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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의식이 족해야 예절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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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98)

친구 간에 우정을 표하는 말에 관포지교(管鮑之交)라는 말이 있다. 사마천 사기에 나온 중국 고사로 관중과 포숙의 우정을 표현한 말이다. 하지만 정확한 내용은 가난했던 관중을 감싸고 지속적으로 이해해준 부유하고 이해심 많은 포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포숙은 자신보다 지위가 높은 재상에 관중을 추천하고 이후로는 마지막까지 관중보다 낮은 지위에서 살았다. 포숙은 중국 역사상 최고 명재상으로 유명해진 관중 덕분에 역사에 길이 이름을 날리는 명예를 얻었다. 관포지교와 ‘나를 낳아준 이는 부모이지만 알아준 이는 포숙이다(生我者父母, 知我者鮑子也)’라는 명언을 남겼다. 왕 앞에서 포숙이 관중을 추천한 날에 관중이 처음 한 말이 ‘창고가 가득 차야 예절을 알고(倉實而知禮節), 의식이 족해야 명예와 수치를 안다(衣食足而知榮辱)’였다. 그 말이 줄어 지금은 ‘의식이 족해야 예절을 안다’로 되었다.

 

관중 말에 의거해 지금 우리 사회를 판단해 보면 의식은 그런대로 부족하지 않지만 창고가 비어있다. 즉 명예는 추구하지만 예절은 없는 상황이다. 최근 뉴스에 등장하는 모든 패륜 범죄의 내면을 보면 대부분 돈과 연관돼 있다. 며칠 전 어머니 장례식에 부의금이 적다는 이유로 아들이 아버지를 때려서 숨지게 한 사건도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 사회는 대부분 서민 모두가 빚으로 사는 상황으로 집집마다 창고가 가득 차는 것은 현실상 어렵다. 게다가 금리마저 오르고 있으니 그나마 창고에 있던 것마저 줄어드는 상황이다. 사회 곳곳에서 예절이 사라지는 것은 예견된 일이다. 치과에 내원하는 환자들도 마찬가지다. 요즘 같은 경제 상황에서 급하지 않으면 치과 내원을 자제하니 개원가 환자 수가 줄게 된다. 내원하는 환자들도 응급이나 급한 이유로 오는 경우가 많아지다 보니 환자 만족도는 감소하고 불만은 증가하는 경향을 지닌다.

 

최근 치과계에 벌어지고 있는 저수가 경쟁 또한 창고가 비면서 생긴 문제다. 창고가 넉넉했던 시절엔 치과 선후배 간 관계도 좋았고 인접 치과 간에도 상호 협력하는 사이였고 정기적인 모임도 있었다. 창고가 비기 시작하며 경쟁적 위치보다는 우선 나만 살고 보자는 생각이 나타났고, 끊임없이 의료수가를 낮추고자 하는 정부는 이때를 기회로 삼고 비급여 수가 공개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저수가 경쟁은 이젠 선을 넘어 서고 있다. 최근 SNS에 30만원 대 임플란트 광고가 등장했는 소리가 들린다. 저수가를 바라는 정부는 손뼉을 치며 참으로 기뻐할 일이다. 한 마리 제비가 여름이 올 것을 알리듯이 조만간 치과계는 저수가 경쟁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수입이 줄어들면 광고비를 늘리기 때문에 수익은 더 악화된다.

 

최근 발표된 치과 영업이익 순위에서 서울이 최악이고 지방 중소 도시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이 나쁜 이유는 치과 절대수가 많은 것과 광고 의존도가 높은 이유라고 생각된다. 내원 환자를 위해 SNS광고를 할수록 채산성은 점점 나빠지기 때문이다. 서울은 이미 소문을 듣고 환자가 내원하는 시대는 지났다. 젊은 환자는 대부분 SNS 검색 후에 내원하기 때문이다. 결국 내원 환자가 SNS를 이용하는 빈도가 높아질수록 수익성은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 치과 수익을 포털이 가져가기 때문이다. 즉 소도시나 군처럼 SNS보다 소문이 빠른 지역이 채산성이 좋은 시대가 되었다. 여기에 내원하는 환자들 곳간 사정이 병원 예절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접수데스크는 마음으로 어려운 일들이 많이 증가한다.

 

2500년 전에 관중은 사람들이 예절과 명예, 부끄러움을 알기 위한 첫 번째로 경제적으로 넉넉해야 하는 것을 말했다. 도인이 아닌 보통사람들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말이다. 다만 절대적 빈곤이 존재하던 2500년 전 중국이나 1980년대 이전 한국은 곳간이 작아서 채우기도 쉬웠다. 절대적 빈곤이 사라진 지금은 집에 곳간이 없고 마음속에 곳간이 있다. 마음속 곳간이 클수록 채우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성경 말씀에 ‘마음이 가난하다’는 표현은 마음 곳간이 작음을 말한다. 이제 진정 마음이 가난한 이가 복이 있는 시대가 되었다. 마음이 가난해져야 하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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