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과의사학회 부회장이자 대한치과의사협회 협회사편찬위원인 권훈 원장(미래아동치과)의 덴탈 오딧세이(Dental Odyssey) ‘나는 치과의사다’ 전시회가 지난달 9일부터 30일까지 광주 오월미술관에서 진행됐다. 조선치대, 조선대치의학박물관이 주최하고, 조선치대교육문화재단, 조선치대총동창회, 광주광역시치과의사회가 후원한 이번 전시회는 권훈 원장의 치과의사학 관련 소장품 3,000여점 중 엄선한 40여점과 모교인 조선치대 등에 전시돼 있던 작품 등 총 50여점이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유화, 판화, 풍속화 등 회화 작품은 물론 타일, 접시, 팝아트, 피규어, 잡지 등 소품까지 치과의사학과 관련한 다양한 사료를 만날 수 있었던 이번 전시회는 개인 치과 원장으로서는 처음 진행하는 치과의사학 전시회로 일찌감치 치과계는 물론 지역사회에서도 관심을 크게 모았다.
Q. 치과의사학 및 예술품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2000년 12월에 소아치과 전문 치과를 개원하고 몇 년간 진료에 빠져 지내다 2003년부터 매년 한 번씩 미국 소아치과학회 방문으로 휴가를 대신했다. 2008년 워싱턴 D.C.에서 학회가 있었는데 주변 볼거리를 찾다가 볼티모어 메릴랜드치대에 세계 최초의 치과박물관인 국립치의학박물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 미국인 소아치과의사가 본인의 소장품과 사재 100만불을 대학에 출연해 박물관이 건립됐다는 말에 호기심에 방문했는데 그날 나의 인생이 달라졌다. 이후 세계 곳곳의 치의학박물관을 찾아다니게 됐고, 2011년도에 대한치과의사학회에 가입하는 등 치과의사학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Q. 전시작품을 포함한 소장품 수는 얼마나 되는지?
2008년 이후 각종 사료와 예술품 등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개원 연차도 10년을 향할 때라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고, 치과박물관을 만들겠다는 뚜렷한 목적의식으로 한 점, 두 점 모으다 보니 벌써 3,000점 이상 소장하게 됐다. 성취감도 크다.
해외 경매에 올라오기도 하지만 보통은 골동품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구매한다. 그렇다고 큰 비용이 드는 건 아니다. 일반인들에게는 아주 특별한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해외 탁송비용, 관세가 더 비쌀 때도 있다. 소장품 대부분은 치과에 전시해 두지만, 집은 물론 지인 사무실, 모교에도 따로 보관 및 전시 중이다.
Q. 치과의사로서는 치과의사학과 관련한 첫 개인 전시회라고 들었다.
치과의사는 기원전 3,000년 헤시레(Hesi-Re)라는 고대 왕국 제3왕조의 고등법원 관리가 치과의사 및 의사의 역할을 수행한 것이 최초의 역사상 기록이다. ‘치과의사(Dentist)’ 단어는 1728년 현대 치의학의 아버지 피에르 포샤르가 처음 사용했고 전문직업인으로서 개념도 정립했다.
즉, 치과의사 역사는 인류 역사와 함께 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치과의사의 긴 여정은 기록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술품의 형태로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
저 역시 지난 15년간 수집한 소장품 중에 회화 또는 소품만 골라 전시회를 갖게 됐다. 먼저 동료 치과의사이자 이곳 오월미술관을 운영하는 정은주 원장에게 특별한 감사를 드리고 싶다. 올해 초 모임 때문에 치과를 방문한 정 원장이 소장품을 보고 전시회를 한 번 갖는 게 어떻냐는 제안에 덜컥 준비하게 됐다. 기왕이면 구강보건주간에 전시를 하고 싶다는 제 요청에 기존 전시 일정을 미루면서까지 흔쾌히 전시공간을 마련해 주셨다.
그리고 전시회 방명록을 읽다 보면 오월미술관을 찾은 일반 시민들이 “전시를 통해 치과 역사를 새롭게 알게 됐다”는 등의 격려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가슴이 뿌듯했다.
Q. 앞으로 꿈이 있다면?
내년 상반기부터 대한치과의사학회장으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모교인 조선치대총동창회장, 남구치과의사회장을 마치고 광주광역시치과의사회 등 여러 곳에서 일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온전하게 치과의사학회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 정중히 거절했다. 2025년이 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 100주년이다. 치과의사학회장으로서 도울 일이 있으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치과의사학에 대한 치과계 관심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미국 국립치의학박물관은 아무래도 일반인과는 거리가 있는 전문박물관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쉽게 둘러볼 수 있는 치과박물관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1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국내에 치과박물관이 생긴다면 은퇴 후 자원봉사자로 치과의사학을 일반인에게 널리 홍보하는 것이 나의 꿈이다. 많은 관심과 성원 당부드린다.
최학주 기자 news@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