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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의 필요성(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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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태석 논설위원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치과계의 어두운 현실을 직시하고 현안에 대한 대처를 해나가면서 다른 한편으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고자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을 우선 과제로 삼아 추진하고 있다. 몇몇 지자체의 적극적인 호응 아래 정치권과 행정부를 이해시키려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대선과 주무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융합연구를 위해 기초과학 연구원들을  통폐합하고 있는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대전에서 개최된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을 위한 미래 치의학 발전전략 포럼’에서 나온 질문에서 행정부나 국회를 설득하기 전에 회원들에게 먼저 이해를 구할 필요성을 느껴 몇 자 적고자 한다.

 

“우리는 어렵게 치과대학에 입학했고 치과의사는 임상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직업이라고 알고 왔는데 연구원 설립이 우리의 미래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치과대학생의 다소 엉뚱한 질문이 있었다. 물론 치과계 현실을 모르는 그로서는 당연한 질문이었고 개원의들에게도 해당될 수 있는 질문이었기에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예에서 답을 찾아보기로 한다.  

 

한의사협회는 한국한의학연구원을 1994년에 설립한 이후에 매년 400억원이 넘는 국비를 지원받으며 한방정책과 한의학 원천기술의 개발, 한의학의 세계화 및 표준화를 위해 200명이 넘는 연구원들이 땀을 쏟고 있다. 연구원장은 차관급인데다 복지부에는 국장급의 한방정책관이 있어 이들의 관리와 지원이 용이하다. 복지부에 우리를 전담할 과장급 담당자조차 없는 우리의 현실과 비교하면 부럽기만 하다. 노인틀니 보험사업에 연간 수천억원을 투자하겠다면서도 전문적인 연구 없이 정책이 우선 시행되는 현실을 보면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을 더 이상 지체할 수는 없다는 점을 깨달을 것이다.

 

올림픽에서 금메달 몇 개를 땄다고 스포츠의 기본인 육상에서 본선에도 오르지 못한 대한민국을 스포츠 강국이라고 말할 수 없듯이 임상적으로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고는 하나 기초치의학의 균형 발전이 없다면 진정한 치의학 선진국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미래의 치과산업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고 치과의사들도 여기에 많이 진출할 필요가 있다.

 

설사 보따리 장사로 시작해 정부의 도움 없이 어느 특정 분야에서 일류 기업으로 올라섰더라도 원천기술 없이 베끼기 식으로 얻은 지위는 ‘사상누각’이다. 좋은 예가 삼성과 애플의 싸움이 아닐까? 치과계 스스로 발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제 치과계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 정부가 나서서 도와줄 시점이 됐고, 그 역할을 치의학연구원이 수행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 질문은 “대학교수들이 정부 측에 비굴할 만큼 노력해서 연구 프로젝트를 따고 있는데 연구원이 생기면 그 알량한 연구마저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어느 교수의 질문이었다. 이 또한 열악한 환경에서 연구하는 교수들의 입장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질문이라고 이해된다.

 

교과부에서 기초연구원을 설립하는 요건 중에는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되나 대학이나 사설연구원으로써는 힘에 부치는 장비, 시설 등의 재정적 도움이 필요할 때에만 국가가 나서 설립을 해준다는 기본원칙이 있다. 이는 곧 치의학 발전에 꼭 필요하나 대학에서 할 수 없었던 연구를 국립연구원과 협력하면 보다 깊이 있게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국립연구원은 큰 틀에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정책을 제시하고 연구 과제를 수행하는 최고위 연구 기관이다. 그래서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으로 연구 목적 이외에도 치과의 외연을 넓이고 치과의사의 위상을 한 단계 상승시키는 덤을 얻을 수 있다. 

 

다행인 것은 최근 치의학회에서 국립치의학연구원 개설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결의했고, 구강생물학회를 위시한 학회들이 연구소 설립을 위한 이론적 배경을 논리적으로 정리한 보고서를 작성해 주기로 하는 등 치과계 전반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일을 추진하고 있는 미래비전위원장으로서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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