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3 (토)

  • 흐림동두천 0.1℃
  • 흐림강릉 5.9℃
  • 비 또는 눈서울 1.7℃
  • 대전 2.6℃
  • 대구 6.5℃
  • 울산 7.6℃
  • 광주 4.3℃
  • 흐림부산 10.9℃
  • 흐림고창 3.2℃
  • 제주 10.4℃
  • 흐림강화 0.4℃
  • 흐림보은 1.0℃
  • 흐림금산 3.3℃
  • 흐림강진군 5.7℃
  • 흐림경주시 7.0℃
  • 흐림거제 10.8℃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치과신문 논단] 탁상행정과 각자도생

URL복사

송윤헌 논설위원

2022년 3월 14일부터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결과를 PCR 검사와 동일하게 인정한다는 것은 COVID-19의 진단과 관리에 대한 권한을 동네 병의원에 준다는 의미다. 대한민국의 어디든 만날 수 있는 동네의원을 활용해야 할 정도로 확진자수가 증가했다는 나쁜 상황이라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와 환자의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은 팬데믹 상황에서 활용해야 하는 좋은 방안이다.

 

그런데 시행 첫날부터 현장은 곳곳에서 아수라장이 되었다. 동네의원에서 시행한 검사결과도 확진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은 수주 전부터 나왔지만 그 결정은 단 며칠만에 이뤄지고 현장에는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았다. 세부지침은 하루 전날 확정되었고, 신고시스템은 EMR과 연동도 되지 않았다. 의료인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정부의 지침이나 공문을 통해서가 아니라 방송을 통해 알게 됐다는 의사들 사이에서의 우스갯소리가 꼭 틀린 말은 아니었다.

 

더구나 검사와 진료, 처방을 하는 것이 주업무인 동네의원에서 신고까지 해야 하는 행정업무가 부여되었다. 보건소에서 공무원이 하던 업무를 일선 개원가에서 하게 된 셈이다. 질병청 ‘코로나19 정보 관리시스템’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접속은 느려지고, 감염병 신고시스템은 환자 이름, 주민등록번호, 증상, 주소와 직업까지 입력해야 하는데 시스템에서 도로명주소 검색이 원활하지 않아 시간은 더 지체되었다.

 

우리는 분명히 경험을 했고 그 경험에 비추어서 준비를 했어야 한다. 마스크 때도 마스크는 충분하다고 문제가 없다고 했고, 자가검사키트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경우만 PCR검사를 시행한다고 했을 때도 키트 숫자는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현장에서는 부족하다고 아우성이었다.

 

책상에서 계산해보니 재고가 많은데 현장에서 부족한 것은 누군가 사재기나 장난을 해서 그렇다고 설명을 하고 그런 경우 엄벌에 처한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준비부족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지금은 종합감기약과 진해거담제 등 약이 없어서 환자들이 처방전을 가지고 약을 찾아다니는 고생을 하고 있다. 환자들 사이에서는 진단을 받아도 집에서 나오지 못하고, 병원에도 못가니 코로나 상비약이라고 하는 리스트를 참고해서 약을 구입해서 잘 버텨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동네의원도 어떤 명확한 지침이나 가이드를 받지 못하니 각자 알아서 대비책을 만들어야 한다. 갑작스런 상황변화에 대해서 이해를 못하는 국민들과 의료진은 없다. 1~2주정도가 지나면 어느 정도 해결이 되지만 진정 의료계가 원하는 것은 의료계가 관리할 수 있는 상황을 국가가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건당국은 면피성 정책만 내놓고 잘못되면 처벌하겠다고 엄포만 놓고 있다. 상황이 통제가 안 되는 수준까지 올라가니 의료계 보고 해결하라는 태도다. 코로나 초반부터 지금까지 의료진들을 갈아 넣어서 방어하고 있는 것이 지금도 하나도 변한 게 없다.

 

보건당국은 탁상행정만 하고 있고, 환자들도 알아서 각자도생 해야 한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해결방법을 찾아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의료진들의 모습이 서글프기 그지없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재테크

더보기

2025년 국내증시 코스피 분석 | 금리사이클 후반부에서의 전략적 자산배분

2025년 12월 10일, 국내 증시는 다시 한 번 중대한 분기점 앞에 서 있다. 코스피는 11월 24일 저점 이후 단기간에 가파른 반등을 보이며 시장 참여자의 관심을 끌었지만, 이러한 상승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지 확신하기는 어렵다. 자산배분 관점에서는 현재 우리가 금리사이클의 어느 국면에 위치해 있는지, 그리고 그 사이클 속에서 향후 코스피 지수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를 거시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기적 자산배분 전략은 단기적인 매매 타이밍보다 금리의 위치와 방향을 중심으로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은 금리 사이클의 각 국면에서 어떤 자산이 유리해지고 불리해지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2025년 말 현재 시장은 금리 인하 사이클의 B~C 구간 극후반부에 진입해 있으며, 이 시기는 위험자산이 마지막 랠리를 펼치는 시점으로 해석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자산시장이 활황을 누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곧 이어지는 경제위기 C 국면은 경기 침체와 시장 조정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단계다. 따라서 지금의 상승 흐름은 ‘새로운 랠리의 시작’이라기보다 ‘사이클 후반부의 마지막 불꽃’이라는 인식이 더욱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