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2 (수)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치과신문 논단] 계엄사태, 의료의 이모저모

URL복사

박용호 논설위원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다. 잘 지내고 있다. 설 연휴 중 의료체계는 잘 작동됐냐, 나이 드신 분들이 불편을 겪지는 않으셨냐?” 윤석열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첫 접견으로 참모들을 만난 자리에서 했다는 말이다. 대통령다움이 묻어나고 기색이 의연했을 것이다. 순간 뭉클했다. 식사도 잘하고 잠도 오히려 용산보다 더 잘 잔다고 하는데, 평소 건강하고 강인한 체질이라 그렇지, 보통사람 같으면 쓰러져도 몇 번 쓰러졌을 것이다.

 

태극기부대 노년층을 의식한 정치적 언급이라고 믿고 싶지는 않다. 그런 마음을 진작에 의대 증원과 응급의료 마비 사태 때 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다가왔다.

 

참모들이 “지난 추석 때와 같이 별문제 없었다”는 식으로 답변한 모양인데 정말 그랬을까? 뉴스화되지 않아서 그렇지, 국민이 음지에서 고생한 별별 사례가 많았을 것이다. VIP들은 위급상황에서도 응급헬기를 띄워 최고의 진료를 받을 수 있으므로 국민의 고충을 실감하지 못한다. 의료서비스는 화장실 이용과 비슷하다. 아무리 급해도 일을 보고 나면 고마움을 잊기 쉽다. 그러니 의사들이 응급의료, 필수의료 개혁을 아무리 강조해도 강 건너 불구경이다. 관료들은 의사들의 합의된 의견이 없다는 핑계를 대지만, 결국 돈 문제로 포기한다. 포퓰리즘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건강보험료 국민부담을 늘려야 하니 자신이 없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그 후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 출석해 변론을 마친 뒤 구치소가 아닌 국군서울지구병원으로 이동해서 건강검진과 안과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이 진료받으며 새삼 의료의 중요성을 깨달았을까? 의료사태를 마무리 지어야 했다고 후회했을까?

 

지구병원은 대통령과 청와대 직원들, 고위관료, 군 장성, 장병 등을 전속 진료하고, 최고의 군의관들과 보안경비시설이 배치되어 있다.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 때 이곳에서 당시 군의관이자 병원장이던 김병수 준장이 사망을 확인했다. 작년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응급실 대란 때는 민간인에게도 응급실을 개방해서 8명을 진료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양측 하악골 골절로 수술을 받지 못해 5개 민간병원을 전전하던 20대 남성을 이곳 치과 군의관(구강악안면외과)이 성공적으로 수술했다. 이런 경우를 평상시도 많이 목격했다. 종합병원 응급실로 이송되더라도 치과의사(구강악안면외과)가 없어서 수술이 함흥차사다. 이런 사고를 막고자 치과의사가 포함된 외상전문병원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2주 전 예산 문제로 권역별 외상센터가 문 닫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일요일 고모부 문상차 울진을 다녀왔다.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 승객이 열 명이 못됐다. 중간에 20만 원어치 등유를 넣던데 기름값과 인건비로 타산이 맞나 의문이 생겼다. 내릴 때가 됐는데 한 할머니가 한참을 거동하지 못했다. “아이고, 힘들지요?”하며 기사가 도와줬는데, 서울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단다. 울진의료원 장례식장은 우리가 유일했다. 귀경 시 똑같은 버스 기사를 만났는데 손님이 네 사람이다. “이렇게 손님이 없는데 운영이 되냐?”고 했더니 정기노선이라 빈 차라도 꼭 가야 한단다. 월요일에는 5시간 걸리는 서울 소재 병원으로 진료받으러 가는 노인들이 많다고 했다. 엄연히 정형외과도 있는 울진의료원이 제 역할을 못하는 실상을 목격했다.

 

지난 구정연휴 때 보건소에서 치과도 비상진료를 하면 수가도 올려주고 특별지원금도 주겠다고 연락이 왔었다. 한마디로 탁상공론이다. 원하는 치과의사도 없고 막상 해봐도 환자가 없다. 환자가 넘어져서 턱과 앞니가 부러지고 입술이 찢어져 출혈이 심하면 우선 응급실만 생각하지, 그 난리에 어느 치과가 문 열고 진료하는지 몰라 당황한다. 대학병원, 종합병원 치과 전공의들에게 확실한 혜택을 줘야 할 것이다.

 

괜히 ‘처단’ 이란 철 지난 시대망상적 용어로 전공의를 겁주지 말고, 주 80시간 노동시간은 줄이고, 의료소송 리스크를 없애줘야 한다. 황당한 의사 증원을 고집하지 말고 그 돈을 필수, 응급, 외상의료 일자리와 시설에 쓰기 바란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우울과 불안의 관계
우울과 불안은 현대인 심리적 고통의 양대 산맥으로 불린다. 물론 개개인으로 접근하면 성격에 따라 나타나는 형태와 민감도의 차이는 있으나 양상은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과거에 대한 집착은 우울을 만들고,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이 불안을 만들어낸다고 알고 있다. 우울과 불안과의 관계에서 불안은 늘 우울을 유도하기 때문에 우울 속에 불안이 포함되는 관계다. 진화심리학에서는 우울과 불안을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긍정적인 시각으로 파악한다. 인류가 탄생하고 좀 더 많이 우울하고 불안한 자들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런 성향이 결국 DNA 속에 내재되었다. 인체가 감염되면 염증유전자가 발현되며 면역체계가 활성화되고 이에 따라 기분저하 유발 시스템이 가동된다. 우울모드로 진입되면 외부 활동을 중지하고 에너지 비축으로 회복에 집중하는 효과가 있다. 우울한 모습은 다른 사회 구성원들에게 구조 신호를 보내고 도움을 받는 데 유리했다. 개인적으로는 문제 해결을 위한 사고의 집중력을 높이고 위험 회피나 환경 적응에 도움이 되어 생존가능성을 높였다. 불안은 사회적 민감성을 높여서 집단 내에서 갈등을 줄이고 협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또 신경계를 활성화하여 집

재테크

더보기

이스라엘-이란 분쟁 속 2025년 6월 원달러 환율 시황과 전망

2025년 6월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기습적으로 공습하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이 빠르게 반응하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 또한 민감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가와 달러인덱스의 움직임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가 됐으며, 환율의 향후 방향성에 따른 자산배분 전략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이 칼럼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흐름을 글로벌 금리 사이클과 프랙탈 분석을 바탕으로 전망하고, 투자자들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다뤄보려 한다. 2025년 6월 18일 현재 글로벌 경제는 금리 인하 사이클의 B~C 구간 후반부를 지나고 있다. 본격적인 경제위기 국면(C)의 진입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환율시장 역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필자의 지난 분석에 따르면, 경제위기 국면(C)의 시작은 2025년 4분기(10월 전후)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 시기가 다가올수록 환율의 상승 압력도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과거의 금리 사이클과 환율 움직임을 분석해보면, 환율은 대개 경제위기가 본격화되기 직전에 급등하면서 이전 고점을 돌파하는 패턴을 반복적으로 나타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지난 두 달간 꾸준한 하락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