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2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치과신문 논단] 불편한 진실…은퇴

URL복사

박세호 논설위원

얼마 전 친하게 지내던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다. 지방에서 대학을 나와 바로 굴지의 대기업 연구소에 입사하여 지금껏 대접받으며 다녔는데 귀농을 준비 중이라고 하였다. 퇴직까지 2년이 남긴했지만 그는 벌써 시골에 땅도 사고 집도 사두었다고 했다. 귀농 후 삶에 대한 기대에 들떠 있었고 너무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농사계획까지 하고 있었다. 비슷하겠지만 필자 나이 54세니 퇴직한 친구가 많다.

 

퇴직…, 사실 우리 같은 자영업자에겐 실감나는 말은 아니다. 시쳇말로 손 안떨릴 때까지 일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한번은 집근처에 사는 후배 둘이 저녁을 사겠다고 해서 나갔다. 둘 다 쉰이 넘은 친구들이라 병원도 안정적으로 꾸려가는 지라 여유가 있다. 문득 퇴직에 대해, 퇴직 후의 삶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는지 물었다. 둘 다 아무런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사실 주변에 퇴직을 미리 준비하는 동료를 거의 본적이 없는 것 같다. 화수분처럼 병원에 출근하면 돈은 늘 나오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을 필자 역시 하고 있다.

 

2020년 국민연금에서 발표한 은퇴 후 1인 한 달 적정 생활비는 154만원이다. 1인 기준으로 은퇴 후 30년을 산다면 5억5,400만원이 필요하다. 부부의 경우 11억800만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여기엔 의료비가 빠져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65세 이후 1인당 평균의료비는 8,100만원이다. 부부의료비는 평균 1억6,200만원이다. 다 더해보면 약 13억원이 나온다. 심각한 중병에 걸리지 않고도 65세 이상 부부에게 필요한 노후자금이 13억원이다. 그런데 만약 중병에 걸린다면 20억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 지금부터 기본 13억원은 모아야 노후를 무탈하게 보낼 수 있는 셈이다. 13억원은 있어야 그나마 남들에게 손벌리지 않고 비참하지도 않게 평균적인 수준으로 여생을 보낼 수 있다는 뜻이다.

 

필자도 노후에 이만큼의 돈이 드는 줄 상상도 못하였다. 하지만 이것은 국가가 우리에게 공식적으로 알려준 내용이다. 통상 현재의 생활을 퇴직 후에도 유지하려면 현수입의 70% 정도의 수입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지금은 젊음을 밑천삼아 버틸 수 있지만 늙어서 쇠약해지면 돈이 있어야 생활이 가능하지 않을까. 노후의 돈은 가난하고 부유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일 수도 있다. 기회가 있어서 필자보다 열 살 이상 많은 선배님과 퇴직에 대한 얘기를 나눴는데, 40대에는 은퇴 후를 준비하는 게 좋다고 하셨다. 하지만 젊은 치과의사의 녹녹치 않은 현실에 대한 걱정도 덧붙이셨다. 하기는 은퇴 후 준비를 서두르라는 건 힘겹게 개원 생활을 해나가고 있을 치과의사들에게는 무슨 배부른 소리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지난 집행부에서 치과의사 연금보험에 대한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 무슨 이유에선가 중단되었는데 사업의 투명성에 대한 도덕적 부담감이 상당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실적으로 치과의사 대상으로 사업비를 현저히 줄인 연금저축상품이 생긴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도 그때 가입할 의사가 충분히 있었지만 사업자체가 유야무야 되어버린 것이 아쉬웠다.

 

종신보험과 변액보험이 우리 주위를 광풍처럼 지나간 시기가 있었다. 그야말로 가입안하면 바보소리 듣던,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보험상품이었다. 지금 보면 다들 ‘속았다’라는 걸 알겠지만 말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머튼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20년 뒤 더 많은 한국인들이 노후를 스스로 책임져야하는 각자도생의 길로 빠질 것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각자도생. 이미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나이 들고 병들고 늙어간다. 이 불편한 진리를 잊지 말았으면 한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2024년 미국배당 투자에 대한 분석과 견해 | cash flow의 가치

SPY, GOLD, SCHD, O, JEPI의 수익률 비교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과 각국 정부는 천문학적인 화폐를 발행했고, 이는 달러를 비롯한 명목화폐의 가치 절하로 이어졌다. 이후 2021년부터 시작된 인플레이션 위기는 2022년의 연준의 유례없는 급격한 금리인상 사이클로 이어졌고,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cash is trash’라고 불리기도 했던 현금의 위상은 재평가 받게 됐다. 2022년은 미국 달러화와 일부 원자재를 제외하고 주식 채권, 부동산, 암호화폐 등 모든 자산이 크게 하락하는 유례없는 해가 됐는데, 당시 ‘킹달러’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기도 했다. 2022년은 금리인상 사이클을 시작한 해이고, 기준금리 사이클 상으로 금리인상기에는 가치주 투자나 배당주 투자의 적기이기도 하다. 성장주, 부동산, 암호화폐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 받던 가치주와 배당주는 2022년 하락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선전하며 재평가를 받게 됐고, 기준금리가 오르고 자산의 가치가 폭락하며, 부채 위기로 현금이 귀해진 최근까지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한 가치주와 배당주 투자의 대중적 인기는 높아져갔다. 2024년 4월 현재도 주식투자를 하는 개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