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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다시 나를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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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진 논설위원

오늘은 가본 적도 없는 인도 이야기로 시작해볼까 한다. 인도의 북부 도시 델리의 랄 킬랴 뒤쪽 야무나강 남쪽 마하트마 거리에는 ‘라지 가트(Raj Ghat)’라는 공원이 있다. 이곳은 인도의 독립영웅이자 비폭력운동가, 성인으로 추앙받는 마하트마 간디를 화장한 장소로 후일 간디를 추모하기 위해 조성된 공원이다.1) 공원 곳곳에는 간디가 인도 민중들에게 전한 구절들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그중 하나가 간디가 인도의 독립을 위해 인도로 돌아와 발간했던 영문 주간지인 ‘Young India’에 지난 1925년 발표했던 ‘Seven social sins’이다2). 영어 원문으로는 Politics without principles, Wealth without work, Pleasure without conscience, Knowledge without character, Commerce without morality, Science without humanity, Worship without sacrifice 등 일곱 가지다. 알쏭달쏭한 영어 원문을 2018년 현재의 우리 사회라는 거울에 투영해 보면, 일곱 가지의 사회악은 이렇게 비추어진다.

 

첫 번째인 철학 혹은 신념의 결여로 원리원칙이 없는 정치는 정치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로남불’ 현상이 대표적인 예겠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두 번째는 정당한 노력(혹은 노동)이 수반되지 않은 부이다.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벌가 삼세들의 끝 간 데를 모르는 패악이나 그 대척점에서 보이는 쇠파이프를 들고 최고경영자를 협박하는 노조, 부동산 투기를 위해 위장 전입을 불사하는 투기꾼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좌절감을 느낀다.

 

세 번째는 양심 없는 파렴치한 쾌락이다. 정권이 바뀌자 다시 수사해야 한다는 자살한 장모 연예인의 사건에 연루된 우리 사회의 가진 자들과 사회 지도층이라는 자들의 행태가 그러할 것이다. 사실 그들의 그러한 행태는 이미 1970년 초반의 정모양 살인사건이나 여배우들의 킬러로 알려졌던 박모씨 스캔들이 원조일 것이다.

 

네 번째는 인성 혹은 인격이 결여된 지식이다. 오늘날 모든 부모들이 자신의 자녀들만큼은 명문대에 진학하여 순탄한 삶을 살기를 원한다. 여기까지는 좋다만, “공부만 잘 하면 된다”는 식의 자녀 교육은 이 나라를 사교육의 천국으로 만들었고, 남을 먼저 배려하는 미덕을 배우기보다는 남을 밟고 올라가야만 하는 무한경쟁의 시대를 열었다. 이러한 교육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 아이가 올바른 정의가 무엇인지나 알까? 그 결과는 ‘소년등과’해 출세가도를 달렸지만 결국은 파멸에 이른 법률 수재들이다.

 

다섯 번째는 도덕성 없는 상업행위다. 말 그대로 금전 만능주의와 물신주의다. 돈만 벌 수 있다면 폰지 사기건 청부살인이든 다 해내는 사람들. 천민자본주의 막장판인가? 진정한 자본주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닌 공정한 심판과 규칙 하에서의 경쟁이다. 패자도 기꺼이 승복할 수 있는….

 

여섯 번째는 인류애(인간성) 없는 과학이다. 핵무기 같은 대량 살상무기나 시리아에서 사용이 의심되는 화학무기의 개발자들과 이를 명령한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우리도 데이터 조작도 불사했던 사이비 과학자를 기억한다. 도대체 과학의 이름으로 무엇을 하고자 함이었던가?

 

마지막으로는 자기희생과 헌신 없는 종교이다. 종교 또한 산업화된 지는 이미 오래 됐다만, 당회장 자리를 세습하거나 맞바꾸기를 시도하는 대형교회의 모습과 퇴직한 당회장과 신도들 간의 쟁송행태, 공평과세를 위한 세무개혁의 마지막 단계인 종교인의 소득에 대한 과세에 대한 종교인들의 집단 반발은 진정한 종교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의심케 한다.

 

너무 어두운 이야기만 잔뜩 늘어놓아서 죄송하지만, 문제의 해결은 현재의 상태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그 시작이다. 아직 많이 늦지 않았다. 간디가 구십여 년 전에 설파했던 일곱 가지 사회악에 대해 우리 모두 다시 한 번 돌이켜보고 마음을 다잡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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