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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믿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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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석 논설위원

“信(믿을 신)”

 

‘믿다’라는 뜻의 이 한자는, 사람(人)이 자신의 말(言)을 지켜야 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즉, 약속을 지키며 자기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으로 사람과의 관계에서의 기본적인 도리를 말한다.

 

요즈음, 어떤 사람을 ‘믿는다, 신뢰한다’라는 말을 하기 힘들다. 이 험한 세상에서 누구를 믿고 따를 수 있을까. 그런데도 누군가를 떠올리며 “그래, 그 사람이라면”이라고 마음을 내어 줄 수 있다면 그는 진정 믿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가 가족, 친구, 지인이든 혹은 종교에서의 신(神)이든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은 참으로 고귀한 일일 것이다.

 

믿음이란 인간사에서 흔들리는 자신을 단단히 붙잡아 주는 기둥이자 방패막이다. 때로는 누군가를 향한 충성심의 발로이기도 하며, 나아가 어렵고 곤란한 상황을 처연히 감내할 힘의 원천이기도 하다.

 

이러한 개인 사이의 ‘관계적 믿음’이 확대되어 ‘사회적 믿음’으로 자리잡을 때 조직이나 국가가 운영되고 유지되는 것이다. 중앙분리대가 없는 도로를 운전할 때 반대편 차선의 차가 넘어오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 제복을 입은 공무원들이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므로 우리의 일상이 안전할 것이라는 확신은 무언의 약속이며 잠재적인 믿음에 기초해 있다.

 

그러나 이렇게 신뢰로 촘촘히 짜인 사회에서 굳게 믿고 의지하던 중심부가 무너진다면, 그리하여 신뢰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의심이 대신한다면 어떠할 것인가? 그 반향이 커져서 전체 공동체를 집어삼킨다면, 우리 사회는 이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신뢰의 상실이야말로 우리 사회 위기의 징조다. 그 원인은 사회의 지도자가 양치기 소년처럼 거짓을 반복하는 데 있다. 잘못을 변명으로 덮으려 하나 또 다른 거짓을 낳으니 걷잡을 수 없이 의혹이 커지고, 진솔한 사과와 반성이 없이 아랫사람들을 탓하며 허물을 뒤집어쓰게 하니 권위가 서지 않는다. 이렇듯 믿음을 주지 못하니 어떤 설명을 내놓아도 듣는 사람들이 수용하지 못한다. 우리는 이 시대에 보통 시민의 평균적인 판단력과 도덕성을 갖지 못하는 이들이 최고 권력의 자리에서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다는 사실을 몸소 겪고 있다.

 

신뢰의 상실은 경제 분야에서도 다르지 않다. 시장에서도 신뢰를 잃으면 금융당국의 어떠한 정책에도 경제는 내리막을 걷는다. 경제는 심리인데 마음을 얻지 못하니 경기가 살아날 턱이 없다. 다른 나라의 경제지표와 달리, 우리나라만 확연하게 꺾이는 모양새를 보인다. 이는 경제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보여왔던 안보와 외교가 미치는 영향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다시 개인적 믿음의 관점으로 돌아와 시중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누군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보태고자 한다. 긴 세월 동안 끈끈한 케미를 자랑했던 검찰의 상관과 부하도 이제는 서로를 겨누는 상대가 된 지금. 권력의 칼을 마음대로 휘두르고 호가호위하면서 나누었던 추억도, 정(情)도, 전부 가식이었던 것은 아닌지, 아니면 자신의 이익과 생존을 위해서는 버려도 되는 찰나의 순간이었던 것인지. 껍데기만 남은 인연이다. 인생이 덧없다.

 

믿을 수 있다는 것이 보석만큼 희귀해지고 있는 이때, ‘그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함석헌 선생의 글이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

 

“온 세상의 ‘예’보다는 ‘아니오’라고 가만히 머리 흔들어 진실로 충언해 주는 그 한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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