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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치과생활

치과에서 진료 중 발생하는 안과적 문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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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진 안과 전문의 / 고려대학교의과대학 외래교수

 

25년 전 필자가 고대안암병원에 근무하던 시절, 안과 바로 앞이 치과였다. 그리고 입원실 병동도, 당직 숙소도 치과 선생님들과 같이 사용해서 자연스럽게 생활 및 식사, 송년회도 항상 같이 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재미있었던 사실은 그 시절 안과외래에서 사용하던 환자용 필름카메라가 YASHICA Dental-Eye라는 카메라였는데, 렌즈에 링 플래쉬가 내장되어 있어 환부 촬영에는 그만이었다. 수많은 진료과중에 치과-안과 전용 카메라가 생산되었다는 사실은 그만큼 치과와 안과가 매우 근접해 있다는 사실의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치과는 병원에서 근거리 작업을 가장 오래하는 과이다. 수술실에서 비슷한 시간의 근거리 수술을 하는 타과도 있겠지만 외래, 수술 통틀어 근거리 작업을 이렇게 하루 종일 하는 과는 치과가 단연 으뜸이다. 오래 지속되는 근거리작업은 안과적으로 볼 때 눈의 피로를 수반할 수밖에 없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가까운 것을 보기 위해 사람의 눈은 몇 가지 변화가 일어나는데 가까운 곳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수정체와 연결된 초점조절 근육(모양체근육)이 수축을 해야한다.

 

 

그런데 이런 수축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즉 근거리 작업을 오래 하면 근육의 긴장이 고조되고 눈의 피로가 수반된다. 심지어 이 초점조절 근육의 경련도 발생할 수 있어 이로 인해 학생들에게는 가성근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은 역시 일정 시간의 근거리 작업 후에는 일정시간 동안 먼 곳을 바라보며  초점조절 근육의 긴장상태를 이완시켜주는 것이 좋다.

 

두 번째로는 눈에 튀어 들어가는 이물질들이 문제가 된다. 본질적으로 치과에서는 매우 빠른 속도(180,000rpm ~ 500,000rpm)의 고속드릴을 사용하며 이때 생성되는 파편은 최대 시속 80km 의 엄청난 속도로 날아갈 수 있다. 이 때 아말감, 법랑질, calculus, pumice, 부러진 치과 bur, 합금가루, 레진가루, 시멘트가루들이 병원균에 오염된 침, 피 및 고름과 함께 눈에 튀어 들어갈 수 있다. 이로 인해 치과진료 시 눈에 생길 수 있는 외상은 각막미란, 전방출혈, 열상, 화학적 화상 등이 있을 수 있다.

 

눈에 들어가는 이물질의 종류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는데, 미세한 가루가 튀어들어가 이물감이 발생된 경우에는 얼굴을 한 쪽으로 기울이고  즉시 인공눈물 안약이나 다량의 식염수를 눈에 흘려 넣어 씻어내는 것이 좋다. 하지만 더 큰 이물질이 운 나쁘게 각막에 튀어 들어가서 박히는 일이 생겼을 경우에는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 이물감이 생기게 된다. 이때에는 안과에서 현미경 하에 각막이물제거술을 하여야 하며 후속으로 생길 수 있는 철 성분의 녹(rust ring)이나 염증 및 혼탁발생을 막기 위한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그러나 이물질보다도 더 신경 쓰이는 것은 병원균의 감염이다. 특히 간염이나 AIDS, 메르스, 헤르페스, 결핵, 에볼라바이러스 등 감염성 질환이 옮을 수 있으므로 이런 경우에는 눈을 보호하는 장비를 착용하라고 WHO는 권고하고 있다. 치과 진료 시 눈앞에 착용하는 장비는 루페와 보호안경, 그리고 페이스 마스크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바람직한 것은 물론 전면 투명차폐가 된 페이스 마스크이며 이 풀 페이스 쉴드 마스크가 아닌 경우에는 치과 치료의 특성상 아래쪽에서 보호안경 안으로 튀는 피를 막을 수가 없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그리고 이 문제는 치과의사 본인뿐만이 아니라 병원 직원의 안전과 만약의 사고 시 책임의 소재까지도 문제가 되는 일로서 미국 연방직업안전위생국(OSHA)에서도 이 부분을 딱 집어서 치과의사들에게 주의권고안을 내고 있다.

 

또 한 가지, 치과의사는 환자와 가까운 거리에서 접촉을 유지하고 있고 치료 중에 다양한 날카로운 기구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누워 있는 환자의 눈에 상처를 입힐 수 있다. 미국에서는 치료 중 환자의 눈에 물이 튀어 아메바 감염을 일으킨 환자가 치과의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으며, 입안에 사용했던 오염된 Novocaine 바늘을 환자의 눈에 떨어뜨려 발생한 염증과 상처로 결국 실명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우리나라에서 환자에게 보호안경을 씌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므로 안경을 쓰지 않고 있는 환자를 대할 때는 조금 주의를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의사용 일회용 고글을 한 번 쓰고 버리는 일조차도 쉽지 않은 것이 의료현실이다. 계속 이물질이 튀어서 나중에는 지워지지도 않고 혼탁해진 고글이나 마스크를 통해서 보는 것으로 시력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눈의 피로를 가중시킬 수 있으므로 보기에 거슬릴 정도의 시야혼탁을 일으키는 고글은 바꾸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치과는 자외선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진료과이다.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의 파장은 380~700nm(나노미터)이며, 청색광인 380~400nm보다 더 짧은 파장이 자외선이다. 자외선은 백내장, 광각막염, 망막질환 등 눈에 치명적인 여러 질환을 일으킨다. 그런데 일반적인 Dental light curing unit에서는 350~500nm의 강한 청색광을 방출하고 있고 여기에는 자외선도 포함되어 있어 눈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필자도 이 자외선으로 각막염이 생긴 치과위생사들을 여러 번 진료한 적이 있으며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자외선차단용 주황색 필터를 사용해야 한다. 자외선이 아니더라도 이 유니트에서 발생하는 청색광도 상당히 강하고 LED에 의한 청색광은 최근 망막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집중 조명되고 있는 만큼 선생님들은 이 빛을 절대로 그냥 쳐다보아서는 안된다. 큐어링 유니트 외에도 치과에서는 치아미백, 충전, 조직제거, 근관치료 등을 위해 Nd:YAG, Diode, Erbium, CO2의 4가지 레이저를 사용하며 모두 고성능 광선을 발생하기 때문에 각각 레이저의 파장을 차단할 수 있는 고글을 꼭 사용하여야 한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에서 진료하는 치과의사들을 위한 눈 관리 방법은 일단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 강한 조명 아래에서 오랜 근거리 작업으로 인한 눈의 초점근육을 풀어주는 가장 쉬운 방법인 한 시간에 10분 혹은 10분에 1분은 6미터 이상 먼 곳 쳐다보기를 한다. 그리고 각 10초씩 상하좌우를 쳐다보고 안구를 시계방향, 반시계 방향으로 돌려주어 눈을 움직이는 외안근 6개의 긴장을 풀어주기, 마지막으로 눈을 감은 상태에서 따뜻한 손바닥으로 눈 주위를 눌러주어 눈을 뜨고 감는 안윤근을 풀어주는 눈 운동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눈 전용 핫팩을 사용하여 눈과 그 주변부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도 좋다. 물론 실내습도를 50~60% 이상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눈에 좋은 성분들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향후 눈의 피로회복과 노화방지에 큰 역할을 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는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스터디를 통해 눈의 황반변성과 백내장 등의 노화질환에 비타민 C, 비타민 E, 아연과 함께 오메가-3, 루테인, 지아잔틴이 눈에 확실한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고 하루 권장량 이상을 섭취하도록 공고했다. 이것을 미국 정부의 AREDS-2 Formula라고 하며 이 공식을 준수한 건강식품 캡슐을 복용하는 것이 가장 좋고, 이 성분들이 풍부하게 함유된 식품인 당근, 연어, 갑각류, 블루베리, 녹황색채소, 메리골드차 등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좋다.

 

마지막으로 눈의 건조를 해소시켜주는 인공눈물 안약을 필요한 만큼 사용하는 것도 좋다. 물론 진료 중 눈에 이물질이 들어갔을 경우에는 충분히 씻어낸 후 항생제 안약을 처방받아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시중에서 눈을 씻어내는 약이란 것을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눈물의 면역성분과 안구표면 보호성분을 약화시킬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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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Lutein/Zeaxanthin and Omega-3 Fatty Acids for 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The Age-Related Eye Disease Study 2 (AREDS2) Controlled Randomized Clinical Trial”. JAMA, published online. May 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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