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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사람은 지동차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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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 (41)

신문을 읽다 어느 선생님께서 쓰신 글 속에 “사람은 공산품이 아니다”란 문구를 보았다. 그때 필자 역시 항상 공감하고 자주 쓰는 말이어서 매우 반가웠다. 다양한 환자들의 질문에 답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 사람은 자동차가 아니란 생각이 든다.

 

환자들은 “정확하게 언제 치료가 끝나나요?” “완벽하게 되나요?” 등 자동차공장에 차 수리를 맡기듯, 전자제품을 수리하듯 대화를 진행한다. 아마도 그렇게 생각하기 쉬울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사람을 치료하면서 어찌 자동차 수리하듯 되겠는가? 그럼에도 수많은 변수가 있음을 환자들은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진료하는 의료인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경우도 있다.

 

언젠가 초등학생 교정치료 환자가 치료도 성실하게 받고 치료진행도 계획대로 잘 진행되어 치료기간이 예상기간보다 4개월 정도 빨리 마무리된 적이 있었다.

 

필자가 기쁜 마음에 어머니에게 치료가 잘 마무리 됐다고 이야기하자 어머니의 반응은 의외였다. “아니 왜 치료기간이 짧아진 거죠?” 그 한마디 말에 필자는 충격을 받았다. 너무도 많은 의미를 내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첫째로 “치료기간이 단축된 것은 대충 치료한 것이 아니냐?”

 

둘째로 “치료기간이 원래 짧은 건데 치료비용을 바가지 씌우려 길게 잡은 것이 아니냐?” 셋째로 “치료기간도 제대로 못 잡는 돌팔이 아니냐?”라는 의심이 마음속에 깔렸을 수 있었다. 치료가 빨리 진행되어 기쁜 것은 필자만의 생각이었고 환자들의 생각은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그 이후부터는 치료기간을 묻는 환자를 접하면 “사람은 지동차가 아닙니다”라고 답하고 예측한 치료기간이 짧아지거나 길어질 것 같으면 미리미리 사람에 따라서 얼마든지 치료기간이 변할 수 있다고 주지시킨다.

 

이와 같은 환자들의 의심은 과거에도 있었다. 옛날 중국 당나라 시절에 송청이란 한의사가 전설적인 최고의 거부가 된 일화가 있다. 그때 누군가 그에게 최고의 치료비법을 묻자 구불약(九不藥)이라 답하며 환자가 갖는 9가지를 없애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불신(不信):상대방이 나에게 갖는 불신을 없애준다.

 

불안(不安):나뿐만 아니라 타인의 불안도 함께 없애준다. 불앙(不怏):원망을 품거나 복수하려는 마음을 없애준다. 불구(不勾):비뚤어진 생각을 없애준다. 불치(不値):물건 값을 속인다는 생각을 없애준다.

 

불의(不倚):나에 대한 거리감을 없애준다. 불충(不衷):성의가 없다는 생각을 없애준다. 불경(不敬):공손하지 않다는 불쾌감을 없애준다. 불규(不規):규칙을 어길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없애준다. 이 같은 9가지를 없애기 위하여 구불약이 필요하고 그것이 웃음이라고 한 일화가 있다.

 

이는 필자에게 많은 생각을 가져다주었다. 모름지기 환자란 과거나 현재나 똑같다는 것이다. 물론 요즘 환자들이 조금 더 까다롭기는 하겠지만 과거에도 마찬가지였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해결 방법이 미소였다는 것 또한 달라진 것이 없다.


창밖에는 개나리, 벚꽃, 목련이 화려하고 예쁘게 피어 있다. 봄의 햇살과 봄날의 화창함과 이런 봄꽃들과의 어울림은 가슴을 설레게 한다. 예전에는 목련, 개나리, 벚꽃의 순서대로 피던 봄꽃들이 이젠 기후 변화로 인하여 함께 피고 함께 진다. 기후 온난화라는 인간의 잘못으로 바뀐 현상인 게다.

 

그리고 이 봄꽃에는 아픔이 있다. 서둘러 피다 보니 향기를 낼 힘이 없고 지탱할 힘이 부족하여 일찍 진다. 꽃의 생명인 아름다움과 향기 중에서 안타깝게도 향기를 포기한 것이다. 따라서 이후에 천천히 피는 라일락의 그 진한 향기와 대조를 이룬다. 서두름이 비록 화려할 수는 있으나 그 깊이가 얕을 수 있음이다.

 

눈앞의 현금이 좋아 보일 수 있으나 향기를 남기지도 못하고 벚꽃처럼 빨리 져버릴 수도 있으리라. 당장에 급하게 환자를 상대함이 후회를 남길 수도 있다. 여유로움이 더욱 돋보이고 그리워진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만개할 라일락 향기를 맡을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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