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이사장 이종호·이하 구강외과학회)가 지난 4일 ‘구강악안면외과 건강보험의 현황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치과계 전반적으로 건강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구강외과 분야에서 공식적인 문제제기는 처음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은 토론회였다. 특히 구강외과의 경우, 성형외과나 이비인후과 등 의과항목과 중첩되는 부분이 많아 치과 건강보험의 문제를 다시 한 번 꼬집어볼 수 있는 시간이 됐다.
구강외과학회 양병은 기획이사는 “치과의 ‘치근낭적출술’과 동일한 술식을 의과에서 하면 ‘하악골종양적제술’로 청구하는데 상대가치점수만 10배 차이가 난다”면서 이 외에도 치과의‘구강내열상봉합술’과 의과의 ‘창상봉합술’, 치과의 ‘협순소대성형술’과 의과의 ‘설단소증수술’ 등 동일한 술식임에도 수가에 차이를 보이는 항목이 30여 가지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과의 경우 지난해 정부차원에서 선택진료를 폐지하면서 손실보존 취지에서 수가를 인상해준 항목들이 있으나, 치과계는 선택진료비 축소에 따른 손실분을 보장받지 못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앞서 발표에 나선 대한치과의사협회 마경화 보험부회장은 “치과의 경우 위험도 반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문제가 있다”면서 “구강외과 수술은 어려운 수술이 많아 치협 입장에서도 생소한 부분이 있다. 학회에서 적극 의견을 개진하고 자료를 구축해준다면 적극 검토·추진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선택진료와 관련해서도 “의과의 경우 5천억원, 치과는 80억원 정도이다 보니, 한방과 치과는 단계적으로 진행키로 한 상태”라며 “의과의 경우 난이도 60%까지 적용했지만 치과의 경우 의원급과 중첩되는 경우가 많은 등의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마 부회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상대가치제도에 관한 발표를 진행, 보험제도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전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한편, 플로어에서도 의미있는 의견이 제기됐다. 구강외과학회 보험담당 임요한 기획이사는 “공통항목도 의과와 싸워가며 확보한 항목인데 청구액 때문에 치과코드를 포기하고 의과항목으로 청구한다는 것은 숙고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의료계에서 영역싸움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우리의 코드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토론회를 준비한 구강외과학회 이종호 이사장은 “건강보험은 환자를 위하고 의사가 적절히 진료를 하게끔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부분이 상당수 있다”면서 “구강외과의 수가를 올려달라는 것이 아니다. 동일한 진료에 대해 다르게 적용되는 부문은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