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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해안 기행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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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인 원장의 사람 사는 이야기

의항해수욕장 3거리에서 10%의 포장지방도로를 오르니 오른쪽에 망산 고개로 오르는 비포장 임도가 나타났다. 이 망산 산길을 따라 오르면, 백리포, 천리포까지 갈 수 있다. 산악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포장도로 보다 비포장 산길을 선호하는 이유는 자연그대로의 경치를 만끽할 뿐만 아니라 덜컹거리는 산길이 재미있어서다. 또, 포장도로가 접할 수 없는 절경을 접할 수 있고 아무도 없는, 적막감이 흐르는 산속에서 나와 자연이 함께 호흡하고 경쟁사회에서 찌든 우리네 인생을 이 산길에서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멈춘 듯한 산새 우는 산길에서, 파도가 희게 부서지는 해안 언덕에서 도시 생활의 숨 가쁘게 달려가던 인생을 잠시 멈추고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 거기서 행복을 느끼고 조급함에서 느림의 세계에 빠져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것이다. 망산고개! 소원길 해변이 모두 그렇듯 산과 바다를 함께 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로 여느 여행지와 다른 독특한 절경을 품고 있다.


산 너머 해안 너머 산길 해안절벽 발 닿는 곳 마다 절경이다. 처음 5%정도의 경사를 보여주던 망산 고개 길 임도는 각을 바꿔가며 우리에게 라이딩의 기쁨을 주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은 울창한 해송사이로 우리에게 땀까지 식혀준다. 임도 중간부터 가끔 보이는 바다가 모습을 감추었다 보여주며 우리를 애타게 했다. 산길 돌아 다시 산길, 숲속의 테르펜 향은 우리의 가슴을 뻥 뚫어주는데 바스락 소리를 내며 두 바퀴는 쉬지 않고 굴러간다.


만리포 북쪽 3㎞지점에 천리포해수욕장이 있고, 산속 우거진 푸른 숲길을 지나면 백사장이 나오는데 백리포(방주골)해수욕장이다. 우리는 지금 일리포 즉, 구름포 해수욕장에서 십리포, 일명 의항해수욕장을 거쳐, 망산 숲길 임도를 지나 백리포(방주골), 천리포, 만리포로 북에서 남으로 자전거 라이딩을 하는 것이다. 아마 십리포나 일리포는 단어에서 오는 소규모라는 느낌 탓에 해수욕장 표현 같아 십리포를 의항해수욕장, 일리포를 구름포 해수욕장이라 고쳐 부르는 모양이다.


갑자기 길이 갈라지며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은 천리포, 오른쪽은 백리포(방주골)해수욕장이다. 오른쪽 내리막길을 따라 급경사 숲길을 내려가니 조그만 해수욕장이 나타난다. 해안길이가 200m도 채 안 되는 미니 해수욕장, 백리포(방주골)해수욕장이다. 접근성이 어려워서 아는 사람만 오는 해수욕장이었다. 펜션은 수리를 하는지 비어있고, 가족단위로 여행 온 몇 무리가 캠핑을 하고 있었다.


백사장이 을씨년스러우나, 해안의 경관은 그야말로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영화에 나올법한 호젓하고 조용한 해변! 파도소리 들리는 이 해변도 언젠가는 알려져 유명세를 탈 것 같았다. 백리포 해수욕장을 둘러보고 다시 천리포를 향해 출발했다. 천리포를 가기 위해서는 망산 고개를 다시 올라야한다. 내려왔으니 반드시 올라야한다. 망산고개 오르는 임도는 20%에 가까운 그야말로 자전거 앞바퀴가 들릴 정도로 가파르다.


우리는 안전을 위해 끌바(자전거를 끌고 감)로 30m의 험한 언덕을 올라, 15%경사지점에서 업힐을 시도하였다. 온몸에서 열이 나고 심폐에 엄청난 부담이 엄습한다. 눈에서는 열기가, 입은 벌어지고, 심장은 방망이질을 한다. 50~60m의 언덕을 죽을힘을 다해 오르니, 정상에 백리포 전망대가 있었다. 우리는 전망대 계단에 주저앉았다. 잠시 숨을 고르고, 올라선 전망대!


지금까지 고생한 보람이 곧 나타났다. 절벽아래쪽에 우리가 들렸던 백리포 해수욕장이 아스라이 보이고 해안절벽에 부딪치는 파도가 꽉 막힌 가슴속을 시원하게 씻어주고 있었다. 한동안 전망대에서의 절경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었다. 곧 다운힐 라이딩을 시작하였다. 15%의 급경사 다운힐! 균형감각과 순발력을 요한다. 항상 20m전방을 보며 다음 라이딩에 순간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순식간에 임도를 내려오니 아까 우리가 달렸던 망산 임도와 만났다. 여기서 천리포쪽으로 가는 내리막은 신나는 라이딩이었다. 시원한 숲속을 달려 천리포 포구 쪽으로 내달린다. 태안해안은 포구와 해수욕장이 함께 있는 것이 특이하다. 천리포항에는 많은 고깃배들이 정박해있고 들고나는 배들이 분주하다. 우리는 포구를 한 바퀴 돌아 천리포 해수욕장 쪽으로 향했다. 천리포 해수욕장은 백리포보다 훨씬 크고 긴 해안을 갖고 있었다. 해수욕장은 아직 해수욕하기 이른 때 인지라 사람들은 없고 쓸쓸하고 조용한 해안이었다. 우리는 천리포를 떠나 만리포로 향했다. 가는 길에 천리포수목원을 둘러보려 하였지만 시간상 생략하고 만리포로 향했다.


만리포해수욕장이 상징하고 있는 만리포 사랑 노래비가 우리를 맞는다. 다른 해수욕장과 달리 많이 알려져서 그런지 많은 여행객들이 가득하다. 변산, 대천과 함께 서해안 3대 해수욕장이다. 끝없는 4㎞의 백사장, 해변 폭이 250m다.


만리포해변을 끝으로 소원 길은 끝난다. 우리는 벌써 70㎞를 달리고 있다. 곧게 뻗은 포장도로가 아니라, 산길, 해변길을 들락날락 하다 보니 70㎞밖에 달리지 않았는데 6시가 넘어간다. 우리는 오늘의 여정을 모항항에서 끝내고 숙박을 위해 안흥항으로 가기로 하였다. 만리포해변 바로 옆에 소원면 모항리에 위치한 모항항은 1991년 해양수산부가 관리청인 국가어항으로 지정되었다. 모항항은 어업근거지 일뿐만 아니라 기상악화에 의한 피난항으로도 역할을 한다고 한다. 모항항은 해산물의 집산지이며, 수협이 운영되고 있다. 여름 보양식으로 불리고 바다 인삼인 해삼축제와 수산물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수많은 고깃배가 가득하고, 횟집이 즐비하다.


모항항의 노을은 또 한 가지 백미에 속한다. 또한 항구 옆, 해안갯바위에는 우럭, 광어 등 낚시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시간에 쫓기어 파도리까지 가는 파도 길은 생략하고, 숙박을 위해 자전거를 밴에 싣고 신진도 안흥항으로 이동한다. 태안에서 가장 서해로 뻗은 신진도, 안흥항 가는 길에 태안 비치골프장이 그림같이 아름답고, 안흥항 근처 뒷산에는 안흥성의 실루엣이 보인다.


우리는 신진대교를 건너 신 안흥항으로 향했다. 우리가 건넌 신진대교 아래가 그 유명한 안흥량이다. 조선시대 세곡선이 서해를 통해 한강으로 들어오는데 서해의 4대 난행량이 있다. 안흥량은 강화의 손돌목, 진도의 명량, 장산곶의 인당수와 함께 서해 4대 난행량이다. 신진대교에서 내려다보이는 안흥량은 역시 거센 물결이 흐르고 있었다. 노을지는 안흥항 우리는 숙소를 구한 뒤 신진도 간장게장으로 유명한 안흥 수산시장에서 갑오징어, 간장게장, 우럭매운탕으로 허기를 달랬다.


잔을 들어 오늘의 여정을 자축하였다. 민박집은 펜션에 가까웠다. 피곤이 엄습한다. 뒷산에선 이름 모를 새가 밤새가 울어대는데, 나는 내일 안면도를 향한 꿈을 꾸며 잠에 빠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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