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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600회 단상(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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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600)

어느덧 치과신문에 투고를 시작한 지 600회를 맞이하니 감회가 새롭다. 돌아보니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언젠가부터 매주 수요일 오전까지 마감시간을 맞추는 것은 일상이 되었다. 10pt 크기로 A4용지 한 장을 쓰고 검토하는데 대략 4시간이 걸린다. 다 합쳐보니 총 2,400시간이다. 하루 24시간으로 나누어보니 정확하게 100일이 된다. 작은 일도 쉬지 않고 지속하는 일이 쌓이면 크다는 것을 새삼 실감한다. 글을 쓸 기회를 주신 치과신문과 그동안 투고한 글을 감수해주신 기자들께도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속담이 말하듯이 지난 12년의 시간을 돌아보니 많은 일이 있었다. 마감을 맞추기 위해서 KTX에서 글을 썼고, 외국 학회 중에는 비행기에서 썼고, 몽블랑 트래킹 중에는 스위스 산장 호텔에서 쓴 적도 있었고, 공항 라운지에서 마감을 보낸 적도 있었다. 컴퓨터가 없는 곳에서는 스마트폰으로 글자 수를 세어가며 독수리 타법으로 작성한 때도 있었다. 지방 강연 때에는 자정 넘어 PC방에서 글을 쓴 적도 있다. 그럴 때마다 집에서 편하게 글을 쓸 수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 글을 써 놓고 갑자기 일이 생겨서 메일로 보내는 것을 까먹고 출근했다가 병원에서 다시 집으로 돌아온 적도 있었다. 마감이 없는 날인 줄 알았다가 담당기자 전화를 받고는 부랴부랴 준비하느라 점심을 먹지 못하고 글을 쓴 적도 있었다. 글을 다 쓰고서 컴퓨터 저장에 문제가 발생해 기억을 더듬으며 처음부터 다시 작성한 적도 있었다. 써 놓은 글이 마음에 안 들어 다른 글을 다시 쓰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일들은 아마도 연재 작가들에게는 일상일지도 모르지만, 글 쓰는 것이 업이 아닌 필자에게는 지나고 나니 추억이지만 당시에는 당황스럽고 황당하고 난감한 일들이었다. 이제 600회가 되어 회상을 해보니 참 다양한 일들이 있었다.

 

글을 쓸 때 주제가 미리 정해져 있는 경우가 가장 좋다. 수요일 아침에 글을 쓰려고 컴퓨터 앞에서 앉았는데 주제가 잡히지 않을 때가 어렵다. 인터넷판 없이 신문만 있던 초창기에 글을 쓸 때는 치과 종사자들만 읽기 때문에 글을 쓰기가 편했지만, 인터넷판이 생기고 심지어 네이버에서 기사검색제휴가 되고부터는 일반인도 보기 때문에 글을 쓰는 데 더 많은 제약을 받는다. 한번은 글을 투고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일반 지인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많이 놀란 적이 있었다. 마치 보호막 없이 세상에 그냥 노출되는 느낌이었다. 글을 쓸 때 제일 조심하는 것이 필자 글로 인해 본의 아니게 누군가 상처를 받는 것이다. 과거에는 작은 치과계만 생각하면 되었는데 이젠 그 누가 볼지 모르는 상황이니 글을 쓰는 입지가 많이 축소됐다.

 

또 글을 쓰는 시간만큼이나 필자 생각이나 아는 것이 정말 옳은지를 확인하고 검토하는 시간이 걸린다. 기억과 정보는 시간이 지나며 왜곡되거나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불특정 다수에게도 옳아야 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회를 거듭할수록 주제가 줄어든다. 같은 주제를 피하다 보면 예전에 쓴 글들을 찾아보고 읽어보기도 해야 하는 시간도 적지 않다. 갈수록 글을 쓰는 조건이 나빠지기 때문에 얼마를 더 지속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한 편의 글을 쓰는데 4시간 이상이 더 걸리는 순간이 온다면 아마도 그때가 멈추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여류 웹툰작가가 유산한 날까지도 연재 마감을 강요당한 일과 웹툰작가 3명 중 1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뉴스 이후로 40화를 기준으로 2회를 쉴 수 있는 휴재권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항상 마감에 시달리는 것은 기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도 다행한 것은 필자가 아직은 웹툰작가들 만큼 마감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는 않다. 언젠가 필자가 그들처럼 스트레스를 받는 날이 온다면 그때 역시 멈추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최근 문단에 등단하면 어떻겠냐는 추천이 있었다. 만약 그리한다면 지금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글을 쓰는 데 할애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젠 글을 쓰는 것은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언제나 글을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마음을 담아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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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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