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7 (금)

  • 구름많음동두천 22.6℃
  • 구름많음강릉 27.2℃
  • 구름많음서울 24.4℃
  • 구름조금대전 24.7℃
  • 맑음대구 27.1℃
  • 구름조금울산 25.1℃
  • 구름많음광주 24.7℃
  • 구름조금부산 21.9℃
  • 구름조금고창 ℃
  • 구름많음제주 23.3℃
  • 구름많음강화 20.0℃
  • 맑음보은 24.2℃
  • 구름많음금산 24.7℃
  • 구름조금강진군 24.0℃
  • 구름조금경주시 27.7℃
  • 구름조금거제 20.6℃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논 단] 대통령이 문상 다니는 나라

URL복사

조영진 논설위원

모두들 잘 알고 있듯이, 2014년 봄에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가던 여객선 한 척이 전남 진도 인근 해상에서 항해 부주의로 침몰해 수학여행을 가던 고등학생을 비롯한 탑승객 476명 가운데 295명이 사망, 10명이 실종되었던 세월호 참사. 당시 방송으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눈앞에서 기울어져 가는 배를 보며 변변한 구조 활동 하나 제대로 못해내는 우리 정부의 무능에 국민들은 분노와 탄식을 금치 못하며 “이건 나라도 아니야”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가슴을 치는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는 현직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수사로 이어져 현재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물론 그 도화선은 국정농단의 폭로에 의한 전 국민의 분노가 결정적이었지만…. 그 이후에 새로이 취임한 대통령은 8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보이며 국민의 안전을 강조하며 국정을 수행해 왔지만, 우리 사회에 켜켜이 쌓인 ‘안전 불감증’이라는 적폐는 대통령 하나 바꾸어서는 도저히 해결이 안 되는 모양인지, 작년 12월 3일에는 옹진군 영흥대교 부근 해상에서 낚싯배와 유조선이 충돌해 낚싯배 탑승객 22명 중 13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되었다.1) 또 같은 달 21일에는 제천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29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쳤는데2) 안타깝게도 희생자 두 분은 우리 지부 회원들의 부모님이셨으며 장인, 장모님이셔서 우리 지부 회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재난사고에 빠른 대처를 보이던 현 정부는 대통령이 제천까지 내려와 문상했지만, 올해 들어 1월 20일에는 서울 종로의 한 여관에서 방화로 6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당했고,3) 26일에는 경상남도 밀양시의 한 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의사 1명, 간호사 1명, 간호조무사 1명을 포함해 43명이 사망하고 149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이어져서4) 대통령이 또 현지에 가서 문상을 해야만 했다. 이쯤 되면 이전 정부와 별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도대체 왜 이런 어이없는 후진국형 참사가 거듭되는 걸까? 물론 미시적인 원인으로는 유조선과 낚싯배 선장의 항해 미숙, 해경의 늑장 출동5), 건물주와 업주의 위법행위 등 예를 들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단순 사고로 끝날 일이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배경에는 우리 국민 모두가 인정하고 반성해야 할 치명적인 근본원인이 있어 보인다. “내 돈벌이를 위해서라면 남의 불편이나 생명 정도는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금전만능 혹은 배금주의다. 중산층의 척도가 자산의 보유정도로 가늠되는 나라에서는 타인을 위한 배려나 인내 또는 희생정신을 기대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10년 단위로 금융위기를 겪어온 우리 국민들에게 무조건 희생과 인내, 준법 활동을 강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우리가 내세울 만한 점도 많다.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눈부시고도 빠른 경제 성장,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변신한 세계 유일의 국가! 하지만 정신없이 뛰어가던 걸음을 멈추고 숨 돌리며 우리 자신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능률, 수익성 혹은 비용절감, 편의라는 탈을 쓰고 불쑥불쑥 나타나는 천민자본주의의 추한 몰골이 빤히 보인다. 후손들을 위한 보다 나은 미래, 안전한 나라를 원한다면, 돈벌이를 최고의 가치로 하던 이제까지의 삶의 태도를 과감히 버려야 한다. 알맞게 벌고 적당히 쓰며 자연에 해를 덜 끼치는 安分自足의 생활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안전조치에는 비용이 듦을 알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그 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세금’이든 ‘준조세’이든…. 또한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비용도 갹출해야만 한다. 일련의 사고 희생자 대부분이 서민인 것을 보면6) 요즈음의 사고는, 안전 또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 마지막으로 재난 대응을 위한 빈틈없는 점검과 훈련 또한 빠뜨리지 않는다면, 우리의 대통령이 소중한 시간을 더욱 가치 있는 데 사용해 우리 삶의 질을 더 높여주지 않을까 한다.

<각주>
1)스페셜경제 박고은 기자 2017.12.12
2)위키 백과 2018.02.04
3)위키 백과 2018.02.04
4)위키 백과 2018.02.06.
5)계류장에 해경이 도착 시, 민간 선박 일곱 척이 계류되어 있어 즉각 출동이 어려웠다는데, 이는 소방서 긴급출동 차량이 주변의 불법주차 차량으로 인해 출동하지 못 한 것과 같다.
6)영남일보, 성상희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데이트폭력의 심리
수능만점자였던 의대생이 데이트 폭력을 넘어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사건이 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최근 데이트폭력이 급증했다. 3일에 1명꼴로 데이트 사망이 발생한다고 한다. 데이트폭력의 심각성은 폭력을 당한 피해자는 평생 심리적인 트라우마를 겪는 것이다. 통상 데이트폭력 가해자는 친절하게 잘해주다가 서로 간에 트러블이 생기는 날부터 조그만 폭력이 시작된다. 그리고 점점 강도가 증가하며, 항상 ‘폭력→사과→애걸→맹세→협박’이란 동일한 패턴을 반복한다. 심리학적으로 데이트폭력 원인은 간단하다. 집착이다. 어려서 사랑하거나 신뢰했던 사람으로부터 강제적으로 멀어졌거나, 심리적으로 버림받았다고 느꼈거나, 버림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을 경험한 경우에 집착이 심해진다. 이들은 헤어짐을 이별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버림받음으로 인식한다. 버림받는다는 인식은 단지 상상만으로도 절망에 빠지고 결국 극단적인 행동으로 치닫게 될 수 있다. 인기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악역 배우의 마지막 대사인 “내 것이 아니면 남의 것도 될 수 없다”가 집착 심리의 전형적인 말이다. 심리적으로 그는 경계성 성격장애에 속한다. 이들은 과거에 버림받은 경험에 대한 반발심리로 자신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

재테크

더보기

2024년 미국배당 투자에 대한 생각 feat.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부채위기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배당 투자에 대해서 지난 시간에 최근 1~2년 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배당투자 인기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배당성장 ETF인 ‘SCHD(Schwab US Dividend Equity ETF)’와 JEPI(JPMorgan Equity Premium Income ETF)의 최근 수익률이 S&P500 지수 대비 저조했다는 사실을 알아봤다. 다른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의 cash flow(현금흐름)를 기반으로 한 미국 배당투자가 기대에 못 미쳤던 이유는 인플레이션과 화폐가치 절하 때문이다. 전 세계 명목화폐의 기축통화인 달러를 사용하는 미국마저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가고 있는 길목에 있는 지금 현금흐름의 가치와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한 투자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시간에는 최근 금융 환경의 변화가 배당 투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뤄 보겠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미국 정부의 대규모 경제 부양책과 연준의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로 인한 통화정책이 초래한 인플레이션은 기준금리 사이클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1970년대 인플레이션을 고금리 통화정책과 지정학적 위기 해소(소련 붕괴와 미중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