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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우리 안의 차별과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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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민 논설위원

얼마 전 필자가 속한 협회 지부에서 임원수련회를 가게 되었다. 토론과 친교의 시간 전에 함께 공유할 교육의 주제를 고민하던 중, 성희롱 예방교육을 하면 어떨까하는 제안을 했다. 한참 미투가 화두이던 때이기도 했지만, 훨씬 그 전부터 생각해오던 숙제였다. 함께 활동하는 동료 선후배들과 성차별, 성희롱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차이를 토론해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기획 단계에는 여러 이견들이 대두됐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이 아닌데, 우리의 지성과 인성을 의심하는가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 지점에서 이런 이야기가 떠올랐다. “여성은 성폭력 피해 여성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남성은 성폭력 가해 남성과 자신을 구분하여 선을 긋는다.” 성폭력을 일부 변태적이거나 이상한 사람들의 문제로 한정시켜 스스로를 다른 종류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 전반에서 이렇게 광범위하게 성희롱과 성폭력이 발생할 수 있는 있었던 건 성차별에 기반한 비정상적인 성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즉, 우리 모두가 가해자의 논리와 피해자의 불안이 내재화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교육이 끝난 후, 원래 예정되었던 시간보다 훨씬 길고 진지한 질문의 시간이 지속됐다. 선을 긋기보다 우리 안에 있는 차별적 시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 교육내용의 시작이었던 모든 성폭력은 차별에서부터 출발한다는 말에서부터 시작해 성(Sexuality)에 기반하든 인종, 장애 등 다른 문제에 기반하든 인간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에 폭력이 기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차별을 하지 않고 차이를 존중하는 자세란 어떤 것일까 고민하던 중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라는 영화를 보게 됐다. 첫사랑을 경험한 모든 사람이 보고 나면 아마도 가슴이 메어오는 아픔과 향수를 느낄 감동적인 영화였다. 하지만 내게 그런 감정적인 경험 이상으로 감동을 주었던 것은, 두 주인공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부모님의 태도, 또한 그것을 넘어서서 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세계관에 대한 감동이었다. 두 주인공은 남성이지만, 그들의 사랑을 이성간의 사랑과 구분지어 차별하지 않고, 두 사람 사이에 일어났던 감정의 교류와 시련을 겪어내면서 성숙하게 되는 한 인간의 내면에 순수하게 주목하는 태도가 큰 울림을 주었다.


여성이나 남성으로 태어나는 것, 장애를 가지게 되는 것, 어떠한 종류의 인종으로 태어나는 것, 동성이나 이성에게 애정을 느끼는 것은 누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마치 내가 태어날 부모님을 선택할 수 없는 것처럼…. 그런데 그런 어찌할 수 없는 문제에 기반해서 사람을 구분하고 차별하는 사회에서 어떤 희망을 볼 수 있을까? 단지 재수가 좋아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갑질을 일삼는 재벌 일가를 볼 때 우리는 분노를 느낀다. 그리고 스스로는 그런 일들과 전혀 상관없는 종류의 인간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우리 안에, 태어난 성에 따라 다른 성을 차별하거나, 장애를 가진 사람의 권리를 보장하는 문제를 등한시하거나, 오히려 내 권리를 침해하는 일로 여기거나, 피부색에 따라 다른 태도를 보이거나, 동성애에 대해 편견이나 선입관을 가지는 마음이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고서 과연 우리가 그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종교학자이자 고전문헌학자인 배철현 교수는 저서에서 “예수님은 당신 옆에 있는 낯선 자가 바로 신이다라고 하며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고 말한다”고 했다.


지난 22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었다. 부처님께서는 ‘자비’를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고 괴로움을 없게 하는 것’이라 했다. 예수님의 말씀을 보고, 부처님의 말씀을 들으며 차별과 폭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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