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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키즈스탄 봉사활동을 다녀온 초보 치과의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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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기고| 오영민 원장 (서울 센트리얼치과)

필자는 지난 9월 13일부터 18일까지 박건배 명예회장을 필두로 아홉 명의 동문과 다섯 명의 동문 가족 등 총 14인으로 구성된 봉사단의 일원으로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치의학대학원 총동창회 주관 제2차 키르키즈스탄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필자는 대학병원에서 나온 후 개인병원 페이닥터로 생활하고 있다. 배우고 수련하는 초보 치과의사로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이장우 동문으로부터 키르키즈스탄 봉사활동을 함께 가는 것이 어떻겠냐는 권유를 받았을 때, 한 번 쯤은 새로운 환경에 나를 던져놓고 의사로서의 역량을 평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중앙아시아의 스위스라 불리는 키르키즈스탄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 또한 보고 싶었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9월 13일, 여러 후원사와 동문들이 지원해 준 치과장비와 재료들을 현지 치과에 전달하고, 선배들로부터 수차례 들었던 키르키즈스탄의 이스쿨 호수를 볼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인천공항을 출발했다. 카자흐스탄 알마티를 경유해 키르키즈스탄의 수도 비쉬켁의 마나스 국제공항까지 약 7시간의 지루한 비행이 끝날 즈음 앞으로 마주칠 낯선 환경과 사람들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를 마중 나온 김은우 동문의 따뜻한 미소를 보자 곧 마음이 편안해졌다.


키르키즈스탄에서는 문성일 동문이 1995년부터 크리스찬 사역자로 활동하고 있고, 김정태, 김은우 동문도 2000년대 초부터 현지 치의학 발전과 선교를 위해 헌신 중이다. 문성일 동문은 현지에 세 곳의 치과의원을 세우고, 현지 치과의사의 교육, 이웃에 대한 봉사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봉사단의 의료봉사 일정 전반에 걸쳐 통역, 식사, 숙소 등 기본적인 것들을 꼼꼼히 챙겨주었다. 또한 키르키즈스탄의 문화 및 현지 치과 현황, 치의학을 통한 한국과 키르키즈스탄의 교류 등 우리가 궁금해 할 부분들에 대한 설명과 함께 타국에서 추석을 맞은 후배들을 배려해 송편이나 떡국 등 명절음식까지 대접해줬다. 봉사단이 낯선 환경에서 더욱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신 문성일, 김은우 동문에게 이 글을 빌려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봉사단은 계획대로 강연팀과 진료팀으로 나눠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강연 첫 날 윤정태 동문과 박상섭 동문이 문성일 동문의 병원 치과 스탭들을 대상으로 각각 ‘근관치료용 MTA 임상적용법 및 hands-on’, ‘surgery에서 incision과 suture의 모든 것’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같은 시각 필자는 진료팀의 일원으로 장애아동 보호소에서 진료를 했는데, 몸으로 부딪히며 체험하고 느낀 진료 현실은 무척이나 녹록치 않았다.


이동식 핸드피스를 이용해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장애아동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장애아동들이 불수의적으로 몸을 움직여 아동 한명을 성인 3~4명이 붙잡고 있어야 진료가 가능했다. 그리고 뒤로 충분히 젖혀지지 않는 간이 체어에서 검진용 pen light에 의지해 구부정한 자세로 진료 하다보니 어느 새 온몸에 물을 뒤집어쓴 모습이 됐다.


한 장애아동의 우식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진료시간이 길어지자 어느 순간부터 아이가 너무 힘들어했고, 보다 못한 보육교사가 치료가 끝나지 않았는데 아이를 데리고 나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순간 필자가 손이 빠르지 못하고 부족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후회스러웠다.


하지만 주위를 돌아보니 엄승희 동문이 딸 손민정 양과 함께 열심히 진료를 하는 모습, 김철수 동문이 꼼꼼히 초진 후 치료계획을 세우는 모습, 이석우, 이장우 동문이 멋지게 외과진료하는 모습, 안영두 동문이 섬세하게 보존진료하는 모습이 보였다.


또한 김철수 동문의 부인 이은심 사모, 안영두 동문의 부인 박종임 사모, 윤정태 동문의 아들 윤상범 군, 박상섭 동문의 아들 박선한 군 등 모두 어시스트로 나섰다. 환자 안내, 진료실 세팅 등 각자의 일을 열정적으로 하는 모습을 보고 감탄하면서 지금은 내 부족함을 아쉬워하기보다는 조금이라도 보탬이 돼야 할 때라는 것을 바로 깨달았다.


둘째 날 강연은 윤정태 동문의 ‘임플란트 sinus surgery의 극복법’, 박상섭 동문의 ‘Science로서의 치의학, 그 목적과 방법’, ‘전치부 치료에 대한 이론 및 접근방법’이라는 주제로 구성됐다. 동문들의 강연은 영어로 진행됐고 현지 스탭이 그것을 러시아어로 통역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동문들의 강연은 한국의 발전된 최신 치의학을 키르키즈스탄에 널리 알리는 기회였으며, 동시에 키르키즈스탄의 젊은 치의학도에게 큰 영감을 주는 계기가 됐다.


진료 활동은 문성일 동문의 치과에서 청각 장애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치과에는 NiTi file, MTA, panorama 기기 등 대부분의 재료와 장비가 갖춰져 있었다. 숙련된 키르기즈스탄 간호사들, 그리고 키르키즈스탄의 젊은 치과의사인 현지 수련의 선생들이 직접 어시스트를 해줬다. 그들은 기본적인 수화까지 가능해 낯선 환경이었지만 무사히 진료를 마칠 수 있었다. 한국에서와 같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진료가 이뤄진 것은 아니었지만 한편으로는 전날 진료환경과 비교해 볼 때 동문들의 현지 치의학 발전을 위한 노력이 어떠한 결실을 맺고 있는지 목도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일주일 정도의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이번 봉사활동은 좀 더 넓은 세상에서 스스로의 역할이나 능력에 대해 짚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한 개인의 헌신이나 봉사가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얼마나 보탬이 될 수 있을 지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그래서 봉사는 섬김이라는 문성일 동문의 말을 들었을 때, 특별한 소명의식이나 종교적 신념이 있기 때문에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키르키즈스탄이라는 낯선 환경과 말이 통하지 않는 아이들을 진료하는 과정에서 나 하나의 역할은 그리 크지 않겠지만, 서울치대총동창회의 봉사활동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자신이 하는 일은 넓은 바다의 물방울 하나에 불과하지만 그도 없으면 그 물방울마저 영원히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테레사 수녀의 말처럼 필자가 그러한 과정에 놓인 하나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은 꽤 신선하고 기분 좋은 깨달음이었다.


키르키즈스탄을 다녀온 후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바다같이 넓은 이스쿨 호수와 그 너머에 어렴풋이 보였던 광활한 톈산산맥을 배경으로 봉사단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것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낯설고 최소한의 설비만 갖춰진 열악한 환경에서 진료봉사를 하며, 초보치의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었던 감정들 또한 의사로서 좀 더 나은 모습을 위한 밑거름이 됐다. 또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꺼이 참여할 것이다. 다시 한 번 이러한 경험의 기회를 주고, 함께 준비하고 봉사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오영민 원장 (서울 센트리얼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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