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미국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와 함께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상승했다. 단기간에 환율이 전고점(1,485)을 넘어서 1,500원을 장중 돌파하는 수준까지 올라오면서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어디까지 상승할 것인가’에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환율의 고공행진은 단순히 전쟁이라는 단일 지정학적 리스크뿐만 아니라 현재 환율이 놓인 구조적인 사이클 흐름에서 발생하는 상방 압력이 결합된 결과로 볼 수 있다.
2026년 3월 18일 현재 기준금리 사이클상 기준금리 정점(A) 이후 금리 인하 사이클이 진행 중인 구간에 해당한다.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으로 구분할 경우 B에서 C로 이행하는 후반부에 위치하며, 자산 간 상대적 유불리가 빠르게 전환되는 시기다. 과거 사례를 보면 이 구간에서는 위험자산의 상승 동력이 점차 약화되는 반면, 달러와 금과 같은 안전자산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지는 경향이 반복돼 왔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 추세 역시 이러한 달러의 추세적 강세에 기인한 것이다. 필자는 지면을 통해 2023년부터 원달러 환율의 추세적 상승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전망해왔다.
원달러 환율은 금리 인하 구간 동안 일정한 채널 구조를 형성하며 추세적으로 상승한다.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는 금리 저점(A)에서 형성된 상승 채널을 따라 고점과 저점을 점진적으로 높여가는 패턴이 나타나며, 중간 구간(첫 금리 인하, B)에서는 채널 상단을 일시적으로 이탈하거나 재진입하는 변동성을 동반한다. 이후 사이클의 종착점에 가까워질수록 상단 돌파 시도가 빈번해지고, 최종적으로는 경제위기 C 국면에서 과도한 상승, 즉 오버슈팅 구간이 출현한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COVID-19 위기에서 모두 나타났던 공통적인 흐름이다.
최근 환율의 흐름 역시 이러한 전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일정 구간(주봉 20 EMA)에서 지지를 확인한 이후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과거 고점 영역(1,485원 부근)을 재차 시험하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아직 금리 인하 사이클 상승 채널(보라색) 상단을 명확히 돌파했다고 보기는 이르며, 지정학적 변수와 정책 대응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채널 상단 부근인 1,485원을 중심으로 수렴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환율 상승을 단일 변수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 변동성 확대는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유동성 환경, 신용시장 불안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신용시장의 스트레스가 본격적으로 표면화될 경우, 달러 수요는 단순한 안전자산 선호를 넘어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확대되며 경제위기 C 국면에서의 급격한 환율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 사례를 보면 환율의 급등 국면 역시 단기간에 형성되기보다는 조정과 반등을 반복하는 과정 속에서 점진적으로 추세 구조가 완성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란 전쟁은 유가를 급등시켜 경기 침체를 유발하는 단기적인 촉매로 작용할 수 있지만, 곧바로 경제위기 국면으로 직결되기보다는 중간 단계에서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현재 구간에서도 즉각적인 위기 진입보다는 환율이 일정 기간 수렴 조정을 거친 후 재차 고점 돌파를 시도하는 흐름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자산배분 관점에서 보면 현재 국면은 대응 전략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시기다. 금리 사이클 후반부에서는 이미 상승한 위험자산의 이익을 점진적으로 실현하는 동시에, 향후 경제위기 전후 국면에서 유리해질 자산을 선별해 비중을 조정하는 과정이 요구된다. 특히 환율과 같은 매크로 지표는 단순한 가격 수준이 아니라, 사이클 내 위치와 다른 자산과의 상대적 흐름을 함께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달러 자산 역시 동일한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금리 인하 사이클 초입에서는 위험 회피 수단으로 기능하지만, 사이클 말기에는 미국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이 고점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적절한 현금 및 안전자산 비중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과거 여러 금리 사이클에서 확인되듯, 경제위기 국면 직전에는 달러가 급격한 상승을 보이며 피크를 형성한 이후, 연준이 긴급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와 같은 통화정책 수단을 사용할 경우 되돌림이 발생하는 흐름이 반복돼 왔다.
환율의 움직임은 단순한 외환 시장의 변동이 아니라 전체 자산 시장의 국면을 읽는 하나의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환율의 방향성도 중요하지만, 그 흐름이 형성되는 구조와 맥락을 함께 올바르게 해석하고 투자에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향후 시장은 금리 인하 사이클의 종착점에 가까워지면서 변동성이 점차 확대되는 구간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각 자산군은 서로 다른 속도로 반응하며 균형을 찾아갈 것이다. 현재 국면에서는 단기적인 가격 변동에 휘둘리기보다 금리 사이클 구조에 기반해 적합한 자산배분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결론적으로 현재 환율의 위치는 상승 사이클의 후반부에 해당하는 구간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상승 추세 속에서 향후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다만 경제위기의 한가운데에 진입하기 전까지는 일방적인 급등이 아니라 조정과 반등이 반복되는 과정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금리 사이클에 기반한 일관된 원칙을 따라 리밸런싱하는 전략이 시장 변동성을 견디는 핵심 수단이 될 것이다.
※ 본 칼럼에서 다룬 원달러 환율 분석은 패시브 자산배분 투자자의 전략적 참고용으로 작성됐으며, 실제 투자 시에는 시장을 충분히 분석하고 신중히 대응해야 합니다. 특히 이 분석을 레버리지 투자나 단기적인 트레이딩 매매의 기준으로 삼지 마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