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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악마라는 존재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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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혁 논설위원

최근 공중파를 통해 자본주의의 현실을 다룬 다큐 프로그램이 방영돼 이슈가 되고 있다. 여기서는 실제 우리가 처한 험악한 자본주의의 현실과 예견되는 종말을 인간 본질의 가치와 함께 양분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결국 지구라는 하나의 거대한 제국이 자본주의의 종말로 인해 이미 파국으로 들어서 있고, 그 끝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우려를 갖게 한다.

 

자본주의의 종말을 예고하고 냉전 시대를 촉발시켰던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1848년 공산당 선언은 오래전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코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설명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한다. 돈의 힘에 눈이 잠시 멀었던 대다수 인류가 뼈저린 후회를 하는 지금, 어쩌면 현대의 신 노예제도는 그 속도를 점점 더해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같은 맥락에서 독일의 엘마 알트파터는 2005년에 ‘자본주의의 종말’이라는 저서를 출간했다. 실제로 현대 자본주의의 원동력의 하나인 ‘에너지’는 이미 소수에 의해 독점된 지 오래고, 앞으로는 그것을 사용하는 것마저도 탄소배출권에 붙들려 파생상품을 사는 꼴이 돼가고 있다.

 

최상위층 사이에서 소유의 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 만큼 가난한 자들의 숫자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의 저서가 출간된 이후에도 금융위기를 전후해 자본주의는 더욱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결국 마술사가 스스로 불러낸 저승사자를 제어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자승자박의 파국으로 굴러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러한 공멸의 대안으로 많은 이들은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자연에너지와 재생에너지 등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 역시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정책이 아닌 탓에 가능성만 타진하거나 시범적 운영만을 하는 중이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자본주의 시스템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세대를 거듭하며 길들여져 버린 오늘날의 현실이다. 한 때는 깊은 숲속이나 산꼭대기에 살았던, 보이지 않던 악의 존재는 이제 우리의 오감과 소유의 크기만큼 강림(降臨)한 채 더불어 살고 있다.

 

일찍이 키에르 케고르는 그의 저서에서 “만약 악마라는 존재가 있다면 영원히 결단하지 않는 자”라고 말했다. 그나마 삶의 주도권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던 시절의 개념이라고 가볍게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덧 우리는 삶을 결단할 여지도 없을 뿐 아니라 둘 중 하나를 선택할 겨를도 없이 오직 하나만을 위해서 종주하지 않으면 사경을 헤매게 되는 서글픈 체험을 하며 살고 있다. 선거철이라지만 그 누구의, 그 어떤 공약도 앞으로 잘 살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주지 못한다. 대신 그나마 죽지 않고 살아남는 것이 대다수의 희망사항이다.

 

우리는 오늘 악마에 대해 가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볼 수 없다고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그것은 없앨 수 있는 괴물도 아니고 화형을 해서 씻을 수 있는 마녀의 두려움도 아니고 바로 우리를 옥죄고 있는 이 사회의 생존방식인 것이다. 이렇게 구체화된 악마의 틀에서의 공존은 제어할 수 없는 좀비들을 양산했고, 무의식적인 집단 문화에 종속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악마를 제거할 수도 있지만 도리어 희생될 수도 있다. 이 양단의 선택이 머지않은 미래의 우리의 삶의 방식을 결정하게 될 것이기에 키에르 케고르의 결단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지난 수 년 간 우리 치과계의 처절한 현실 역시 이 사회의 흐름을 그대로 반영해왔다. 거대 규모로 무장한 채 치과 진료의 본질을 벗어난 일부 자본주의적 치과들은 이미 종말을 맞기도 했지만 앞으로 그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이다. 그 이면에 있는 의료제도의 구조적인 문제를 간과할 수는 없겠지만 자본주의의 악령에 휩싸인 소수가 지나친 욕심으로 치과계를 파괴하고 성실한 다수의 내분까지 몰고 오게 한 우리의 업보도 청산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너무 멀리 와버린 이 땅의 70억 인류의 운명과 또 그 안에 속한 우리 치과인들의 운명은 새해를 앞두고도 그리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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