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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단골주치의 동네치과가 무너지고 있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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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731)

본지 송윤헌 논설위원의 글을 읽다가 깜짝 놀랐다. 치과를 근린생활시설(근생) 1종이 아니면 못한다는 내용은 만우절도 아닌데 무슨 거짓말 같은 느낌을 받았다.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조사해보고 참담함을 느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한 탁상행정의 극치를 보았다. 건축법 시행령 제14조 제4항이 2019년 10월 22일에 개정되었고, 시행일은 2020년 1월 23일이었다. 의원급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이전할 때 ‘제1종 근린생활시설’에만 설치가 가능해졌다. 건축법에서 시설의 종류를 용도에 따라 29개 군으로 분류한다.

 

1. 단독주택(일반주택, 다가구주택), 2. 공동주택(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3. 제1종 근린생활시설(미용실, 치과의원, 약국, 부동산, 슈퍼), 4. 제2종 근린생활시설(음식점, 학원, 헬스장, 병원, 노래방), 5. 문화 및 집회시설(공연장, 극장, 영화관)… 14. 업무시설(사무실, 은행, 공공기관청사)… 29. 기타 법령에서 정한 시설(특수시설 등). 그중에 3번째인 제1종 근린생활시설(근생)에만 치과의원 개설이 가능하다. 사무실 건물인 업무시설엔 개설이 안 된다.

 

갑자기 이렇게 법을 바꾼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보았다. 이전에 업무시설에도 치과나 의원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1) 환자 방문·주차 등으로 인해 사무용 건물의 용도와 충돌 2) 건축물 용도 불일치로 건축법 위반 문제 발생 3) 화재안전, 피난시설 기준 등이 업무시설과 의료시설이 다름, 이런 이유로 인하여 국토교통부가 의원급 의료기관을 ‘생활편의시설’ 성격으로 한정하고, 업무시설에는 설치 불가하도록 규정했다. 예외조항으로 기존 개설치과에 대해서는 경과규정을 적용해 개정 이전(2020.1.23 이전)에 인·허가 받은 치과의원은 계속 운영 가능하고, 이후 개설·이전하려는 경우에는 반드시 제1종 근린생활시설로 이전해야 한다. 또 기존 업무시설 내 위치한 치과에서 리모델링·명의변경은 원칙상 허용은 되지만 용도변경 없이 신규 개설은 불가하게 했다.

 

연면적 500㎡ 이하는 근생 1종이고 그 이상이면 2종이다. 치과의원 개설 기준이 건물 면적이란다. 웃기는 말이다. 2종엔 음식점(일반·휴게), 학원, 헬스장, 노래연습장, PC방, 병원(종합병원·병원급), 예식장 등이 들어가게 되었으니 작은 의원급은 개설이 불가하다는 논리다. 역시 웃기는 논리다. 업무시설에는 업무를 보는 사무실이 있어야 하는데 진료하는 것은 건물 용도에 맞지 않아서 치과의원을 개설할 수 없다는 논리다. 역시 웃기는 일이다. 맥주 컵으로는 물을 마시면 안 된다는 논리다. 참으로 어이없는 한심한, 전형적인 탁상 논리다. 중국에서 치과 개설을 하려면 국가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을 웃긴다고 생각한 것이 불과 10년 전 이야기였는데 이제 우리나라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자율적으로 해결되는 것들을 무의미한 규제로 균형을 깨고 있다. 진료행위를 사회에서 마치 자동차 부품처럼 생각하는 모양이다. 치과의사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 치과의원을 개설하는데 건물의 연면적이 500㎡ 이상이면 안 된다는 것이 말이 되는 일인가.

 

건축법에서 근린생활시설은 주거지역 안에서 생활 편의를 위해 꼭 필요한 소규모·저소음 시설이라 되어있다. 치과환자는 주거지역에서만 발생한다는 논리다. 사무실에서는 아픈 환자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생각이거나 아프더라도 사무실은 일하는 용도이니 치료는 안 된다는 논리다. 음식은 꼭 식탁에서만 먹어야 한다는 논리와 같다. 어떻게 시행령이 시대에 역행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배가 산으로 가는 모양새다. 말도 안 되는 법이 정해졌다. 악법도 법이니 일단은 진행될 것이다. 그리고 그 문제점이 심각하게 드러나면 그때 다시 법을 고친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불편을 환자들이 고스란히 감수해야 한다. 혹은 치과의사와 의사들이 단합해 법을 바꿔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하지만 요즘 의사들의 사회적인 위치가 공감대를 얻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개선이 가장 시급한 업무와 관련성이 없는 형벌로 인한 면허취소도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요즘 여기저기서 상식을 넘는 일들이 심히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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