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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필 교수의 NLP 심리상담 -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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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가르침

형형색색으로 물들고 있는 단풍을 보면 그 아름다움의 절정에 감탄을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도로의 막힘에 대한 수고를 감내하더라도 그 단풍의 아름다움을 좀 더 가까이서 보고 느끼고자 산으로 나선다.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라는 어느 시인의 단풍에 대한 비유처럼 단풍은 그 동안 지내온 시간의 끝자락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는 순간 그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춥고 긴 겨울을 그리고 그 겨울을 이어서 달려온 봄과 여름, 그 기간 동안의 모든 순간순간 사연들을 다 끌어안고 나무는 단풍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매 순간마다 사연이 있었겠지만 그 사연들을 내치지 않고 다 끌어 안았기에 계절의 끝자락인 결실의 계절 가을에 비로소 하나하나의 사연인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표현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단풍이란 날씨의 변화로 인하여 식물의 잎이 변하는 현상이다. 즉, 각 계절의 변화를 경험하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견디지 않으면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단풍은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네 인생도 비슷한 것 같다. 주변의 모든 것들은 항상 변화한다. 어제와 똑같은 오늘은 있을 수 없고 오늘과 다른 내일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인생을 무상(無常)이라고 한다. 항상 같은 것은 있을 수도 존재할 수도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어떤 경우에는 현재의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길 바란다. 그래서 지금의 상황과 조금만 다른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싫어하거나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변화를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모든 것을 같은 것으로 인식하며 살아가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실상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 세상 모든 것은 항상 변한다. 중요한 것은 변화를 잘 적응하고 나아가서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어 간다면 인생이 보다 풍요로워지고 성숙되어가지만 변화에 저항하거나 혹은 적응하지 못하면 성장과 성숙은 멈춰버린다. 우리가 살아가는 순간은 매번 처음이다. 이러한 처음의 순간이 기대되고 설레기도 하지만 두렵고 불안할 때도 있다. 설레일 때에는 앞으로 내딛는 발걸음이 경쾌하고 내딛는 발걸음이 자신 있지만 두렵고 불안할 때에는 주저하게 된다. 현재의 상태가 설레일 때에는 앞으로 전개될 일들을 희망으로 그리지만 두렵고 무서울 때에는 캄캄한 어두움으로 다가온다. 사람에게는 미래가 두렵고 불안할 때에는 지나온 길을 되돌아가려는 속성이 있다.

 

이러한 것을 심리학에서는 퇴행(Regression)이라고 한다. 퇴행이라는 것은 살아가는 과정에서 큰 위험이나 심한 갈등을 겪었을 때, 그 동안 이뤄놓은 심리적 성숙 발달을 일부러 상실하고, 마음의 상태가 과거의 낮은 발달단계로 후퇴하는 심리적 방어기제의 하나이다. 즉, 과거의 안정되었던 경험으로 돌아가서 현재의 고통과 미래의 불안을 해소하려고 하는 자기방어기제인 것이다. 과거를 되돌아 보는 것과 과거에 머무는 것은 다르다. 과거에 머물려는 마음은 더 이상 상처를 받지 않으려는 그래서 변화를 거부하는 미성숙한 태도이지만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은 과거를 통하여 현재의 상태를 이해하고  의미를 찾으려는 일종의 자기성찰이다. 과거는 변화시킬 수 없는 사실이지만 살아가야 할 미래를 배울 수 있는 유일한 스승이다. 그러므로 과거는 변화시킬 대상이 아니라 그 경험을 통하여 현재의 상황을 반추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것을 도와주는 멘토와 같은 역할을 하여야 한다.

 

변화시킬 가능성이 1%만 있더라도 우리는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변화시킬 가능성이 0%라면 그 도전은 무모한 도전이다. 과거는 변화시킬 가능성이 0%이다. 그러한 과거를 변화시키기 위하여 에너지를 쏟는 것은 무모한 행동이다. 과거의 경험은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성찰의 대상이다. 그러한 성찰의 단계를 통해서만 현재의 상태를 이해하고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우리는 현재의 상태를 이해하고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할 때 비로서 원하는 방향의 미래를 향하여 나아갈 수 있다. 현재의 상태를 이해하고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힘은 과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성찰할 때 가능한 일이다. 한치 앞도 모르는 것이 바로 인생이다.

 

알 수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이 스승의 가르침이다. 과거는 현재의 내가 존재하도록 만들어 준 유일한 스승이다. 하지만 그러한 스승은 내가 과거의 감정에 머물러 있을 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경험을 성찰하고 그것을 통하여 현재를 이해하고 의미를 부여할 때 나타난다. 알 수 없는 인생의 길을 살아가는데 든든한 스승이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우리는 누구나 훌륭한 스승을 곁에 두고 살아간다. 그래서 내일이라는 시간이 살아볼 만한 것 같다.

 

글_ 손정필 교수 (평택대학교 교수 / 한국서비스문화학 회장 / 관계심리연구소 대표)
jpsh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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