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 24일은 대한치주과학회가 국민에게 올바른 의료정보를 전달하고, 치주병에 대한 인식과 홍보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제정한 ‘잇몸의 날’이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께서도 아마 “잇몸의 날?, 그런 날이 있었나?” 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또한, 6월 9일 ‘치아의 날’이 있는데, 굳이 치과계에 다른 날이 필요할까하는 우려를 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2011년 건강보험통계연보의 질병 소분류별 다빈도 외래 진료를 참조하면 치아우식증은 6위에 치수 및 치근단 주위 질환은 7위에 있지만, 치은염 및 치주질환은 2위에 올라있다. 1위가 급성상기도염인 것을 고려하면, 우리 국민이 감기 다음으로 가장 많이 앓는 질환은 치주병인 것이다.
‘치주병’이라고 홍보병명을 따로 지은 이유는 잇몸병과 치은염, 치주질환이 점막질환과 혼란을 초래하고 어렵고 길어 국민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처음 홍보를 시작하기 위해 기초작업을 준비한 것은 2007년 부터였다. 연중 내내 홍보와 관계된 보도자료를 만들고 배포하고 지면에 올린 기사를 스크랩하고 하는 일을 반복적으로 병렬식으로 하다 보니, 효과 있는 홍보가 되질 않았다. 그리하여 소위 ‘날’이 필요했고, 놀랍게도 우리나라에 질병과 관계된 날이 무수히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3월 24일 또한 ‘세계 결핵의 날’이기도 하다. 굳이 3월 24일을 잇몸의 날로 제정한 이유는 치은연하에서 정상적인 세균총이 치주병원인 세균총으로 바뀌는 기간이 3개월이라 ‘3개월마다 2(잇)몸을 4랑하자’는 뜻이다. 하루 3번, 칫솔질로 2(잇)몸을 4랑하자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치주병은 치과의사라면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전신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치주병의 원인 세균은 혈관을 통해 옮겨 다니며 혈관의 죽상변화를 일으켜 동맥경화를 유발하고, 혈당조절을 방해하여 2010년에는 국제당뇨병연맹에서 치주병을 당뇨의 6번째 합병증이라 선언하고, 당뇨병 환자들에게 정기적으로 치과진료를 받을 것을 권유하였다. 그밖에 간질환과 췌장질환 폐질환과 임산부의 조기저체중아 출산 등 우리 몸의 거의 모든 부분의 질병과 관계가 있다는 논문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리하여, 첫 번째 잇몸의 날에 만든 카피는 ‘치주병, 우리 몸을 위협한다’였다. 케이블 TV 방송국과 제휴하여 치과의사의 입맛에 맞는 다큐멘터리도 제작하였다. CD로 제작하여 학술대회 때마다 배포하였다. 작년에는 ‘즐거운 칫솔질’ 동영상을 만들었다. 일선 개원가에서 쉽게 동영상에 접근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버전으로 제작하여 유투브에 올렸다. 칫솔질 시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이들을 위해 칫솔질 도우미를 위한 동영상도 제작하였다. 2010년과 2012년에는 ‘생로병사의 비밀’이라는 의학정보 방송에서도 치주병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하였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에는 많은 의학관련 정보가 난립하고 있다. 인터넷만 열면 쏟아지는 것이 의료광고이고, 의료와 관련된 바람직하지 않은 마케팅이 올바른 의료정보를 왜곡하는 결과도 초래하고 있다. 상업적인 목적으로 행해지는 홍보광고에 정상적인 의료가 멍들고 있는 것이다.
진료실에서 스케일링을 권유하는 것도 어렵고, 환자에게 치주치료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우리는 안다. 따라서, 치주병에 대한 홍보는 우리가 국민의 구강건강을 증진하고, 나아가 국민건강을 증진하는 일임을 알고 있기에, 지속해서 이뤄져야만 한다. 치과계에 산적한 많은 현안과 전반적인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부탁한다. 다가오는 3월 24일. ‘잇몸의 날’에는 지금보다 많은 치과의사들이 진료실을 찾아오는 환자에게 오늘은 잇몸의 날이고 잇몸건강이 전신건강을 지키는 일이며, 그 시작은 치과정기검진과 스케일링에서 시작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