예전에 본 SNS동영상에서 미국 어디에선가 어떤 여성이 상점에 들어와 변을 보고 그것을 직원에게 던지는 장면이 있었다. 아마도 그 여성도 모든 사정과 방법을 동원하였는데도 매몰차게 거절당하고 생리적 현상을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행한 행동으로 이해가 되었다.

 

커피숍에 들려 화장실에 가려고 하니 화장실 문 앞에 옛날 무전기만한 숫자 키의 자물쇠가 걸려있었다. 문을 여는 비밀번호는 결제 영수증에 적혀있었다. 매우 합리적인 방법이기는 했으나 사람이 많은 매장에서 만난 화장실 자물쇠는 거부감이 들었다. 부랑인을 막고 마약하는 사람들을 막기 위한 조치는 이해가 된다. 그러나 대형마트를 포함한 대부분 상점에서도 똑같고 직원용을 급한 고객조차 사용을 거절하는 것은 선을 넘은 느낌이다. 그나마 맥도◯◯와 커피 체인점 스타◯◯는 화장실 사용을 허락하는데 스타◯◯는 드물게 있고 가장 많은 곳이 맥도◯◯라서 휴게소 역할을 한다고 했다. 맥도◯◯는 물건을 사지 않아도 화장실을 사용할 수는 있었지만 그곳도 자물쇠가 있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다만 직원에게 비번을 물어보면 가르쳐는 주었다.

 

명품들을 파는 아울렛 매장을 방문했는데 그곳 화장실에는 자물쇠가 없었다. 순간 무엇인가 알지 못할 비애가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생명의 시간을 사고파는 ‘인타임’이란 영화에서 부자들이 사는 지역과 일반 사람들이 사는 지역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었는데 그 영화가 현실 세계에서 나타난 듯한 느낌이다. 화장실 가는 것을 참아야 할 때가 인간은 가장 비참함을 느끼는 순간 중 하나다. 배변활동을 막는 화장실 자물쇠는 그 크기만큼이나 비인간적이고 비인류애적인 장치다. 물론 처음부터 그렇게 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수많은 사건과 사연이 그런 현상을 만들어냈을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한국에서도 작은 건물에는 화장실 청소가 귀찮은 주인이 자물쇠를 걸어 놓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그러나 언제 보아도 그런 건물의 상점들은 장사가 잘 안되거나 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인 정서상 화장실의 자물쇠를 보면 주인이 인색한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그 상점이나 음식점을 피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맥도◯◯의 화장실 정책은 성공적인 판매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LA고속도로에 휴게소가 없는 것은 한국에서 외곽 순환도로에 휴게소가 적은 것과 같은 이유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IC간의 거리가 길지 않으면 주변에 빠져나갈 곳이 많고 이용 목적이 장거리보다는 단거리인 경우라면 휴게소 이용객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무슨 이유든 결론적으로 LA고속도로에서 화장실이 급하면 구글 지도에서 가장 가까운 맥도◯◯를 찾아야 하는 것이 생활의 지혜다. 고급 음식점이나 명품점 같은 부자들이 생활하는 곳에는 화장실에 자물쇠가 없고 서민이 사는 곳에는 자물쇠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영화 ‘인타임’에서 보였던 부자사회와 서민사회의 차이가 이제 미국사회에서 시작되었음을 시사하였다. 비인간적인 행위가 사회 전체에서 수용될 때가 그 사회가 잘못된 길로 접어들기 시작하는 때다. 미국은 남북전쟁으로 노예제도가 폐지되기 전까지 남부에서 흑인을 사람이 아닌, 말하는 가축으로 생각했다. 그 사회가 용인한 비인간적인 보편적 인식이었다. 그때는 인종으로 차별선이 그어졌다면 이젠 부의 정도로 차별되는 사회로 진화되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에 흑인이 탈 수 없는 버스가 있었던 것과 지금 돈이 없고 지저분한 옷을 입으면 들어갈 수 없는 화장실이 무엇이 다른가. 인류는 또다시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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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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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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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