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31 (금)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산려소요(散慮逍遙)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40)

산려소요’는 천자문에 나오는 글귀이다. 장자에 나오는 이야기로 산려(散慮 : 쓸데없는 생각을 버리면)를 해야 ‘소요(逍遙 : 노닐며 걷는다)’할 수 있다는 의미로 천자문에 넣어진 것이지만 정작 그 의미를 아는 이가 많지 않다. 동두천에 가면 산 이름에도 소요산이 있다. 사색하면서 걷다보면 신선이 된다는 의미이다. 철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 학파를 소요학파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또한 천천히 산책하면서 토론하였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이같이 사용된 ‘소요(逍遙)’를 처음 말한 이는 중국철학의 양대산맥인 유가와 도가 중에 도가철학자인 장자(莊子)이다. 고전 장자의 처음 시작편이 소요유(逍遙遊)편이다. 소요를 하면 진정한 유(遊)를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장자가 말하는 유(遊)는 완벽한 자유이다. 어디에도 걸리지 않는 유유자적한 자유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을 의미하는 그런 절대적인 경지를 한마디로 정의한 것이 유(遊)이다. 그런 유를 위해서는 소요를 해야 한다. 정신인 자유를 누리는 작업이며, 이를 위해서 천자문에서는 산려(散慮)하여 쓸데없는 생각을 버리는 것부터 하라고 조언한다. 결국 소요유는 복잡다단하고 구속하고 속박하는 세속적인 가치에서 떠나 끝없이 광활한 내면세계와 드넓은 정신공간에서 정신의 해방을 통한 대자유의 삶을 얻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장자는 처음을 붕새 이야기로 시작하였다. 북극에 사는 물고기인 곤(鯤)은 그 크기가 몇 천리나 되는데 변화하여 새가 되면 붕(鵬)이 된다. 이 붕의 등은 몇 천리가 넘으며 한 번 날개를 펼치면 구만리를 날아 남극에 이른다. 장자는 붕(鵬)을 일체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노니는 정신세계의 상징물로 사용하였다. 장자를 해석한 책들을 보면 물고기 곤보다는 변한 뒤의 붕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그런데 필자는 곤에 관심이 간다. 몇 천리가 넘는지 알 수 없는 크기는 마치 인간의 욕심을 말하는 것 같다. 북극은 더없이 차디찬 현실사회를 의미한 듯하다. 그런 곤이 붕새로 바뀌어 하늘을 날고, 날개 짓 한 번에 북극에서 남극으로 오간다. 진정한 자유를 의미한다. 그런데 장자는 여기서 한마디 더 거든다. 새끼 비둘기와 1년도 못사는 매미가 떨어져 다치면 어쩌려고 쓸데없는 짓을 한다고 붕새를 비웃는다. 여기서 장자는 보통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는 것도 북극의 곤임을 암시한다.


지금 한국 세상의 모든 정보는 온통 메르스가 장악했다. 그럼 메르스 이전엔 편안했던가를 생각해보면, 그러하지 않다. 부모가 자식을 죽이고,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아마도 소돔과 고모라도 지금보다 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세상은 온통 더 이상 차가울 수 없는 북극의 상태이다. 장자는 중국 최대 혼란기인 춘추전국시대를 보면서 세상을 생명이 없는 북극으로 보았고 거기서 자유를 얻기 위하여 소요를 이야기하였다. 또한 천지만물의 근원을 도(道)라 하고 사람의 근원을 덕(德)이라 하였다. 그래서 삶의 근원적인 행동철학인 ‘도덕’이란 말이 나왔다. 이 시기에 공자는 혼란한 세상의 해결책으로 4덕(仁義禮智)을 이야기하고 그 중 최고의 덕목으로 인(仁, 어질 인)을 꼽았다.


우리 현실 사회가 2,000년 전의 춘추전국시대나 구약의 소돔과 고모라와 비교하여 전혀 뒤지지 않는 느낌이다. 간단하게 불과 30년 전과 비교하여도 지금의 상태는 너무 극단으로 흘러가고 있다. 사실 무서운 것은 전염병도 핵무기도 아니다. 정말 무서운 것은 인성이 무너진 사회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전염병에 두려워하고 있다. 메르스의 공포라고 이야기하면서 TV의 막장드라마의 공포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메르스보다 택배로 죽은 아이를 보내는 현실사회가 더 무서운 것이다. 전염병은 과거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너진 인성은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욕망은 채워지지 않는 갈증과 같이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북극같이 차가운 세상에서 모두 붕새가 되어 소요(逍遙)하기를 바란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2025년 10월, 반감기 사이클과 비트코인 자산배분의 전환점

2025년 10월, 비트코인은 다시 한 번 중대한 사이클의 갈림길에 서 있다. 2024년 4월 반감기 이후 약 1년 6개월이 흐르며, 시장에는 반감기 사이클에 따른 상승장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하락장 진입에 대한 경계심이 공존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ETF 자금 유입과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가격을 지지하고 있지만, 금리 사이클 측면에서는 이미 위험자산이 정점에 근접한 국면에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비트코인의 반감기 사이클과 연준의 금리 국면을 함께 살펴보며, 현재 시장의 위치를 진단하고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필요한 전략적 대응 방안을 모색해본다. 연준의 기준금리 흐름을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으로 단순화해보면, 현재는 금리 인하기의 후반부, 즉 B~C 구간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금리 인하는 일반적으로 경기 둔화와 물가 안정이 동반되는 시점에 시작되지만, 이번 사이클은 물가가 완전히 진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위기 국면이 도래하기 전까지 유동성 확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으며, 암호화폐 시장의 반등 역시 점차 피로감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제 더 이상 리테일 중심의 투기 자산이 아니다. ETF 승인과 기관 자금의 유입으로 주식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