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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모두가 쉽지 않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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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727)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가 110만 명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4년 110만6,603명으로 2020년 83만2,483명에 비교해 약 33% 늘었다. 진료 건수도 약 639만4,820건에서 852만4,185건으로 33.3% 증가했다. 최근 5년간 우울증 환자 수는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2020년 83만2,483명, 2021년 91만5,910명, 2022년 100만1,046명, 2023년 104만3,732명, 2024년 110만6,603명으로 평균적으로 연 7.4%씩 증가했다. 성별·연령별 분석에서 여성 환자는 74만3,590명(67%), 남성 환자는 36만 3,013명(33%)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2배 더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 환자가 19만4,261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환자가 19만1,106명, 40대 환자가 16만8,066명, 60대 환자가 14만6,094명이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최근 5년간 10대 미만 환자의 증가세가 확연히 늘었다는 것이다.

 

2020년 991명에서 2024년 2,162명으로 118.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10대 83.5%, 30대 69.7%, 40대 52.4%, 20대 35.9%의 증가율을 보였다. 아동·청소년층과 젊은 세대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2024년 상반기 아동·청소년 우울증 진료를 받은 환자가 3만8,315명으로 5년 전보다 크게 늘었다. 6~17세 아동·청소년의 16.1%가 정신장애를 경험했고, 이중 우울증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청소년(12~17세)은 우울증 유병률이 소아(6~11세)보다 높게 나타났다. 남녀에서는 여학생의 비율이 남학생보다 더 높았다.

 

우울은 불안과 함께 현대인의 정신건강 문제의 양대 산맥이다. 우울은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며 누구나 걸릴 수 있다. 요즘과 같은 사회 환경 속에서는 이환되기 쉽고 심화되기도 쉽다. 아동에서 증가한 것은 최근 의대 열풍으로 4세·7세 고시 등 필요 이상의 조기 학습 환경이 과도해진 탓으로 보인다. 조기 학습으로 스트레스가 심리적인 수용 능력을 넘으면 흥미 상실과 자존감 저하 등으로 우울증이나 ADHD로 나타날 수 있다. 최근 이런 사회적인 환경이 아동들을 심리적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실정이다.

 

청소년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입시지옥에 시달리고, 혹은 학폭 등으로 피해자든 가해자든 모두 정상교육이 무너진 교육환경의 피해자다. 특히 청소년들은 아동기를 지나며 사회적 현실을 인지하기 시작하고, 경제적 불평등을 스스로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미래에 대한 불안과 우울을 느낀다. 게다가 입시 위주 1등 우선주의 교육환경은 1등을 못한 대다수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지 못하고 패배의식과 자존감 저하를 유발한다. 이런 환경 속에서 우울하기 쉽다. 정상적인 심신을 유지하는 것이 기특할 정도다.

 

20대는 무한 경쟁 속에서 취업하는 것이 어려운 환경이다. 뛰어난 능력으로 취업문을 뚫지 못하면 부모 능력이나 경제력에 따라 미래가 결정되고, 모든 것이 SNS에 노출되어 갖추지 못한 이들은 상대적 빈곤감과 자존감 저하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30·40대는 어려운 사회생활, 육아 등 가정문제, 가계부채 등으로 어렵다. 50대는 확연한 체력 저하와 은퇴에 따른 경제적 불안정이 불안요소로 대두된다. 70대는 노후자금이 준비되어있지 않다면 치명적이다. 80대는 치매 등 건강 문제로 요양시설에 갈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다. 이처럼 지금 한국 사회에 살고 있는 모든 세대가 편하지 않은 환경에 놓여있다. 이런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우울은 앞으로 더 증가할 수밖에 없다.

 

불안은 우울을 동반하기 때문에 불안적 요소가 제거돼야 우울이 감소하지만, 대표적인 불안요소인 경제적 불안정과 상대적 빈곤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쉽게 개선되기 어렵다. 특히 자극적으로 플렉스를 외치며 조장하는 매스미디어와 SNS에 경쟁적으로 노출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더욱 어렵다. 언론에서 연예인들이 부동산 투자로 수십억원을 벌었다는 쓰레기 기사를 쏟아내는 이상 자기중심을 잡지 않은 사람들은 휘둘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미 우리 사회는 모든 면에서 극단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중심을 잡고 사는 것이 쉽지 않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같이 쉽지 않은 환경에 산다는 것에 위로를 받는 아이러니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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