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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없는 것이 당연하던 세대와 있는 것이 당연한 세대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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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676)

서울보건대학원이 18세 이상 전국 남녀 1,0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국인의 울분과 사회·심리적 웰빙 관리 방안을 위한 조사’ 연구에서 응답자의 49.2%가 장기적인 울분 상태에 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특히 30대에서 심각한 수준의 울분을 겪는 비율(13.9%)이 가장 높았고, 60세 이상(3.1%)에서 가장 낮았다.

 

연구진은 울분을 부당하고, 모욕적이고, 신념에 어긋나는 것으로 여겨지는 스트레스 경험에 대한 감정적 반응이라 정의했다. 울분은 가장 낮은 단계의 분노라고 보면 될듯하다.

 

조사 문항 중 자신의 위치를 상·중·하 3개 구간으로 나눈 뒤 울분 점수를 비교했을 때, 자신을 하층으로 인식하는 이들의 60%가 장기적 울분 상태를 나타냈다. 자신을 상층으로 인식하는 이들의 61.5%는 ‘이상 없다’고 답했다. 이는 경제적인 조건이 울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전반적인 세상의 공정함에 대한 믿음’ 문항에서는 60세 이상(3.42점)에서 가장 높았고, 20대와 30대(각 3.13점)에선 가장 낮았다.

 

이는 후진국과 개발도상국 시절을 겪은 60대 이상에게는 조금만 공정해도 공정한 것인 반면, 선진국에 태어났다고 믿는 2·30대에게는 조금만 부족해도 불공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없는 것이 당연하던 세대와 ‘있는 것이 당연한 세대(인당세대)’ 간의 극명한 차이다.

 

없는 것이 당연하던 세대들은 20대에 결혼하면 조그만 단칸방 전세에서 시작하여 저축하고 돈을 모아 40~50대에 집을 장만하는 것이 상식이었다. 반면 인당세대에게 단칸방은 부족함의 상징이며 잘 갖추어진 집에서 신혼을 시작해야만 한다. 20~30대는 무리하게 영끌을 해서라도 자기 집이 있어야만 했다. 결국 상식을 벗어난 수요가 증가하면서 집값은 폭등했고, 포기가 익숙하지 않고 소유에 익숙한 인당세대들은 무리하게 영끌을 해서라도 소유욕을 충족시켰다. 결국 영끌에 참여한 이들은 엄청난 이자로 힘들어하고, 영끌에 참여하지 못한 이들은 오르는 집값에 좌절했다. 인당세대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비정상적인 사회현상이다.

 

인당세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슬프게도 부모의 부(富)다. 부모의 富가 인당(있는 것이 당연)의 가장 중요한 기본이기 때문이다. 인당세대는 누리는 것에 익숙하고 없는 것에 대해서는 참지 못한다. 누리기 위해서는 무한정 공급이 가능한 부모가 필수 조건이다. 자신의 부모가 무한 공급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부터 스스로 부족한 자로 인식하거나 부모를 무시하거나 심지어는 부모에게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그들이 흔히 사용하는 말이 “없으면서 자식은 왜 낳았어요? 언제 내가 낳아 달라고 했어요. 낳았으면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닌가요?”다. 이 질문은 전통적인 유교적 정서에서 보면 패륜적인 질문이다. 그런데 이에 명쾌하게 답변할 수 있는 어른이 없다. 우선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않은 부모는 미안함에 답변하지 못하고, 풍요로운 부모도 이런 패륜 질문을 생각해본 적이 없어 답변을 못한다. 윤리와 도덕을 기본적으로 배웠고 삶의 가장 큰 가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반면 인당세대는 윤리와 도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의 가치기준은 자신과 돈이다.

 

최근 2000년생과 대화하는 방법을 소개한 책에서 회사 회식에 참석하지 않은 직원이 다음날 자신이 참석하지 않았으니 자기 몫으로 남은 돈을 지불해 달라고 요구한 2000년생 직원에게 뭐라고 답변할 것인지를 묻는다. 인당세대는 자신과 관련된 모든 것은 당연히 자신의 것이다. 옳고·그름에서 자신에게 이익이 되면 옳은 것이고, 손해가 되면 그른 것이다.

 

얼마 전 어느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 소리가 시끄러우니 저녁에는 계단을 이용해주면 좋겠다는 쪽지가 붙어 있었다고 한다. 그들은 윤리나 도덕을 배워본 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다. TV와 SNS만 보고 책을 읽지 않았으니 상식도 없다. 정상을 가르쳐주는 어른도 정책도 없다. 정치인들조차 신생아 대출과 생애 첫 대출이란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조차 모른다. 아직은 집을 살 때가 아닌 나이다.

 

상식에서 탈선한 사회가 그들을 울분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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