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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선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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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진 논설위원 / 대전광역시치과의사회장

선한 의도로 시작한 일이라도 재난적 결과를 낳는 상황이 왕왕 나타나곤 하는데, 특히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일을 벌이기 시작하면 그 결과는 주변 사람들에게 엄청난 민폐가 되기 쉽다. 하물며 일국의 국정을 맡은 지도자라면 그 결과는 전 국민에게 무간지옥 같은 재앙으로 쏟아지게 마련이다.

 

前정부는 지난 2017년 8월 성모병원에서 대통령이 비급여 진료의 급여화를 확대하는 보장성 강화 정책인 일명 ‘문재인 케어’를 공표했다. 이는 ‘상급병실의 사용료와 특진비 제도 폐지’, ‘보험급여가 제한되던 CT, MRI, 초음파 촬영의 단계적 보험급여 적용’ 등이 골자였는데, 이는 보여주기식 정치에만 몰두하던 지난 정부의 인기 영합 정책의 끝판왕인 셈이었다.

 

역대 보수 정권이 보장률이 60%에 불과해 국민의 원성을 사곤 했던 국민건강 보험의 보장성 강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는 일종의 숨바꼭질 놀음과도 같아 몇몇 종목을 보험화하면 민간 의료 공급자 측에서는 ‘도수치료’와 같은 새로운 비급여 항목을 개발(?)해 정부의 보장성 강화 노력을 수포로 만들곤 했다.

 

문재인 케어 실시로 병의원의 CT, MRI, 초음파 촬영 장비도입이 본격화했고1), 촬영 건수도 급증해2) MRI는 2017년 140만 건에서 2020년 354만 건으로 2.5배, 초음파의 경우 같은 기간 529만 건에서 1,631만 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을 위협하고, 실손 보험사는 130%가 넘는 손해율을 보여 가파른 보험료 인상을 예고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단순 두통 환자의 MRI 촬영 건수가 이전과 비교해 10배가량 늘어났지만, 뇌 MRI는 1.02배 늘어난 데 그쳐 해당 정책이 중증질환의 보장보다는 공급자와 진료를 받는 사람의 도덕적 해이로 건강보험 재정 낭비를 촉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가로 꼽히는 CT·MRI·PET 진료비는 지난 2015년 약 1조7,000억원에서 2019년 약 2조9,000억원으로 67%나 급증했다. 환자들도 고초를 겪긴 매한가지였다. 낮에 밀려드는 외래환자 촬영을 위해 수술을 앞둔 입원환자는 심야나 새벽이 돼서야 MRI 촬영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촬영 후 24시간 이내에 판독을 완료해야 하므로 일부에선 판독을 외주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치과의사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잘못된 정책의 재난적 결과는 우리 치과의사에게도 발등의 등불이 됐다. 전 국민의 피폭선량 급증으로 평생 1~2회 정도면 충분하던 진단용 방사선 안전 관리자 교육을 앞으로는 2년에 한 번 받게 되며, 미이수 시 적게는 50만원에서 100만원에 달하는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질병관리청의 친절한(?) 공문을 받는 상황이 됐다.

 

국정 운영에 필요한 기본 지식, 균형 감각이나 정책 시행 시의 부작용 확인을 위한 철저한 사전 모의실험은 전혀 없이, 건강보험 관계자나 실무진의 조언을 철저히 무시하고 밀어붙인 선한 의도라는 이념으로 중무장한 선무당의 굿에 녹아나는 것은 결국 선량한 국민 모두인 셈이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그러한 예다.

 

 


1. 초음파장비는 2016년 2만7,161대에서 2020년 3만5,660대로 증가, 이하 데일리팜, 이정환 기자 2021-08-19

2. MRI는 2017년 140만 건에서 2020년 354만 건으로 2.5배, 초음파의 경우 같은 기간 529만 건에서 1,631만 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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