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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내가 나로서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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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호 편집인

세기의 미남으로 불리며 ‘태양은 가득히’로 유명한 프랑스 배우 알랭 드롱이 얼마 전 아들에게 안락사를 부탁했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아내 나탈리는 췌장암으로 고생했고 안락사를 요구했으나 이를 불허하는 프랑스 정부 때문에 죽는 날까지 투병했다. 자유로운 사상의 나라 프랑스에서도 안락사는 금지한다.

 

알랭 드롱은 1999년 스위스 시민권을 취득해 안락사를 결정할 수 있었다. 의사가 진정제 투여 등 적극적인 방법으로 환자의 죽음을 앞당기는 것이 적극적 안락사며, 이미 죽음에 가까워진 환자의 연명 치료를 본인 혹은 가족의 동의하에 중단하는 것은 소극적 안락사다.

 

우리나라에서 가능한 존엄사는 소극적 안락사에 가깝다. 의학적인 치료를 다 했음에도 죽음이 임박했을 때 의학적으로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중단함으로써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의사가 처방한 약물을 본인이 직접 투여한다는 점에서 조력 자살은 안락사와 구분된다. 알랭 드롱의 선택은 정확히 말하자면 조력 자살이다. 한국에서는 존엄사는 가능하지만 조력 자살은 법적 처벌 대상이다.

 

2009년 ‘김 할머니 사건’이 사회적인 화두에 오른 것을 계기로 2018년 ‘호스피스 완화 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시행하고 있다. 당시 자녀들은 식물인간 상태의 김 할머니에 대한 연명 치료 중단을 병원 측에 요구했지만, 병원에서 이를 거부하면서 소송으로 이어졌다. 대법원은 판결에서 김 할머니에 대한 존엄사를 허용했다. 환자 본인이 혼수상태 등으로 본인의 의사를 밝힐 수 없을 때 가족 등 다른 사람이 환자를 대신해 죽음을 결정하는 비자발적 안락사라고 할 수 있다.

 

2002년 네덜란드를 필두로 유럽에서는 조력 자살과 안락사를 모두 합법으로 인정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 앞서 알랭 드롱이 조력 자살 나라로 선택한 스위스는 조력 자살은 합법이지만 의사 등에 의한 적극적 안락사는 불법이다. 독일, 호주 등에서도 조력 자살만 허용하고 있다.

 

올해 번역된 ‘사랑을 담아’라는 책은 67세에 알츠하이머를 진단받고 6개월 뒤 스위스 취리히의 조력 자살 기관 ‘디그니타스’를 찾아 스스로 생을 마감한 남편의 마지막을 아내가 쓴 회고록이다. 자신의 조력 자살 과정을 책으로 써달라는 남편의 부탁으로, 아내는 남편의 선택을 지지하고 이 과정을 함께 하며 집필했다.

 

우리는 죽음에 이르는 노후의 삶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 보았을까? 특히 의식이 온전하지 않은 상황이 상당히 오랜 기간 계속될 때 대비책이 있을까?

 

좋은 죽음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기 위한 웰다잉 운동도 한때 붐이 일었고,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회복할 수 없는데도 고통만 키우며 무의미한 연명의료 대신 편안한 죽음을 맞을 수 있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의료인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같이 고민하고자 하는 시기는 바로 그 앞 단계인 사고나 뇌졸중, 치매 등으로 나의 의식이 온전하지 않을 때이다. 곧바로 세상을 떠나는 것도 아니고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이 시기가 적잖게 길어질 것이고, 중대한 결정을 많이 해야 할 때일 것이다.

 

고령화가 우리보다 빠른 일본 정부의 ‘인생 최종 단계의 의료 관리 결정 과정의 기준’에는 어디서 어떻게 돌봄을 받고 싶은지,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을 누가 대신하기를 원하는지 등에 대해 자세히 적게 되어 있다. 중증 치매일 때 생사를 결정할 내용도 담겨있다. 미국 제도에는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해 의료진에게 원하거나 원치 않는 의료 행위 등을 적시해 두는 사전 유언장 등의 제도가 일찌감치 발전해 있다.

 

이제는 우리도 의식이 온전할 때 죽음에 대한 의사결정을 해두고, 삶의 마지막까지 자신이 바라는 돌봄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같이 고민해야 하는 때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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