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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 적벽의 비경을 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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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인 원장의 사람 사는 이야기

깊어가는 밤, 할머니 송어횟집 창에서 흘러나온 빛이 정원을 비추는데 정원에 나뒹구는 은행낙엽은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고 한줄기 바람에 흔들리는 정원등은 우리를 낭만 속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횟집을 나선 우리는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애써 돌려 떠나기 아쉬운 이곳을 떠난다.


어천을 따라 59번 국도에 있는 대촌마을에서 언덕 외진 곳의 이정표를 따라 강 안길로 접어들었다. 캄캄한 밤이라 어디가 어딘지 분간할 수 없고 멀리보이는 빛줄기 따라 이집 저집 돌아 어렵사리 찾은 옥순봉 민박집. 주인이 뛰어나와 우리를 맞이한다. 민박집이라고 불이나 밝혀놓지, 캄캄한 시골 강가를 이렇게 힘들게 찾게 만들었냐고 젊은 주인에게 하소연했다. 주인은 그저 웃기만 한다. 넓은 방에 다섯 명이 잘 수 있는 온돌방이 있고, 정원은 넓었다. 정원등 하나가 쓸쓸하게 주위를 밝히는데, 어디선가 물소리가 들린다. 이곳이 강에 접한 지역이란 것을 실감나게 한다. 밤10시! 우리는 어천의 물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에 빠져들었다.


2016년 10월 29일은 그렇게 꿈속에서 지나가고 있었다. 10월30일 새벽, 5시에 잠을 깬 나는 어둠속 산책을 나섰다. 어제 밤 그렇게도 우리를 궁금하게 했던 어천, 그 강을 보고 싶어  물소리 나는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날이 밝아오자 서서히 자태를 드러내는 강변의 모습에 나는 여기가 단양 충주호로 착각하고 말았다.


단풍을 머리에 인 기암괴석의 절벽이 강가에 줄지어 서있는데 강에 비친 절벽의 그림자가 나를 유혹하고, 흐르는 물소리에 장단 맞춰 때마침 부는 바람은 절벽위의 단풍을 춤추게 한다.  과연 절경이었다. 어쩌면 단양의 옥순봉과 이렇게도 흡사한가! 이 멋있는 곳에서 숙소를 잡다니. 뒤이어 잠에서 깬 우리 대원들이 어느새 다가와 환성을 질렀다. 이 환상적인 곳을 떠나기 싫었지만 다음 행선지를 위해 라이딩에 나선다.


강 언덕을 올라 까칠재 터널을 지나 정선읍으로 향했다. 8시! 아침식사를 위해 정선의 새벽식당을 찾았다. 곤드레밥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정선시장을 찾았다. 이날은 장이서지 않았으나 시장에는 유명한 정선 산나물들이 좌판에 가득 쌓여있었다. 나는 마른 곤드레나물을 샀다. 아내가 좋아하기 때문이다. 한 봉지에 9,000원이었다. 곤드레향이 짙게 풍겨 나온다.


정선에 오면 두 가지 음식은 꼭 먹어야한다, 국수가 목으로 넘어갈 때 콧등을 친다 해서 이름이 붙여진 어라연의 콧등치기 메밀국수와 기근 때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 곡식대용으로 먹었던 구황식품인 곤드레밥이다. 또 몸에 좋은 산더덕주 한 병을 사서 챙기고, 식당에 돌아와 향이 그윽한 곤드레밥으로 정선의 향기를 느꼈다. 다들 맛있다고 좋아했다. 식사 후 우리는 솔치재를 향해 6번 국도를 탄다. 이제 동강으로  가야지…


6번국도로 정선교를 지날 때 조양강은 더욱 넓은 강폭으로 비경중의 비경을 선보이며 감입곡류의 모습으로 고산준령을 휘감고 마치 뱀처럼 구불거리며 서쪽으로 흘러간다. 경사 10%이상의 오르막을 얼마나 휘돌아 올랐던가, 멀리 고도 420m의 솔치재가 보인다. 있는 힘을 다 쏟아 오른 솔치재, 가리왕산 가는 길이 여기서 시작된다. 구름이 낀 날은 산을 휘감는 운무의 장관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이 강과 산과 고개가 어우러진 정선은 곳곳이 아리랑이 흘러넘치는 아리랑의 고장이다.


솔치재 고개에서 잠시 정선아리랑에 젖어 있다가 재를 넘어 내리막 다운힐 라이딩에 나선다. 곧, 귤암리에 들어간다. 여기는 절벽바위에 할미꽃 자생지가 있는 곳이다. 솔치재에서 한번 용트림 한 조양강은 이제 직선으로 흘러간다. 남으로 흐르는 조양강 우측에 나팔봉, 만지산이 조양강을 에워싸듯 버티고 흐르는 강은 그 폭을 더 넓히는데 동강은 그 비경을 하나씩 우리에게 보여주기 시작했다.


가을에 동강은 마치 옥빛 실타래와 쪽빛물감을 풀어놓은 듯 현란한 색깔의 단풍이 무성한 기암절벽과 고산의 연봉 사이를 뱀처럼 비틀며 휘돌아 흐른다. 영월의 기준으로 동쪽에 있다 해서 동강이라 부르고 서쪽은 서강이라 부른다. 동강과 서강이 만나 남한강으로 흐르고 한양을 거처 서해로 흘러나간다. 동강을 따라 눈을 현혹하는 비경 속에 한참을 달려 나타나는 가수리부터 비경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처음 나타나는 비경은 가수1경이라  부르는 붉은 뼝대다. 강변석회암 절벽이 붉은색을 띠고 있어 절벽을 뜻하는 정선방언인 뼝대를 써서 붉은뼝대라 했다. 붉은 벼랑이 마치 중국의 적벽과 같아 소적벽이라 부른다.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가수 제2경 절벽위의 노송정이 그림 같았다. 두 그루는 중국 전설의 태산 오송정과 같다고 그런 이름을 붙였나보다. 그 다음 나타나는 것이 제3경 느티나무다. 700년 전 강릉 유씨가 심은 나무인데 높이 35m, 둘레 7m의 노거수로 품새가 지극히 아름다웠다.


이 마을의 당산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5경은 계봉으로 1,208m의 고산이며 정선방언으로 달구봉이라 부른다. 봉우리는 깎아지른 절벽(뼝대)으로 둘러싸여 있어 산세가 예사롭지 않았다. 제 7경 금오곡은 대왕쥐가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와 금오곡에 묘를 쓰면 집안에 장사가 나온다는 전설이 있으며 연중 작은 폭포수가 떨어지는 골짜기다. 멀리서나마 계속 전개되는 동강의 절경은 마치 커다란 자연의 박물관에 들어 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조금 가니 8경인 삼형제봉이 보인다. 전설에 의하면 옛날 삼형제가 살았는데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강 건너에 묘를 썼다. 이후 큰 총수가 나서 묘가 떠내려갈 위기에 처하자 강을 건너지 못하고 하염없이 울다 굳어져 바위가 됐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해는 서산에 기울고 날은 저무는데 우리는 이 자연의 박물관의 마지막 나리소에 도착했다. 동강이 남하하다 급하게 서쪽으로 굽이 흐르는 곳, 용의 전설이 있는 나리소에 오르니 멀리 백운산이 아련했다. 넋을 잃고 바라보는 우리는 이 자연의 유희에 혼이나가 나 자신을 잊고 자연과 하나가 되어 녹아들어 가고 있었다.


70㎞의 오늘의 장정이 끝나가고 있는 순간, 동강의 절경의 모습은 박명 속에 스러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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