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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사람은 누구나 부조종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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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호 편집인

‘사람은 누구나 부조종사가 필요하다’는 2010년에 개봉한 ‘인 디 에어’ 대사 중 하나다. 월터 컨의 소설 ‘Up in the Air’를 원작으로 한 영화인데, 여러 영화제에서 각색상을 받은 영화다. 인생이 마음먹은 대로, 생각이 바뀌었을 때 앞에 놓인 인생의 방향이 좋은 쪽으로 바뀌었다면 좋으련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게 영화의 포인트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해고 전문가라는 직업을 이 영화로 난생 처음 알게 되었다. 회사가 직원을 해고하는데 다른 이의 손까지 거쳐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경영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치과 원장들도 피치 못하게 해고 통보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나 여러 날을 고민하는 경우도 허다해 새삼 힘든 자리임을 느낀다.

 

해고 전문가인 주인공은 회사에서 직원을 해고할 때 감정적인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전문가로서 대신 처리하는 일을 한다. 해고당하는 직원의 다양한 반응을 그저 묵묵히 받아주며, 그들의 앞날에 펼쳐질 새로운 기회를 말하곤 한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이 회사에 있지 않다는 듯 말이다. 갑작스럽게 해고를 당하는 상대방의 심리를 이해하며 그들에게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제안하기도 한다.

 

경영자인 원장도 직원들과 여러 가지 이유로 좋았던 인연을 더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직원들이 치과를 떠나며 말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치과 일이 아닌 다른 일을 해보고 싶어요” 또는 “다른 자격증을 따고 다른 공부를 해보고 싶어요” 등 개인적인 이유이지만, 원장도 병·의원을 그만두겠다는 직원의 새로운 기회에 관한 이야기를 귀 기울여 주고, 언제든지 다시 치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이야기 해주는 것이 어떨까 한다.

 

영화에서 온라인 화상 해고 시스템을 개발한 신입 직원 나탈리는 일에 있어서 냉철하고 이성적인 여성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남자친구를 따라 낯선 곳에서 직장을 구하게 된 것이었고, 그와 결혼까지 꿈꾸던 나탈리는 남자친구에게서 이별 통보를 받고 사랑을 잃음과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마저 무너진다. 우리 주변에서도 직원들이 그만둔다고 문자 하나 보내고 갑자기 출근을 안 한다는 이야기를 흔하게 듣게 된다.

 

원장과 직원의 관계는 연인 같으면서, 조종사와 부조종사의 관계와 비슷하다. 소중하게 생각했던 직원이 문자로 그만두겠다고 통보를 하면,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이별 통보를 문자로 받은 것과 다를 바 없지 않을까.

 

기장은 비행을 책임지고, 항공기의 모든 승무원을 지휘 감독할 권한을 가진 사람이라고 항공법에 정의된다. 2016년 영화 ‘셜리:허드슨강의 기적’에서 새와 충돌해 허드슨강에 비상 착륙했던 US Airway 1549편의 기장이 관제사가 인근 공항으로 돌아오라는 권고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엄중하다는 판단에 강으로 불시착을 결정했던 것에서 볼 수 있다. 원장도 병·의원에 관련된 모든 점을 책임지고 결정해야 하는 사람이다.

 

혼자서는 비행이나 이착륙하기 힘들 듯이, 직원이 없이는 진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병·의원 운영에도 힘든 점이 많다. 조종사도 부조종사의 소중함을 잘 인지하고 같이하는 동반자로서 존중하는 나름의 노력이 필요하고, 원장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누구나 부조종사가 필요하다’는 너무 뻔해 보이는 미래가 두려워 결혼을 망설이는 매제를 결혼식에 돌아오게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대사다. 소중한 추억이나 중요한 순간에 혼자였던 적이 있었느냐며 설득한다. 인생이 그러하듯이 병·의원의 운영도 원장 혼자가 아닌 모든 구성원과 함께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5월 30일 국회 재투표에서 부결된 간호법도 이런 시각으로 볼 수 있다. 자세한 논의는 차치하더라도 간호법 목적에 ‘지역사회’가 포함되어 있어 향후 간호사가 의사의 지도, 감독을 벗어나 진료보조를 넘어 ‘지역사회’에서 단독으로 무면허 의료행위가 가능해지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게 입장 차의 핵심이다.

 

누구나 부조종사가 필요하지만, 부조종사가 조종을 직접 하려 한다면, 아무 문제 없이 운영되고 있던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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