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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사 설] 치과의사는 무엇으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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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드라마가 인기다. 막장드라마는 교통사고, 기억상실, 비윤리적인 부부나 연인관계, 출생의 비밀을 가진 얽히고 설킨 등장인물들과 신데렐라적 요소까지 더하여,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뻔하고도 극단적 상황 설정을 속도감 있게 전개시킨다. 등장인물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 타인의 욕망을 간단하게 밟아버린다.

 

이들 드라마에는 심각한 생각을 할 여지도 없다. 한 회 한 회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 황당한 설정이 자극적으로 전개될 뿐이다.


최근의 미국 모 학회의 회원증 위조 사건을 접하며 막장 드라마가 떠올랐다. 읍소하며 저가진료를 하는 회원은 양반이다.

 

남의 일에 참견하지 말라며 배째라는 원장,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치료비 덤핑, 직원의 계획대로 진료하는 의사, 사무장 병원, 면허증 대여, 바가지 진료비, 비상식적 진료, 날림 보철물 기공소 거래에 이제는 회원증까지 위조한다. 어쩌면 이를 선택한 그들에게는 더 이상 물러날 곳도 더 이상 생각할 여지도 없었을지 모른다.

 

한편 그들에게 화가 나지만 한편으론 측은함에 가슴이 먹먹해 온다.


19세기까지 치과의사란, 장을 떠돌며 이나 뽑아주던 tooth drawer였다. 한국에서 치과의사 면허가 시작된 것은 1913년이지만 60년대까지도 치과의사는 경제적으로 윤택한 직업이 아니었다.

 

치과의사가 전문직으로 인정받으며 경제적으로 안정된 것도 얼마 안 된 일이다. 치과의사라는 전문직 직업으로의 자존심과 세인의 존경심은 그 사람이 머리가 좋고 공부를 잘해서 혹은 어려운 시험 한번에 붙는다고 주어지는 게 아니다. 사회구조 발전의 덕도 있었지만, 치과의사라는 직업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품위를 지키면 진료에 임하였고 환자를 대하였던 치과의사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치과의사가 사회의 구성원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도덕적이고 모범이 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 주어야 인정을 받고 존경을 받게 되는 것이다. 도덕심이 없는 이기적인 진료는 시장 한구석에서 이를 뽑아주는 기능공의 행위보다 못하다.


전문직업인으로서 사회의 인정과 존경을 계속 유지하기 위하여 조직 내의 자정노력은 매우 중요하다. 모 협회는 소극적인 자율징계와 징계 결과에 대한 정보공개를 회피하고 있어 사회적 비판을 받고 있으며, 동시에 그 집단의 도덕성도 의심을 받는다.

 

이제 일부이지만 자율징계권도 확보된 마당에 치협은 좀 더 냉철하고 강력한 윤리위원회를 발족시켜야 한다. 또, 그 징계에 대한 정보도 투명하게 일반에게 공개하여 치과의사 집단이 도덕적이라는 사실을 강하게 어필해야 한다.

 

회비를 내고 보수교육 받는다고 회원의 의무를 다 한 것은 아니다. 치과의사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품위를 지키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하는 것이 회원의 의무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리게 한다. 회원 한명 한명이 친구이고, 선후배이고,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겠지만 치협은 소수의 치과의사를 버려서 대다수의 치과의사를 지킬 수 있다면 의당 다수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 성경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만일 네 오른손이 너로 실족하게 하거든 찍어 내버리라. 네 백체 중 하나가 없어지고 온 몸이 지옥에 던져지지 않는 것이 유익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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