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2 (토)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손정필 교수의 심리상담 17

URL복사

거울

사춘기가 되어 이성에게 관심을 가지는 시기가 되면 유독 거울을 많이 들여다 보게 된다. 비단 이성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좀 더 멋진 모습 혹은 예쁜 모습을 연출하기 위하여 빈번하게 거울과 마주한다. 사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의 얼굴보다 남들의 얼굴을 훨씬 많이 본다. 즉 자신의 표정이나 눈빛과 같은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노출시키고 살아간다. 그러다 보니 자신을 꾸미고 가꾸기 위한 필수조건 중에 하나가 바로 거울이다.

 

거울은 인간이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확인하고 싶은 욕구와 자신을 좀 더 멋진 사람으로 보여주기 위하여 만들어졌을 거라고 짐작된다. 그래서 영어로 ‘mirror’라는 거울의 단어는 그 유래가 ‘mirare’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되었고 그 뜻은 ‘보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아마도 자신을 보려고 하는 마음이 거울이라는 뜻에 내포되어 있는 것 같다.

 

만약 거울이 없다면 다른 사람의 모습만 보게 되고 자신이 어떤 모습인지 더 나아가서는 자신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살아갈지도 모른다. 거울이라는 것은 자신의 외모만 가꾸는 것이 아니라 거울 속에 비춰진 모습을 통하여 자신의 현재 상태까지도 확인하게 된다. 자신의 기분이 우울한 상태에서의 모습, 기쁘고 설레는 상태에서의 표정, 혹은 병약한 상태에서의 외모까지도 거울을 통하여 확인한다. 어떤 경우에는 그러한 현재 상태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을 넘어서 자신이 원하는 상태의 모습을 연출하려고 하는 노력을 거울을 통하여 하는 때가 있다. 배우나 가수들은 자신이 연출하고자 하는 모습을 거울을 통하여 부단히 연습한다고 한다.

 

또한 골프를 배우는 효과적인 방법 중에 하나도 바로 거울을 통한 자신의 모습을 분석하고 훈련하는 것이다. 이처럼 거울이란 자신의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것과 나아가서는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만들어가는데 필요하고 중요한 기능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을 담는 거울은 우리의 외모만을 보여줄 뿐 우리 존재에 대한 내면의 모습은 보여주지 못한다. 외모만큼이나 우리 존재에 대한 확인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 ‘어떤 가치관과 신념을 가진 존재인지?’, 그리고 ‘살아가는 목적은 무엇인지?’ 등과 같은 존재의 확인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이러한 존재의 확인이 없으면 우리는 외부자극에 대한 감정에 휘둘려 행동하게 된다. 운전 중에 자신을 추월한 차에 순간 화가 나서 살인행위와 같은 보복운전을 하는 경우, 진료 중에 의사의 태도가 못마땅하다고 다음날 술에 취해 병원에서 난동을 부리는 사람, 자신이 낳은 자식의 울음소리가 자는데 방해되고 거슬린다고 학대하는 경우, 이처럼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태들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의 존재에 대한 확인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존재에 대한 거울은 무엇일까? 그것을 심리학에서는 반영적 자기대상(mirroring self-object)이라고 한다. 이것은 주로 유아시절에 주변의 의미 있는 사람, 즉 엄마와의 관계를 통하여 자신을 확인하고 인정받으려는 욕구이다. 이처럼 어린 시절 엄마로부터 인정을 받고 자신의 존재를 확인한 경우에는 건강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되지만 의미 있는 사람으로부터 긍정적 인정을 박탈당한 경우에는 내적 자신감과 능력감을 발달시키는데 장애를 겪게 되고 충동행동과 같은 이상행동이 나타난다. 비록 어린 시절에 엄마하고의 관계 속에서 반영적 자기대상관계를 형성하지 않았더라도 성장하면서 가까운 사람에게서 인정받고 이해 받으면 건강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과 따스한 인정이 그들의 내적 모습을 확인하고 성장시키는 거울역할을 한다. 그래서 사회가 건강해 지기 위해서는 사람이라는 존재를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가정에서 사회에서 절실히 필요하다. 하지만 어떤 부모들은 자신의 이기적이고 감정적인 마음에서 자녀를 인정하려고 하다 보니 일관성 있는 사랑을 주지 못한다.

 

또한 학교에서도 교사가 학생에게 친구와 친구 사이에서도 인정과 이해보다는 질투와 시기 그리고 경쟁으로 대하게 된다. 직장에서는 오직 생존이라는 경쟁의 틀에서 지내게 된다. 현재 우리 사회전반에 팽배해진 이상행동이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처럼 느껴져서 안타깝다. 자신을 성장시키는데 필요한 주변의 거울들이 모두 깨어진 것 같다.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마음의 거울이 되어줄 사람이 우리 사회에서는 필요하다. 계절이 다시 시작하는 봄날 서로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이해해주는 거울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글_ 손정필 교수(평택대학교 교수 / 한국서비스문화학 회장 / 관계심리연구소 대표)
jpshon@gmail.com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나는 반딧불’의 위로가 지닌 의미
얼마 전 진료실 라디오에서 잔잔한 노래 하나가 들렸다. 얼핏 처음 가사가 들렸을 때 스스로 빛나는 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반딧불이라고 들렸다. 그래서 슬프다는 내용인 줄 알았는데 그 다음 가사가 알고 보니 자신은 개똥벌레였다고 하는 내용이었다. 빛나는 별이 아닌 줄 알았고 반딧불인 줄 알았는데 결국에는 그것도 아닌 개똥벌레였다면 엽기적이고 가학적이고 심한 우울한 가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많은 대중들이 위로를 받는다고 하여 노래를 찾아보았다. 가사는 살다가 어느 날인가 스스로 하늘에 빛나는 별이 아닌 땅에 기어 다니는 개똥벌레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개똥벌레도 스스로 조그만 가치의 빛을 낸다면 누군가에겐 비록 작더라도 소중한 빛을 내는 반딧불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내용이었다. 이 노래는 지난해 말부터 우울했던 대중들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다. 잔잔한 음률에 남성 가수의 담담하고 고즈넉한 목소리 톤으로 부른 ‘나는 반딧불’이다. 잔잔한 음률에 젖어서 찬찬히 가사 내용을 음미해보면 2·30대들의 아픔이 느껴진다.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하늘에서

재테크

더보기

2025년 7월, 처음 시작하는 투자자를 위한 자산배분 전략

2025년 7월 3일,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새로운 투자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4월 이후 역대급의 V자 반등이 나타나면서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투자자들의 관심 역시 크게 높아졌다. 특히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하거나 자산배분을 고민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앞으로의 시장 방향성에 대한 기대와 불확실성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시점이다. 자산배분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투자 전략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위험자산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자산배분을 어떻게 시작할지 더욱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칼럼에서는 2025년 7월의 금리 사이클과 현재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처음 자산배분 투자를 시작하는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자산배분 투자를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포트폴리오의 목표 비중을 설정하는 일이다. 이는 금리 사이클의 흐름을 이해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필자는 과거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 사이 비중을 축소하고, 이후 2020년 4월부터 하반기까지 다시 비중을 확대해 코로나19 위기 상황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