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치과의사회는 매년 6월 9일이면 어김없이 ‘치아의 날’ 행사를 하고 있다. 올해도 각 치과에서 시행하는 무료 구강검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구강건강 교육, 그리고 사회복지 시설을 방문하여 하는 무료 검진 및 상담활동이 계획되어 있다. ‘치아의 날’이라는 명칭은 1992년부터 사용되었지만, 그 시작은 1928년 한성치과의사회의 ‘충치예방의 날’ 제정으로 올라간다.
치과의사에게는 365일 하루하루가 모두 국민의 구강보건을 위하여 봉사하는 날이지만, ‘치아의 날’은 이 노력을 대표하는 가장 큰 공식행사이다. 그리고
이 행사는 국민의 구강 건강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일 것이다. 이 국민의 관심은 건강과 직결되고, 치과의 내원환자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그런 이유에 개원의는 이 행사의 가장 일선에 있으며 주체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원래 그랬는지 아니면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지만 ‘치아의 날’이 개원의들과 대상이 되어야 할 일반대중에게 외면받는 집행부만의 행사처럼 진행되는 것 같다. 국민 대다수는 그런 날이 있는지도 모르고,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개원가에서 ‘무료 구강 검진’에 참여한 환자의 숫자는 미미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치아의 날’이 국민과 치과의사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것은 정책적인 문제와 제도적 한계점도 한몫 했을 것이다. 과거 집행부는 거리로 나가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큰 비용을 지출하면서 정작 묵묵히 협조해준 개원의들에게는 감사의 뜻을 표하는데 인색하였다.
엄밀하게는 회원들이 얼마나 참여했는지조차 확인하지 않았다. 공단은 무료 구강검진 봉사에 대하여 획일적이고 융통성 없는 ‘본인부담금이 없는 진료는 보험급여불가’라는 원칙을 고수하였다. 어쩌면 과거 집행부가 공단을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부족하였을지 모른다.
또, 치협과 각 시도지부가 중복된 행사로 일관성과 통일성이 없는 주먹구구식 행사로 전락시킨 것도 지금의 현상에 책임이 있을 것이다.
‘치아의 날’은 치과인이 앞장서 국민의 구강 건강을 챙기고, 구강과 치과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일선의 개원 치과의사의 능동적인 기여와 한 명이라도 더 많은 국민이 이 행사에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무료 구강검진을 실시하는 서울지부 집행부가 열심히 준비해야 하겠지만, 이 행사를 좀 더 의미있게 하려면 치협과 타 시도지부와 연계하여 전국적인 입체적인 행사가 되게 하여야 할 것이다.
또, 묵묵히 무료 구강검진에 직접 참여하는 회원들에게 감사의 표시라도 하자. 그리고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보험공단을 설득하여 검진비용 일부라도 공단이 부담하게 해 준다면 더욱 많은 치과의사와 국민이 참여하는 ‘치아의 날’이 될 것이다. 국민과 치과의사가 모두 즐거운 ‘치아의 날’ 축제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