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3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추모의 글] 우리는 그대를 영원히 가슴에 품으리다

URL복사

故 심경숙 前 서울시치과의사회 부회장님을 그리며

무더위와 장맛비로 힘든 주말을 보내고 지난 7월 10일 출근하니 전날 오후 심경숙 선생님이 심장마비로 사망하였다는 갑작스러운 비보가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도 황망한 소식에 가슴이 저려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고 지금도 잿빛 하늘에 내리는 비를 보면 필자의 마음에도 비가 내린다.

고인을 처음 만난 것은 2004년 필자가 서울여자치과의사회 회장을 맡게 되었을 때이다. 여자치과의사회의 어려운 실정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청하니 흔쾌히 참여하겠다던 따뜻한 음성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런 인연으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모여 한마음으로 사명감을 갖고 침체된 여자치과의사회를 위해 열정적으로 일하였다. 고인은 2008년까지 서울여자치과의사회 부회장으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대한여자치과의사회 부회장으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구로구치과의사회 회장으로, 2011년부터 3년간은 서울시치과의사회에서 첫 여성 부회장으로, 오랜 세월 치과계 이곳저곳에서 많은 봉사를 하였다.

진솔하고, 통이 크고 쾌활해서 늘 주변에 긍정의 에너지를 주었으며 대의를 위해서 용기 있게 행동하는 열정적인 리더십의 소유자이기도 하였다. 2008년 필자가 대한여자치과의사회 회장으로 일하던 시절 힘든 고비마다 넘어진 필자에게 “그대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다 잘 해낼 수 있어”라며 믿고 용기를 준 평범한 그 말이 필자를, 아니 또 누군가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었다.

고인은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어 적극적으로 실천에 옮기는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구로구치과의사회 회장으로 활동할 때 초등학교 구강검진을 전체 구회원이 할 수 있도록 구회에서 통계 및 행정을 지원하고, 회원으로부터 일정부문 수수료를 기탁받아 구회 재정에 도움이 되도록 체계화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Guro happy dentist’라는 회지를 처음으로 발간하였고, 최초로 여성부를 신설하여 여성회원 모임인 ‘삼월회’가 지금까지 활발하게 유지되고 있다. 또한, 구로건강지킴이봉사로 관내 외국인 노동자와 노인들을 위한 지원금을 전달하고 장애인 치과 진료에 참여하는 등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전국의 한센인 정착촌을 돌며 무료 치과진료를 해온 ‘한국구라봉사회’에서 오랫동안 봉사해왔다. 신앙심이 깊었던 고인은 진료실뿐 아니라 교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일을 찾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자비와 자선을 베풀어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했던 사람이었다.

회무를 열정적으로 하면서도 성별을 떠나 동료 후배들의 고민을 이해하고 명쾌하게 관점을 파악하여 용기를 주었다. 건강을 지켜야 한다면서 바쁜 와중에도 신토불이 음식까지 챙겨주는 등 주변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남달랐다. 무엇보다도 어떤 나쁜 상황에서도 원망의 마음보다는 사랑의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기에 우리 모두에게 고인의 빈 자리는 더욱 크게 남아있다.

그러나 그렇게 씩씩하고 명랑해 보이는 고인이지만 마음이 매우 여리고 눈물이 많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사람들을 좋아하고 쉽게 믿었던 성격 탓에 크고 작은 송사에 휘말려 최근까지 여러 고통을 겪고 있었던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런데도 우리들을 만나면 늘 “잘 될 거야”라며 특유의 긍정 미소를 지어 보였기에 그동안 혼자서 감당하기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먹먹하다.

누구나 겪듯이 지독한 인생의 여러 아픔 속에서도 고인은 여성으로서도 매우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아름다운 외모뿐 아니라 멋을 아는, 사랑이 넘치는 멋쟁이였다. 두 아들을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하여 훌륭히 키워 결혼시켰으며, 며느리 산후조리까지 직접 해주고 심지어는 본인이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사게 되면 며느리들 몫까지 똑같이 사서 나누어주며 행복해하는 잔정이 많은 시어머니였다. 

장례 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서 행복하게 활짝 웃고 있는 고인의 사진들을 서둘러 저장하였다. “심경숙 선생님! 그 누구보다 멋있고 열정적으로 베푸는 삶을 살다간 우리 여성 치과의사들의 롤모델인 그대를 영원히 잊지 않으리다. 우리의 가슴속에 묻고 그대가 보고 싶을 때면 소중했던 추억들을 하나씩 꺼내보며 그대를 기억하리다.”

신앙인으로서 “하나님 안에서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라고 애써 슬픔을 추스르며, 이 세상에서 고단한 삶 속에서도 열정적으로 성실하게 베푸는 삶을 살다간 고인을 주님께서 그동안 수고 많았다고 눈물을 닦아주시고 품어주시리라 굳게 믿는다.

사랑하는 나의 벗이여! 우리도 그대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남은 인생 열심히 살아가려고 하네. 주님 곁에서 평화의 안식을 누리며 훗날 서로 반갑게 다시 만납시다!

심현구 前 대한치과의사협회 부회장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이상한 나라 Ⅲ
1940년 찰리 채플린은 영화 ‘위대한 독재자’의 마지막 연설문에서 “이성(상식)이 다스리는 사회”를 강렬하게 외쳤다. “…탐욕은 인간의 영혼을 중독시켰고, 세계를 증오의 장벽으로 가로막았으며, 우리를 불행과 죽음으로 이끌었습니다. 우리는 신속함을 얻었지만 스스로를 가둬 버리고 말았습니다. 풍요로움을 가져다준 기계는 우리를 욕심 속에 버려놓았습니다. 지식은 우리를 냉소적으로 만들었고, 영리함은 무정하고 불친절하게 만들었습니다. 생각은 많이 하지만 느끼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기계보다는 인간성이, 지식보다는 친절과 관용이 더욱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삶은 비참해질 것이며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입니다.…언젠가 증오는 지나가고 독재자들은 사라질 것이며, 그들이 인류로부터 빼앗아간 힘 또한 제자리를 찾을 것입니다. 인류가 목숨을 바쳐 싸우는 한 자유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이런 비정상적인 자들에게, 기계의 지성과 마음을 가진 기계 인간들에게 굴복하지 마십시오! 당신들은 기계가 아닙니다! 짐승도 아닙니다! 바로 사람입니다! 당신들의 마음속에는 인류에 대한 사랑이 숨 쉬고 있습니다!…이성이 다스리는 세계, 과학의 발전이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세계…”.

재테크

더보기

전고점 도전하는 미국 증시, 패시브 전략으로 대응하기

미국 증시가 급격한 반등세를 보이며 어느새 전고점에 근접했다. 2025년 5월 중순을 지나며 S&P500 지수는 주요 저항선을 잇달아 돌파하고 있고, 투자 심리도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승세가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 참여자의 불안감은 여전히 존재한다. 본 칼럼에서는 현재의 미국 증시 시황을 점검하고, 패시브 자산배분 투자자의 대응 전략에 대해 분석하고자 한다. 위험자산 미국 증시와 금리 사이클 최근 미국 증시의 상승은 기본적으로 글로벌 유동성의 확장 국면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과 맞물리면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다시 주목받았고, 이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 상 ‘첫 금리인하(B) → 경제위기(C)’ 구간에 나타나는 위험자산 상승 국면과 정확히 일치한다. 특히 2024년 12월 FOMC에서 마지막으로 금리를 인하한 이후 연속적으로 기준금리 동결을 하는 지금, 연준이 경제위기(C) 국면에 인접해서 다음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현재 국면은 B ~ C 구간 후반부의 위험자산 마지막 상승 구간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 증시 공포 탐욕 지수 투자 심리를 보여주는 CNN 공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