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5 (금)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품격과 품위가 그립다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666)

최근 직능인 단체장들의 모습이 매스컴에 자주 보인다. 그때마다 아쉬운 것이 있다. 점점 말과 행동이 거칠어지고 심지어 천박해 보이기까지 하는 것이 안타깝다.

 

정치인들이야 천박하고 조열한 모습을 오랜 세월을 보여 와서 그들에게 품위를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실망감도 아쉬움도 없다. 하지만 직능인 단체장은 조금 다르다. 자신이 속한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을 대표하며 그들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상황이 화를 나게 만들 수도 있고 억울할 수도 있다. 방편적으로 일부러 강하게 어필하기 위해 파격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을 통해 자신의 분노와 화를 타인에게 확실하게 전달하는 데는 성공할 수 있지만, 정작 화가 나게 된 이유와 목적을 흐리게 하는 단점이 크다. 그중 가장 큰 단점은 ‘파격’이다. 격을 깨는 것은 흐트러짐을 말한다.

 

사람에게는 품격(品格)과 품위(品位)가 있다. 이런 품격이 깨진다. 품격이란 주어진 자체 모습에서 흐트러지지 않음이다. 어머니가 어머니답고 아내가 아내답고, 그리고 들꽃이 들꽃다움을 품격이라 한다. 동양 철학적 개념으로 보면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역할을 격(格)이라 칭하고 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품격이다. 이런 격이 깨지면 격조(格調)가 떨어진다. 이는 이 빠진 접시나 새로 뽑은 차에 스크래치가 생긴 것처럼 처음으로 회복되지 못한다. 게다가 점점 더 많은 흠집이 생기면 최종에는 그 본연의 가치마저 소멸한다. 품위에서 위(位)는 사람이 하늘을 보며 서 있는 모습이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을 때 당당하게 서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인성과 도덕성이 높아야 품위가 나오며 이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존경심을 유발하게 하고 감동을 줄 수 있다.

 

품격과 품위가 있는 말 한마디의 파급효과는 천박한 천 마디 말보다도 크고 강하다. 봉윤숙 시인의 ‘벽과 담의 차이’란 시가 있다. 그녀는 지붕이 있으면 벽이고 없으면 담이라 하였다. 건축에서 담은 외부의 경계를 짓는 것이고 벽은 내부의 경계를 짓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래서 ‘마음의 벽을 쌓았다’고 하면 자신을 자신이 나오지 못하게 차단한 것을 의미하고, ‘마음에 담을 쌓았다’고 하면 타인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것을 의미한다. 벽과 담의 차이는 이것 외에 또 있다. 담은 높이 조절로 소통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벽은 지붕과 닿아야만 하므로 완벽한 차단으로 소통이 불가능하다.

 

옛날 집들을 보면 기와집 담장 높이도 눈높이여서 집안 마당에서 벌어지는 것을 담 밖에서 볼 수 있었다. 소통을 위해 눈높이에 맞춘 것이다. 선조들의 마음의 여유였다. 담과 벽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다. 문이다. 문이 없으면 담도 벽도 아닌 것이 된다.

 

문을 높고 크게 만든 이유는 타인이 들어올 때의 예의를 위한 것이고, 자신이 드나드는 문은 작게 만들어 늘 고개를 숙이는 것을 일상화하고 스스로 낮추는 연습을 위해서였다. 옛날 고택에 가면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야 하는 문을 종종 보는데 이런 이유였다. 그런데 자신이 가마를 타고 들어가기 위해 문을 높고 크게 만든 사람들은 모두 몰락하였다. 문이 존재하는 이유와 크기가 다른 이유를 몰랐기 때문이다. 집을 지을 때 외부와 경계를 지을 담도 필요하고 아늑함을 느낄 벽도 필요하다. 하지만 외부와 소통할 문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문은 타인을 위한 대문과 자신을 낮추기 위한 작은 문과 환기와 햇살을 위한 창문이 있다. 환기와 햇살을 위한 창문을 사람이 넘으면 도둑이 되고 타인을 위한 대문을 자신을 위해 만들면 소인이 된다. 문을 사용하지 않고 담을 넘으면 도적이다. 담에 문을 만들지 않으면 주인도 담을 넘어야 한다.

 

누군가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려면 타인이 쉽고 격조 있게 들어올 수 있는 문을 높고 크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반대로 자신이 다니는 문은 높고 크게 만들고, 타인이 들어오는 문은 좁고 작게 만들어 고개를 숙이고 들어오게 만든다면 오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고 결국에는 문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타인을 위해 높은 문을 만드는 것이 품격이고, 나를 위해 작은 문을 만드는 것이 품위다. 옛날 선비들의 품격과 품위가 그립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2025년 8월 원달러 환율과 금리사이클 전망

2025년 8월,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경제 구조 변화와 금리사이클이 맞물리는 변곡점에 서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 금리사이클, 그리고 과거 금리사이클 프랙탈 분석을 토대로 환율의 큰 흐름을 정리하고, 주기적 자산배분 관점에서 실천 가능한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으로 본 금리사이클 국면 자산배분의 핵심은 ‘현재 기준금리 국면을 파악하고 앞으로 유리해질 자산을 미리 담고, 불리해질 자산은 미리 줄이는’ 정기적인 리밸런싱을 통해 저가매수 고가매도를 반복하는 것이다.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으로 8월 12일 현재 위치를 점검하면, 시장은 B~C 구간의 말미에 가깝다. 과거 프랙탈에 비춰보면 C 이벤트가 2025년 4분기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구간에서 위험자산은 종종 마지막 신고가 랠리를 보이지만, 직후 큰 조정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1998년 외환위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팬데믹 초기처럼 위기의 형태는 매번 달랐으나, 공통적으로 경제위기 시기에는 원화 약세가 심화되며 환율이 급등하고, 안전자산(금·달러·미국채)이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다만 이번 사이클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장기 역배열의 여파로 미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