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신문_최학주 기자 news@sda.or.kr] 지난 2월과 3월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박태근·이하 치협) 산하 시·군·구분회 및 지부 총회가 마무리됐다. 오는 23일 치협 제주 총회가 3개월간 대장정의 마무리를 장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올해도 전국 지부에서 상정한 70여개 이상의 안건이 치협 대의원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임원 임면권 회장부여·1+1·결선 폐지’
전남·경북·대전, 정관개정안 상정
최근 몇 년간 치협 회장단 선거 과정 및 결과를 놓고 줄소송이 이어졌던 현실을 반영이나 하듯 올해 4·23 치협 제주 총회에 선거 관련 정관개정안은 집행부와 지부에서 다수 상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지부와 경북지부에서는 선출직 부회장 3인을 1인으로 줄이자는 1+1 안을 상정한다. 전남지부는 선출직 부회장 3인 제도가 동문 선거의 수단으로 전락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경북지부는 부회장 업무 성격이 회장 보좌 및 유사 시 업무대행 등 회장의 업무 지휘 하에 존재하기 때문에 직선제로 3인을 선출할 필요성이 부족하지만, 회장 단독 입후보 시 후보 난립의 대안책으로 1+1 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전남지부는 불분명한 임원의 면직 권한을 명확히 하자는 취지의 임원 임면권 신설 정관개정안을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대전지부에서는 회장단 선거 시 절차의 번거로움, 선거비용의 낭비, 후보간 무리한 합종연횡 등을 이유로 결선투표 폐지의 건을 상정키도 했다.
전국 지부 70여개 의안, 치협 총회로
올해도 보수교육-면허신고 개선 요구
이번 치협 총회에는 선거 관련 정관개정안을 제외하더라도 집행부와 전국 지부에서 70개가 넘는 일반 의안을 상정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군·구분회 및 지부마다 미가입 치과의사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어김없이 미가입 치과의사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다수의 안건이 상정됐다. 지난해 치협 총회에 여러 지부가 치협 보수교육 및 면허신고 관리 개선을 촉구하는 안을 상정해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됐었지만, 이후 협회장 사퇴, 보궐선거 등 어수선한 치과계 분위기 속에서 뚜렷한 후속조치가 없었다.
이에 올해도 대구·경기·충북·강원·부산지부 등에서 지부를 통한 면허신고 체계 수립과 지부보수교육 4점 이수 의무화 안을, 서울지부는 치협 미가입 회원에 대한 면허신고-보수교육 보이콧 및 복지부 이관, 중앙회 입회 의무 및 자율징계권 명시를 담은 의료법 개정 등을 요구하는 안건을 상정한 상태다.
전북지부에서도 회비 장기미납 회원 및 비회원이 늘어나는 추세로 이들에 대한 규제가 없을 경우 성실한 회원에 대한 역차별이 되는 만큼 규제방안을 마련해달라는 안을 상정했다.
임플란트 보험 확대 시 수가 사수 요구
올해 대선을 앞두고 치과계를 뜨겁게 달궜던 임플란트 보험 확대에 대한 안건도 이번 총회에서 화두가 될 전망이다. 대선 공약에 포함시켰던 이재명 후보의 낙선으로 다소 퇴색한 감은 있지만, 치협 박태근 회장이 윤석열 당선인 인수위의 주요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한 만큼 관심을 모은다.
경남지부는 수가 조정을 최소화한 임플란트 개수 확대를, 인천·서울·경기지부는 확대 시 보험 수가를 절대 사수해야 한다는 안을 상정했다. 이와 조금 다르게 대구·경남·인천·전북지부에서는 임플란트 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하자는 안을 올린 상태다.
회원 피부에 와닿는 정책은 언제쯤?
치과종사인력 수급 문제는 올해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치협 집행부에서 구인구직사이트 개편 등 새로운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당장 일손이 부족한 치과 개원가의 갈증은 여전하다. 신규 간호조무사들의 치과 유입 확대, 유휴 인력 활용, 일반인의 치과 취업 유도 노력은 물론 통상적으로 행해지는 치과위생사 업무활동에 대한 합법화를 요구하거나, 치협 차원에서 구인구직사이트 업체와 협의해 구인광고비 인하를 협의하라는 요청 등 회원들의 피부에 와닿은 정책을 개발하고 시행해 달라는 목소리가 울산·서울·경기지부에서 다양하게 표출됐다.
또한,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법정 의무교육의 간소화(서울·전북·경기·부산지부) 및 교육 플랫폼 구축(서울지부), 법정 필수교육 가이드라인 제시(경북지부)를 촉구하는 지부들도 많았다. 이 외에도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치과 감염관리 수가 신설을 촉구(대구·강원·충북·공직지부)하거나, 코로나19 보상절차 및 대상 선정 개선(경기지부)을 요구하기도 했다.
경남과 경기지부는 고통 분담 차원에서 치협 회비를 인하하라는 안을, 서울지부는 코로나 지원금을 협회에 요청하는 안을 총회에 상정했다.
의료광고와 관련한 안건도 눈길을 끈다. 경남과 대구지부는 의료광고 심의 기간을 단축하거나, 불법 광고 질의에 대한 회신을 앞당겨줄 것을 촉구했으며, 의료광고 사전 심의대상 확대(대구지부), 의료광고심의위원회 권역별 소위 운영(충북·경기지부), 불법 의료광고 규제 강화(인천지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총회에서 대의원들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지난해 치협 총회에서 5개 지부에서 동시 상정해 기존의 치협 창립연도였던 ‘1921년’ 폐기를 이끌었던 치협 창립연도 재정립 건은 올해 총회에 ‘1925년’과 ‘1945년’ 두 가지 안으로 압축됐다.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치협 총회, 올해도 70여 개가 넘는 안건이 상정됐다.
시·군·구분회, 지부 총회를 거쳐 치협 총회까지 회원들의 절절한 목소리로 다듬어진 안건의 상당수는 시간에 쫓겨 별다른 논의 없이 ‘촉구’ 또는 ‘위임’으로 넘어가기 일쑤다. 올해만큼은 소모적인 총회가 아닌 일선 회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발전적인 논의의 장이 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