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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치과생활

집으로 휴가 가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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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이종은 편집위원(강남세브란스치과의원장)

 

코로나 팬데믹 이후 외부 활동이 제한을 받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다. 집밥이 대세가 되어 식품업계에서도 이를 돕는 간편 가정식의 출시가 늘고 시장도 확대되고 있으며, 체육시설을 가지 않고 집에서도 할 수 있는 홈트레이닝 콘텐츠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사무실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근무하는 재택근무 비중도 늘어나고 있으니, ‘집’의 의미와 가치가 점점 중요해지는 요즘이다.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대중의 관심도가 의, 식, 주의 순서로 변화한다고 한다. 국민소득 3만2,000불의 삶의 질이 중요한 시대이기도 하고, 코로나라는 외부요인과 겹쳐져 안락한 집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 같다.

 

깨끗하게 정리정돈된 주거환경은 누구나 바라는 사항일 것이다. 그러나 집은 모델하우스가 아니고 온 식구가 각자의 영역에서 또는 함께 생활을 영위하는 곳인 만큼 항상 호텔의 정리정돈된 상태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요즘은 바쁜 현대인을 위한 집정리 서비스가 각광받으며 수납정리 산업도 새로운 틈새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약 5년 전, 40여년이 돼가는 낡은 아파트를 구매하여 ‘집으로 휴가 가자’는 컨셉으로 아파트 골조만을 남기고 대대적인 인테리어를 진행하였다. 거실에 보일러 시공이 되어있지 않았기에 보일러 시공부터 진행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었는데, 철거 당시 앙상한 뼈대만 남긴 아파트 공사현장은 아파트를 짓는 건지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건지 혼돈스러울 만큼 날 것 그대로였다.

 

 

아파트의 답답한 낮은 층고를 개선하기 위해서 천장을 없애 층고를 확보하고 노출된 천정과 파이프라인, 일부 벽은 페인트시공을 하였다. 조명은 목공작업을 통해 간접조명으로 해결하였다. 베란다 확장 시 장점과 비확장 시 장점을 동시에 충족시키고자 폴딩도어를 설치해서 여름에는 열어서 개방감을 주고 겨울에는 닫아서 열손실이 되지 않도록 했다.

 

바닥은 헤링본스타일로 시공하여 휴가 가기 컨셉에 충실하도록 했다. 인테리어가 완성되어 쾌적하고 깔끔한 집으로 퇴근하는 길은 정말 휴가지에 놀러가는 느낌을 주었고 실로 주거 만족도가 높은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자라면서 생기는 여러가지 짐들 또는 미처 정리되지 못한 작아진 옷들, 읽을 시기가 지난 책들… 처음 휴양지 컨셉은 사라지고 짐 속에서 잠만 자고 몸만 빠져나와 출근하는 느낌이랄까? 이사한 지 5년도 지났으니 집정리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었고 때마침 집에 귀한 손님초대도 계획되어 있었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대대적 집정리를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알아보았다.

 

업체는 매칭 플랫폼을 이용하여 원하는 조건에 맞는 전문가를 찾아내는 방식으로 선정했다. 이때 기존 사용자들의 후기를 참고하여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리는 하루 8시간 기본으로 진행됐고 5명의 수납정리 전문가들이 한 팀으로 방문하였다. 업무 대부분은 현재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버리는 것이었는데 이 때 집주인의 신속한 판단이 중요하다. “버릴까요? 남길까요?” 끊임없는 질문에 “예, 아니오”를 신속 정확하게 결정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현장 정리 노하우가 있어서 그런지 집안의 수납 가구의 이동 및 재배치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고 수납정리 노하우들을 설명하면서 일을 진행해서 원칙만 잘 알고 있다면 유지하는 것이 어렵지 않게 느껴졌다.

 

정리서비스 과정을 지켜보면서 수납정리의 핵심은 첫째로 적절한 공간 분할을 통한 지속 가능한 유지이다. 이때 요긴하게 사용되는 품목이 다양한 사이즈의 수납 바구니이다. 싱크대 서랍이나 옷장, 아이들 책상 서랍 등등 어디에든지 다용도로 사용되는 수납 바구니를 충분히 활용한다는 점이다. 특히 높은 싱크대 선반에는 바구니를 이용해서 넣고 빼는 것이 인접한 물건들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사용하기에 용이하다. 수영복이나 스키소품 등과 같은 계절용품들도 수납바구니를 활용하면 바구니만 빼서 찾고 넣고 할 수 있으므로 정리 상태를 유지하기가 쉽다. 아이들 책상의 작은 소품들은 작은 수납용기를, 큰 소품들은 큰 수납용기를 이용하면 크기별로 수납이 가능하므로 사용이 편리하다. 이때 플라스틱 생수병을 잘라서 크기별 수납용기로 활용하기도 한다.

 

“당신이 사는 방이 당신 자신이다”
두번째 가급적이면 싱크대나 식탁 위, 책상 위에 놓여지는 물건을 최소화하고 서랍장이나 싱크대 상판 등의 수납공간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살림을 하다보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서랍과 수납장에 넣고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고, 접시류와 그릇류를 분류해서 자주 사용하는 식기는 가장 아래칸에, 잘 사용하지 않는 식기는 가장 위칸에 보관하는 것이 사용상 편리하다. 주방에서 가장 골치거리는 수납그릇들의 보관일텐데 싱크대 서랍 가장 아래 보관하면 서랍형이라서 사용도 편리하고 요즘은 유리소재 수납용기를 많이 사용하므로 하중을 견디기에도 적절할 것이다.

 


세번째 지난 1년간 사용하지 않는 물품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1년 동안 입지 않은 옷, 쓰지 않은 제품은 과감히 처분하라고 조언한다. 물론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수납공간의 70-80%만 채운다는 원칙을 가지고, 계획소비를 진행하고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옷이나 제품들을 정리해 나간다면 깔끔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나가는 게 있어야 새로 들어올 여지도 있는 것이니까. 철 지난 겨울옷은 압축팩을 활용해 부피를 줄인 후 옷장 가장 안쪽에 보관 후 때가 되면 꺼내 사용하면 용이하다. 아이들 옷 정리에도 바구니를 활용하면 효율적이다. 티셔츠를 접어 바구니에 세워 보관하면 하나씩 꺼내더라도 나머지 티셔츠가 흐트러지지 않게 되므로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다. 양말과 속옷도 바구니에 각각 분리해 두면 정리 정돈이 편리해진다.

 

작가 마쓰다 미쓰히로는 저서 ‘청소력’에서 다음같이 말했다. “당신이 사는 방이 당신 자신이다.” 환기를 시키고, 더러운 오염을 청소하고, 정리정돈하는 청소의 힘을 통해 마음속 마이너스 에너지를 지워낼 수 있다고 설명하며 청소라는 행위에 힘이 있다고 한다.


전문업체의 서비스를 선택해도 좋고, 시간을 들여 스스로 꾸준하게 구획을 나눠서 정리해도 좋다. 분명한 점은 정돈된 공간이 주는 안정감과 쾌적함은 ‘집이 휴양지’라고 느끼기 충분하다는 것이다. 오늘도 퇴근 후 집으로 휴가를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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