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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환자는 □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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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 (33)

어느 방송국 예능 프로그램에서 많이 사용하는 형식이다. 그러나 이것은 심리학에서 심리검사와 성격 검사에 많이 사용하고 있는 형식이기도 하다. 필자도 심리를 테마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치과의사를 상대로 한 강의였는데 그때 심리 테스트를 시행한 결과에서 같은 직업이면서도 다양한 답변에 적지 않게 놀란 적이 있었다.

 

같은 사건을 보는 시야가 너무도 다양하였다. 그중에 기억나는 문구가 ‘치과의사를 선택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와 ‘환자는 □이다’였다. 물론 다양한 답변이 있었다. 치과의사란 직업을 선택함에 있어서 긍정적인 편이 많았지만 부정적인 분들도 있었다. 어쩌면 지금 테스트한다면 그 때와 다른 답변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이중에 ‘환자는 □이다’라는 문구에 대한 답이 필자 자신도 끊임없이 변하는 것을 느낀다. 면허를 따고 처음 보건지소 발령받고 첫 환자를 볼 때는 호기심과 불안감이 교차하였다.

 

치료를 하면서도 방으로 들어와 책을 들여다보며 하고 있는 치료가 맞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하였다. 그때의 환자는 필자에게 스승이었다. 2년차가 되었을 때는 어떠한 두려움도 없고 자신감에 차있어서 못할 것이 없었다. 그때의 환자는 ‘진짜 환자’였다.

 

그러다 2년차 반 즈음에 하악 좌측 대구치를 신경치료한 환자가 다음날 손가락 한 개 정도만 벌려지는 개구장애를 호소하였고 그때 환자와 같이 온 고등학생 아들에게 멱살잡이를 당하였다.

 

환자가 적으로 돌변하는 상황에 당면했다. 결국 필자의 능력으로 해결할 수 없어서 보건소에 근무하던 선배님의 도움으로 대전을지병원으로 보내서 개선하였다. 그때 비로소 필자는 의사와 환자의 미묘한 관계와 의사로써 더 많은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고 수련을 하게 되었다.

 

그때의 인연으로 아직까지도 허원실 과장님과 가까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 그때 도와주셨던 보건소 선생님께도 한 번 더 감사한 마음을 지면으로 전해드린다. 구강외과를 수련할 때 들었던 의국선배의 “의사가 모르면 죄악이다”란 말이 지금도 가슴에 남아 있다.

 

그때 암 환자, 악관절 환자, 전신질환 환자 등 구강외과 환자는 버겁고 쉽지 않은 존재였다. 교정수련을 마치고 대학병원에서 만난 교정환자는 자기가 원하는 것이 해결되면 좋은 환자였다. 그 후 개원하면서는 항상 긴장감을 늦출 수 없어서 ‘적과의 동침’이란 생각이 다년간 지배적이었다.

 

그리고 이제 나이 50이 되어 보니 “환자는  난초 와 같다”란 생각이 든다. 얼마 전에 열반하신 법정스님의 무소유란 책에 보면 난초에 대한 당신의 각별한 사랑도 소유욕이 아닐까라는 글에서 난초 기르기의 어려움이 묘사되어 있다. 난초는 한난조습이 적절히 맞아야만 자신의 자태를 내는 식물이다.

 

조금 추워도 물이 너무 많아도 바로 시들어 버린다. 유곡가인(幽谷佳人)이라 하여 청초한 미인과 같이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요구하는 식물이다.

 

환자들도 의사에게 최고의 기술을 요구하고 거기에 자상하고 친절하고 시설 또한 최고급이길 바란다. 그래야 만족이란 꽃을 피운다. 결국 요즘 필자가 느끼는 것이 ‘진료란 결국 난초를 키우는 듯한 마음이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힘들긴 해도 치료가 잘 마무리 되었을 때 술자에게 위로와 위안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스스로에게 뿌듯함을 느끼게도 한다.

 

물론 모두가 필자의 마음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 봉사심이 투철한 어떤 선생님은 친자식이나 가족처럼 생각할 것이고 좀 더 경제적인 것을 중시하는 분들은 수입원으로 생각할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는 치료하는 의사 본인의 마음 속에 있을 것이다.

 

스스로 좋은 의사라 생각하는 분도 있고, 스스로 의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다. 법적으로 면허증을 취득하면 의사이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노력하며 또한 동료들로 부터도 인정과 사랑 받을 수 있는 의사가 진정한 의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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