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메기의 추억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88)

지금도 가끔 흥얼거리는 노래 중에 중학교 시절에 배운 노래 하나가 있다. 미국 민요를 번안한 ‘메기의 추억’이다.

 

한국에서 가사를 번역할 때는 2절에서 메기가 백발이 된 것으로 하였지만 실제와는 다르다. 메기의 추억은 조지 존슨이라는 캐나다 시인의 ‘메이플 립스’ 시집에 실린 시를 가사로, 그의 친구가 곡을 만들어 주어 탄생했다. 남북전쟁이 끝난 뒤 미국의 어느 작은 시골 마을 고등학교에 마가렛(애칭:메기) 클라크라는 꿈 많은 예쁜 여학생이 있었다. 어느 날, 새로 부임해온 캐나다 출신 조지 존슨이라는 총각 선생에게 첫눈에 반한다. 메기는 조지와 사랑에 빠지고 졸업을 하고 둘은 결혼을 하지만 메기가 폐결핵으로 투병 생활을 한다. 그때 같이 금잔디 동산이나 물레방아가 도는 언덕 등을 오르며 나누던 이야기를 틈틈이 시로 쓰고 나중에 시집이 되었다.

 

투병하던 메기는 아들을 출산하고 다음 해 24세의 나이로 안타깝게 사망한다. 장례를 치르기 위해 기차로 메기 고향으로 운구하던 중에 어린 아들이 칭얼거리며 계속 엄마를 찾으며 울자, 그는 열차 객실에 있는 승객들에게 “이 기차 뒤에는 나의 아내이며 아이의 엄마가 관 속에 누워 고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 사실을 모르는 아기가 엄마를 찾으며 울고 있으니 제가 달래지만 아기 울음을 조금만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그 후 조지는 대학원을 진학하고 대학교수를 지내며 평생을 홀로 지냈다. 그 시의 사연을 아는 친구가 곡을 만들어 준 것이 유명한 ‘메기의 추억’이 되었고, 한국에서 번역할 때 요절한 아내 사연이 애절했는지 메기의 머리가 백발이 되어 회고하는 내용으로 가사를 바꾸었다.

 

필자는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생각나는 영화 한 편이 있다. 1970년대 “사랑이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거야”라는 명대사를 만들고 수많은 연인들이 눈물을 흘리게 만든 영화 ‘러브스토리’다.

 

러브스토리 OST 시작에 나오는 멘트는 지금도 심금을 울린다. “스물 다섯 살에 죽은 한 여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아름답고 총명했으며, 모차르트와 바흐를 사랑했고, 비틀즈를 사랑했고, 저를 사랑했습니다”로 시작하는 ‘Where do I begin’을 들을 때면 메기의 추억을 들을 때와 유사한 감정이 오버랩된다. 영화는 하버드 법대생 부잣집 아들과 가난한 집 딸인 여자 주인공이 사랑을 하며 시작된다. 남자 집안의 반대에도 결혼을 하지만 시아버지는 학비와 생활비 지원을 끊어버린다. 남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여자는 교사를 하며 어렵게 고생하며 남자가 로스쿨을 졸업하고 유명 로펌에 취직한다. 행복한 인생이 시작될 줄 알았던 부부에게 아내가 백혈병 말기라는 불행이 찾아온다. 결국 사랑하는 아내가 죽으며 이를 학창시절 눈싸움을 하며 놀던 교정 벤치에 앉아 과거를 회상하며 끝난다.

 

실제 생존했던 메기는 24세에 요절했고 영화 속 여주인공 제니는 25세에 사망했다. 살아야 할 날이 너무도 많이 남았고, 하고 싶고 해야 할 것들도 많이 있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애절하고, 짧은 사랑을 남겼기 때문에 더욱 안타깝고 마음이 아리다. 영화 속 남주인공 올리버가 조지 존스처럼 끝까지 혼자 살았는지는 알 수 없다. 시대가 다르니 상황이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시대가 다르다고 사랑이 달라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물론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며 지난 사랑은 과거 추억으로 남겨질 수도 있지만, 사랑했던 그 순간의 진정성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지나도 영화 ‘러브스토리’가 명화로 남아있는 이유일 게다. 미국 해밀턴에는 아직도 메기와 조지가 처음 만난 학교가 있다. 노래의 사연이 기록된 상패가 오래된 건물 앞에 세워져 있고 지금도 그 사연을 보는 많은 젊은 연인들에게 깊은 여운과 감동을 준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Love story(OST)’를 검색하면 바로 1970년대 제니와 올리버의 사랑을 담은 감동과 감성을 접할 수 있다.

 

사랑하는 젊은 아내가 세상을 먼저 떠나면서 슬픔과 애절함을 남긴 것보다 꽃다운 나이에 젊음과 인생을 펴보지 못하고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도 크다. 이 두 스토리는 언제 들어도 가슴 깊은 곳에 먹먹함을 준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맞는 말이라도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살다보면 맞는 말인데 옳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있다. ‘맞다·틀리다’는 참과 거짓을 나누는 명제로 객관적인 관점이고, ‘옳다·그르다’는 주관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맞는 것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옳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은 선거에서 보였듯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반대로 옳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잔소리나 혹은 직장 상사나 선생님, 선배 혹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전공의대표가 대학 수련 병원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의대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병원은 문제 당사자”라고 표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병원 현 상태를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의한 깔끔한 표현이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사실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련의가 지도교수들을 착취의 관리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가 의료계인데 이런 도제식 교육적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교과서에

재테크

더보기

미국증시 조정과 연준의 첫 번째 금리인하

조정받기 시작한 미국증시 3월말에 고점을 만든 미국증시는 4월 1일부터 3주 연속 하락했다. 지난주에는 50일 이평선을 하회하며 하루도 반등 못하고 매일 하락해서 미국주식 투자자들의 근심이 높아졌다. 다행히 이번 주는 20주 이평선 부근에서 반등에 성공해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지난 3월 14일에 기고한 칼럼에서 첫 번째 금리인하 시점이 6월이라 가정했을 때 4월 전후 주식시장 조정 가능성에 대해 미리 다뤄봤다. 기준금리 사이클 상으로 첫 번째 금리인하 전후에 미국 주식시장의 조정 및 횡보구간이 나오게 되는데, 마침 3월 FOMC를 앞두고 그동안 강세장을 이끌어왔던 AI 대표 주식 엔비디아가 주당 $1,000을 앞둔 상황에서 큰 변동성을 보였다. 당시 S&P500 공포탐욕 지수도 극도의 탐욕에서 벗어나서 추세를 벗어나 점차적으로 하락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장의 단기 고점 가능성에 대해서 2주 전에 유튜브 영상을 통해 추가로 분석한 적이 있다. 필자는 대중의 심리 지표를 활용해 시장의 변곡점의 경로를 예상하는데, 공포탐욕 지수의 추세와 put-call 옵션 비율, 기관투자자들의 매수-매도, 거래량, 차트 분석 등 다양한 변수를 종합해 금리 사이클과 비교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