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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인 원장의 사람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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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령, 구름 속에서

올해 가을도 막바지 뒤안길로 접어드는 조락의 계절! 이미 설악산 오대산의 산과 골짜기마다 형형색색으로 물들이며 가을 옷을 갈아입었던 단풍도 시들어 가고 가을의 소리는 깊어만 가는데 비록 가을의 끝이라 해도 좋다. 언제나 강릉에 갈 때면 고산 연봉이 줄지어 구름위에서 여기가 “선계요!”하며 위압적으로 서있었던 백두대간의 선자령을 가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지금까지 14년간 1,000m가 넘는 산과 고개를 안 가본데 없이 돌아다녔지만 이상하게도 선자령 만큼은 가지 못하고 조바심만 태우고 있었다.


1,000m가 넘는 천상의 피덕령, 운두령, 함백산, 만항재, 구룡령 등 고산준령의 구름 속에서 자칭 신선이 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선자령은 언제나 우리가 갈 코스에서 벗어나 있었고, 또 라이딩하기에 험한 산이라는 것 때문에 제외되곤 했었다. 이번에 한번 마음을 다잡고, 백두대간 제24구간 곤신봉- 닭목령 구간 중에 대관령, 선자령, 피덕령, 구간을 어렵사리 계획하고 전에 갔던 아름다운 송천 계곡 바람부리 계곡을 달려 동강에 이르는 이틀간의 150㎞ 대장정을 계획하게 됐다.


대관령은 영서와 영동을 연결하는 영동고속도로의 동쪽 마지막 고개로 고도 832m이다. 대관령을 분수령으로 동쪽으로 흐르는 하천은 남대천으로 강릉을 통해 동해로 흐르고, 서쪽에 흐르는 하천은 송천이 되어 남한강으로 들어간다. 대관령은 예전에 대령으로 불렀고, 동쪽경사면의 길이 아흔아홉 구비라 고개가 험하고 오르내릴 때 넘어지면 데굴데굴 크게 구르는 고개라는 뜻으로 대굴령으로 불렸다고 한다. 또 다른 유래로 영동지방으로 가는 큰 관문의 고개라는 뜻으로 대관령이라 했다고 한다. 선자령은 옛날 계곡이 아름다워 선녀들이 아들을 데리고 와서 놀다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 때문에 선자령이란 이름을 갖게 됐다고 한다.


대관령과 선자령은 굴업도, 간월재와 함께 우리나라 백패킹의 3대 성지로 알려져 있다. 강릉에 갈 때마다 보이는 이곳, 백두대간의 고산준령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다. 아래에서 쳐다보면 마치 선계의 모습으로 구름 속에 봉우리가 감춰진 능선마다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세계, 한번가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기게 되는 백두대간 24구간인 노인봉, 소항병산, 매봉, 곤신봉,  선자령, 대관령의 위용은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는 비경이 아닐 수 없다.


2016년 10월 29일 아침 5시부터 자택 픽업이 시작됐다. 이번 코스는 거친 길이기에 풀샥(앞뒤에 두개의 샥옵서버가 있는 자전거)캐넌레일을 선택했다. 단풍철의 고속도로가 막힐 것을 예상해 캄캄한 꼭두새벽에 출발, 10시30분 라이딩에 들어갔다. 7㎞ 떨어진 대관령 옛길을 올라 대관령 표지석이 있는 곳, 길 건너 선자령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KT송전탑까지 3㎞ 경사 10%의 빨래판 시멘트포장길을 숨이 턱에 차는 고통을 이겨내며 송전탑에 도착하니 온 산이 운무로 가득 차 10m 앞도 볼 수 없을 정도로 그야말로 오리무중의 상태다. 7㎞를 가야하는 싱글트랙(좁은 비포장 등산로)은 전날 온 비로 진흙탕에 정상적 라이딩이 불가능했다. 자전거를 끌고, 들고, 밀고 올라가야하기에 전신에 힘이 소진되는 악전고투가 시작됐다.


특히 진흙길은 에너지 소모가 크기 때문에 몇 번이나 포기할까 생각했다. 나는 척추관 협착증이 있어 10kg짜리 자전거를 들고 계단을 올라갈 때 몸이 받는 중력이 상당해 다리 저림과 통증이 엄습해오기 시작했다. 자전거를 지팡이 삼아 위로 올라갔다.


마침 동료들은 새봉정상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리 고통을 수반하는 자전거라이딩이지만, 이곳의 고통은 전신을 공격하고 있었다. 그 순간 고통 없는 성공은 의미도 보람도 없다는 생각에 운명의 고통을 달게 받으며 이를 악물었다. 운무 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동료들이 파이팅을 외친다. 꿀 맛 같은 휴식, 사과 한 조각을 입에 틀어넣었다, 정신이 번쩍 난다. 이제 4㎞남짓 남았다,


다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몸을 휘감은 운무는 정신을 혼미하게하고, 한 발 한 발 내딛는 발자국은 점점 무게를 더해 가는데 얼마를 올라왔나, 갑자기 억새평원이 나타났다. 구름속의 오르막 억새평원에는 적막 만이 가득한데 먼저 간 동료는 보이지 않는다. 척추협착 때문에 자전거를 선택해서 운동한 나로서는 이 평원이 통증을 가라앉히는데 전환점이 될 것을 기대하며 자전거에 오른다. 오르는 순간 다리 저림은 없어지고 페달에 강한 다리 힘이 전달되면서 순식간에 달려 오르기 시작했다. 경사 5%의 평원을 있는 힘을 다해 달리니 동료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평원이 끝나는 부근에서 앞선 동료를 따라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휴식!  조금만 오르면 선자령 정상이다.


다시 돌계단을 자전거를 들고 오른다. 다시 평원이 나타났다. 마지막 힘을 다해 자전거에 올라 평원을 달리니 구름 속에 서서히 거대한 장승처럼 선자령 표지석이 눈에 들어온다. 다른 길로 온 등산객들이 박수로 맞이한다. 해발 1,157m 선자령 정상에서 필자는 구름속에 신선이 돼 표지석에 서서 자전거를 들어올렸다. 선자령 자전거등정의 성공을 자축하는 순간이다. 얼마나 가보고 싶었던가.


선자령은 그런 고통을 주며 정상을 나에게 내어주었다. 천지가 구름 속에 묻혀있어 가까스로 보이는 ‘백두대간 선자령’의 글자를 보며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이제 올랐구나! 해냈구나! 일흔 나이에 오른 우리를 등산객들은 진심으로 축하해주었다. 몇 분을 쉬었던가? 우리는 온 길을 하산하는 것이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해 하늘목장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 내려가기로 했다. 100m 정도의 급경사를 온갖 고통을 이겨가며, 목장으로 내려가는 험한 길을 내려가 목장길에 선다.


이제부터 풀밭 라이딩이다. 쏜살처럼 달려가는 우리를 보며 등산객들이 박수를 친다. 목장길 다운힐 라이딩! 지금까지의 고통이 사라진다. 양떼들의 노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고 평화스러웠으며, 젖소들의 풀 뜯는 목가적 풍경을 보며 목장입구에 다다랐다. 뒤를 보니 멀리 선자령은 구름 속에서 우리를 축하해 주는 듯 했다. 목장 길 따라 시냇물처럼 흐르는 송천! 이제 송천을 따라 바람부리계곡으로 달려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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