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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치과 마케팅을 싫어하는 한 꼰대의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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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형 논설위원

온 세상이 치과 마케팅이다. 처음에는 내 검색 이력 때문에 키워드 광고, 타겟팅 광고가 많이 떠서 그런가 싶었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다. 길거리에 지나가는 버스에도, 지하철에도 OO치과 광고가 붙어있고, 택시를 타면 라미네이트를 하라는 OO치과의 광고가 동영상으로 나온다. 온라인, 모바일에서의 광고를 차치하더라도 오프라인 세상에서 치과 광고가 많기도 하고, 못마땅해하는 내 눈에 밟혀서 더 기억에 남는 것도 있을 테다.

 

치과 매출을 올려주겠다고 찾아오는 마케팅 업체를 상정해봤을 때, 그들이 마케팅 바닥을 씹어먹는 업계 탑클래스 업체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당장 견적이 안 나오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치과의 사이즈와 그 치과가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을 상정해보면 애초에 삼성이나 현대차가 하는 마케팅을 진행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면 그 마케팅 업체에게서 받을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은 내 치과를 검토하고 내 치과에 맞춤형으로 나온 전략이 아니라, 장삼이사에게 적용되는 양산형의 전략이 될 수밖에 없다. 실패 확률이 적은 어느 치과에나 적용할 수 있는 전략. 그렇다. 괜히 덤핑이 마케팅 대세인 게 아니다.

 

마케팅 바닥을 상상해보자. 거기에서 1티어 급의 인재를 필요로 하고, 1티어 급의 인재가 가고 싶은 판이 있지 않을까. 치과는 어느 정도의 인재가 필요하고, 어느 정도의 인재가 유입되는 판인 걸까. 모르긴 몰라도 상위 티어는 아닐 게다. 이 정도 돈이 오가는 판에서 무슨 욕심으로 그런 걸 바라는 걸까. 그러니 대단한 마케팅이 나오지 못하고 새로운 전략이 나오지 못한다. 그리고 이토록 치과 마케팅이 활성화되더라도 그것이 유의미한 시장의 확대로 이어지지는 못한다.

 

시장의 확대라던가 신기술의 등장이라던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한 방을 기대하기보다는, 당장 매일 이뤄지는 일상의 진료에서 진료의 정상화, 수가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도 나는 우려가 된다. 하도 일상적으로 치과 마케팅에 노출돼서 우리의 감각은 과거에 비해 많이 무뎌져 있다. 강남의 덤핑치과 광고를 보면서 ‘저 정도는 아니고 적정선에서 광고를 하고 적정선에서 우리 치과를 타협하면 안 될까’라는 생각에 스스로가 많이 노출된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보셨는지. 오너 원장으로서의 고뇌가 깊어질수록, 우리 치과의사의 내면에 있는 ‘임상가’는 점점 움츠러들고, ‘세일즈맨’와 ‘마케터’로서의 내가 더 강해지게 된다. 당장의 매출에는 ‘세일즈맨’과 ‘마케터’의 내가 더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세일즈맨’과 ‘마케터’가 치과를 운영하게 되면 ‘임상가’는 점점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되게 된다. 그것은 과잉진료와 같은 치료의 타협이 될 수도 있겠고, 덤핑치료로 인한 임상가적 프라이드의 마모가 될 수도 있겠다. 그렇게 ‘마케터’와 ‘세일즈맨’이 되어야만 살아남는 것이 현재 우리네 치과판의 룰이라면, 이미 우리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잊어버렸고, 잊어버리도록 강제되는 것은 아닐까.

 

이 글은 스티브 잡스의 한 인터뷰에서 영감을 받아 많이 참조하며 썼는데, 그의 고찰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자리를 잡은 기업이 더 많이 팔기 위해 세일즈, 마케팅에 집중하게 되면 아이러니하게도 그 지위에 오르도록 만든 개발자들이 밀려난다. 그리고 그 기업은 좋은 제품을 만드는 방법을 잊어버렸기 때문에 결국 시장에서 밀려난다.

 

내가 혹은 네가 어쩌다 왜 치과의사가 되었느냐까지는 묻지 않기로 하자. 우리 치과의사에게 면허가 왜 주어졌는가를 생각해보면, 우리의 핵심은 ‘임상가’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케팅, 세일즈는 그 다음이다. 이건 무슨 숭고한 이유 때문이 아니다. 그저 그게 우리 업의 본질이니까. 우리가 치과의사지, 마케터나 세일즈맨은 아니잖아,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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