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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치과생활

도심 속 녹색힐링공간 서울식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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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_ 신한얼 편집위원

 

축구장 70개 넓이의 마곡 넓은 땅에 도심 속의 생태 공원인 서울식물원이 2019년 5월 1일 정식으로 문을 열고
시민들의 발걸음을 맞이했다. 작년에 임시 개방을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한번 가볼까 생각만 하고 있던 중에,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되니 서울식물원을 방문하여 푸릇푸릇한 생명력을 느끼고 싶었다.

 

딸에게 새로 생긴 식물원에 소풍 가자고 물으니 소풍이라는 말만 듣고 무조건 좋단다. 딸이 다니는 유치원의
‘아빠의 날’ 행사가 있던 5월 1일, 유치원 행사를 오전에 마치고 딸과 단둘이 함께한 ‘2차’ 소풍으로 서울식물원을 방문했다.

 

무려 정식 개장 첫날이다! 서울식물원에 도착했을 때, 몇몇 언론에서 카메라로 촬영하며 식물원의 개장 소식을 전하는 기자들도 볼 수 있었다. 특별한 날에 방문했다는 기대감에 더 설렜다. 식물원은 9호선과 공항철도 환승역인 마곡나루역에서 도보로 방문할 수 있고, 식물문화센터 지하에 주차도 가능하다. 우리는 전철을 타고 걸어갔다. 서울식물원은 서울 최초의 도심형 식물원으로 식물원과 공원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새로운 개념의 ‘공원 속의 식물원(Botanic garden + park)’ 이다. 전체 면적에서 식물원에 해당하는 구역은 약 5분의 1이며, 나머지는 배후 공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온실

온실은 먼 곳에서부터 보이는 식물원의 특징적인 건물인 둥그런 모양의 식물문화센터 내부에 위치한다. 식물원에서 실외 정원인 주제 정원과 이곳 온실은 입장권을 구입한 후 입장이 가능하며, 개장 시간 동안에만 둘러볼 수 있다. 이곳은 사계절 열대, 지중해성 기후의 식물을 키워낼 수 있는 실내 온실로, 서울식물원의 핵심부다. 열대관과 지중해관으로 나뉘어 있고, 브라질 상파울루, 스페인 바로셀로나 등 12개 도시의 500여 수종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온실에 입장하자 푸르른 녹색, 따뜻함, 습기가 한꺼번에 몸을 감싸온다. 온실 특유의 공감각에 기분이 좋아진다. 온실이라 실외보다 온도가 높았고, 옷차림에 비해 더웠지만, 불쾌한 정도는 아니었다. 딸은 커다란 나뭇잎들과 나무들에 시선을 빼앗겨 감탄사를 연발했다.

 

 

관람로를 따라 걸으면 열대관과 지중해관의 다양한 풀과 꽃, 나무들을 볼 수 있다. 인도 보리수나,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바오밥나무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고, 중간중간 각 식물들에 맞게, 혹은 식물이 유래한 도시의 컨셉에 맞게 꾸며진 작은 연못이나, 정원들도 관람하는 재미를 준다.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이용한 포토존들도 많이 꾸며져 있어 세심하게 관리되고 있음이 느껴졌다. 관람로를 따라 위로 올라가면 온실 내 상공을 가로지르는 구름다리인 ‘스카이워크’에서 식물들을 한눈에 내려볼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식물 문화센터

서울식물원은 단순한 산책길, 보고 즐기는 장소로의 기능만 하지 않고, 식물과 환경에 대해 좋은 영감을 주고, 다양한 배움의 장소가 되고자 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 연령별 각종 교육 프로그램도 있으며, 각종 식물에 대한 설명과 체험을 할 수 있는 전시관, 식물연구소, 씨앗을 대출하여 식물을 직접 재배할 수 있도록 해주는 씨앗 도서관, 식물 관련 서적들을 모아 놓은 식물 전문 도서관 등의 시설도 운영 중이다. 기념품샵, 키즈카페, 푸드코트, 디저트 판매점들도 있어 실내에서 편안히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고,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포토존들도 식물문화센터 곳곳에 있어 시간을 보내기 좋다.

 

 

주제 정원

온실이 세계의 식물 문화를 볼 수 있는 이국적인 곳이었다면, 식물문화센터 밖의 야외 주제 정원은 과거와 현재의 한국의 식물문화를 보여주는 정원이다. 바람의 정원, 사색의 정원 등 8가지 주제별로 구역이 나뉘어 있고, 여러 식물들이 관리된 정원을 둘러보며 즐길 수 있다.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는 덤이다. 개인적으로 주제 정원 중에서는 한옥과 어우러진 한국식 정원을 꾸며 놓은 사색의 정원이 가장 멋스럽게 느껴졌고, 한옥 마루에서 잠시 쉬어가기도 좋았다. 주제 정원 역시 유료로 개방된 곳이며, 입장 시간이 정해져 있어 늦은 시간에 방문한다면 입장 시간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해가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는데, 주제 정원을 나오는 길에 보니 입장 가능시간인 오후 5시가 지나 입장이 제한되고 있었다. 생각보다는 개방시간이 짧은 편이라고 느껴졌다. 이곳은 개장 초라 그런지, 아직 나무들이 충분히 자리를 잡지 않은 것 같았고, 정원을 조성하며 만들어 놓은 실개천도 어딘가 어색하고 약간은 휑한 느낌도 있었다. 아마도 몇 년 후에는 더 근사한 모습일 것 같은 아직은 초년생 느낌의 정원이었다.

 

 

열린 숲, 호수원, 습지원
주제원과 마곡나루역 사이의 공간에는 도심에서 볼 수 없는 광활한 잔디밭이 있다. 나무들도 곳곳에 식재돼 있다. 이곳이 식물원의 ‘열린 숲’인데, 마곡나루역을 통해 식물원에 방문할 때는 이곳을 지나 식물원으로 가게 된다. 열린 숲이란 말 그대로 경계가 없이 어디서도 접근이 가능하도록 열려 있어 어디서부터가 식물원인지 잘 알기 어렵다. 이 곳은 식물원이라고 하기보다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들이 돗자리를 깔고 앉아 여유를 즐기는 한가로운 공원 같은 장소다.

 

 

호수 주변의 호수원과 한강까지 연결된 습지원 등의 배후 공원들도 모두 서울식물원의 공원 영역이다. 열린 숲에서 습지원의 한강과 연결된 전망 데크까지 길게 연결된 공원은 직선거리로 1.5km 정도 되고 느린 걸음으로 한시간 정도의 좋은 산책길이 된다. 평지에 가까움에도 한눈에 끝을 가늠할 수 정도로 넓은 공원이다. 호수를 따라 걷는 산책로와 한강 조망이 되는 전망 데크는 풍광을 즐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은 휴식처다. 이렇게 공원과 식물원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어, 식물원을 관람하려는 사람에게도, 편안한 휴식과 산책을 즐기려는 사람에게도 모두 좋다. 배후 공원은 모두 무료이며 입장시간에 제한이 없다. 해가 진 이후에 이곳을 지나서 나왔는데, 조명도 적절히 배치되어 있어서 밤에 방문해서 산책과 야경을 즐기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예상보다 넓은 장소에서 줄곧 걸어 다니다 보니 중간중간 딸은 제법 힘든 기색을 보이기도 했지만, 아빠와 딸 모두 이곳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교외로 나가 않고도 충분한 크기의 녹지에서 산책과 힐링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점 만으로도 서울식물원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또 하나의 서울 시민들의 좋은 쉼터가 생긴 것 같다. 이제 막 문을 열었고, 지금도 볼거리가 충분히 많지만, 식물들이 조금 더 뿌리를 내리고 자리를 잡는 몇 년 후에는 더 멋진 곳이 되어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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