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는 안쪽의 혀와 바깥쪽의 뺨, 입술에 의해 둘러싸여 지속적으로 연조직의 힘을 받고 있으며,
안쪽과 바깥쪽의 힘의 균형을 이루는 곳에 위치한다(그림1).
입술을 편안하게 다물고 늘 코로 숨을 쉬는 경우 이러한 균형이 잘 유지되지만, 입을 벌리고 숨을 쉬게 되면 혀가 밑으로 내려가게 되고 안쪽에서 혀가 내려가 있다 보니 뺨이 위 치열을 누르는 힘으로 작용하게 되어 위 치열은 협착되고 아래 치열은 전후, 좌우로 넓어져 심한 3급 부정교합으로 발현되게 된다(그림2).
[그림3]은 아래턱이 나왔다는 주소로 본원에 내원한 3급 부정교합 환자들의 구강 내 사진으로 오랫동안 비염, 편도, 아데노이드, 설소대 등으로 혀가 늘 밑으로 내려가 있는 환자들의 구강 내 사진이다. 공통적으로 상악의 협착, 하악의 확대를 관찰할 수 있다.
치아는 혀, 입술, 뺨과는 떨어져서 위치할 수 없다. 다른 말로 바꾸자면 치아를 움직이고자 할 때 움직이는 방향과 반대방향으로 혀, 입술, 뺨의 힘이 가해지고 있다면, 술자가 가하는 교정력이 상쇄되어 버리기 때문에 원활한 치아 이동이 일어나기 어렵고, 움직인 후에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 버리기 쉽다. 이러한 이유로 교정치료를 할 때 치아를 둘러싼 연조직의 조절을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
치아를 둘러싼 안쪽의 혀와 바깥쪽의 입술, 뺨의 균형을 개선시키는 훈련을 구강근기능훈련(Oral myofunctional therapy, MFT)이라 한다. 구강근기능훈련(MFT)을 교정치료와 함께 하는 것으로 스크루나 외과적 도움 없이 성장기의 심한 3급 부정교합을 빠르고 안전하게, 무엇보다 건강하게 치료한 증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14세 남자 환자로 주걱턱을 주소로 내원하였다(그림4, 5, 6, 7). 편도선이 잘 붓고, 코가 잘 막혀 늘 입을 벌리고 숨을 쉰다고 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반대교합 때문에 페이셜마스크를 사용해 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아래턱이 다시 앞으로 나오게 되어 여러 병원에서 상담을 했지만, 성장 후 양악수술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하여 치료를 포기하고 있었다고 했다.
Overjet -2.5mm, overbite -1.0mm로 하악이 좌측으로 3mm 정도 편위된 3급 부정교합 증례다. 상악 폭경이 좁고 하악 폭경이 넓어 교합이 좋지 않았다. 상악에는 크라우딩을 보이고, 설소대가 전방에 부착되어 있었고 이로 인해 발음이 다소 부정확했다.
늘 입을 벌리고 있으면 혀는 자연스럽게 밑으로 떨어진 채로 구강저에 위치하게 된다. 반대교합 개선을 위해 술자가 하악 전치를 후방으로 이동시키거나 폭경 조절을 하려고 하더라도 축 늘어진 혀로 인해 교정력과 반대방향으로의 힘이 가해지는 것으로 인해 교정치료를 방해하는 힘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 바른 혀 위치 습관화와 혀 운동 활성화를 위해 구강근기능훈련(MFT)을 교정치료와 같이 진행하였다. 설소대가 전방 부착되어 있고 비염 등의 이유로 구호흡을 지속하면, 오랫동안 혀가 내려가 축 늘어져 있는 채로 지내게 되고 단순하게 혀를 들어올리는 것도 잘 안 될 정도로 혀의 운동성 및 근력이 많이 떨어지게 되어 순차적으로 구강근기능훈련(MFT)을 통해서 혀의 운동성 및 근력이 서서히 회복될 수 있도록 하였다.
상하악에 고정식 교정장치를 부착하고, 012 Australian wire를 넣어 3급 고무줄을 사용하도록 하였다. 상악에는 removable type의 expansion plate를 사용하여 가운데 갈라진 틈에 혀를 늘 붙이고 있도록 하였고, 2일에 한번씩 screw를 돌리도록 지시하였다. 혀의 운동성이 상당히 낮아 팁(tip)(그림8), 오픈앤클로즈(open & close)(그림9) 등 혀의 운동성이 따라오는 정도에 맞춰 순차적으로 구강근기능훈련(MFT)을 진행하였다. 또한 좋아진 혀의 운동성에 맞춰 바르게 저작, 연하, 호흡을 하는 것이 습관화되도록 교정치료를 하면서 지도하였다.
치료 시작 2달 후에 반대교합과 폭경이 많이 개선된 것을 볼 수 있었고, 5달 후에는 좌우 Class l 교합이 확립되고 정중선도 일치하게 되었다. 성장 후 양악수술이 아니면 안된다고 하여 치료를 포기했지만, 불과 5개월만에 구강근기능훈련(MFT)을 동반한 교정치료로 정상교합으로 개선된 것을 볼 수 있었다(그림10).
이후에는 교정적으로 치아에 주는 힘은 최소한으로 하면서 새로 형성된 교합이 달라진 혀의 운동성 및 입술 등 구강근기능과 잘 조화되는지 관찰하였고, 교합 변화가 거의 관찰 되지 않아 20개월 후에 교정치료를 종료하였다(그림11).
5달 만에 빠르게 정상교합으로 개선되어 환자가 좋아진 교합이 잘 유지되겠지 방심하다가 예전처럼 입을 벌리고 지내면 교합이 다시 흐트러지는 현상을 2~3번 경험하면서 환자 스스로도 입을 잘 다무는 중요성, 혀를 입천장에 잘 붙이고 자세를 바르게 하는 중요성에 대해서 잘 느끼게 되었다.
교정치료 전에는 늘 입을 벌리고 자세를 구부정하게 하고 턱을 내밀고 있었다면, 교정치료를 하는 동안 입을 잘 다물고, 코로 숨을 쉬도록 하며, 자세를 바르게 하도록 지속적으로 지도하여 치료 후에 기도가 넓어진 소견을 보였고(그림12), 이비인후과 질환도 교정치료 전보다 훨씬 덜 한 것 같다고 하였다.
자세를 구부정하게 하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아래턱을 내밀게 되고 혀는 후하방으로 내려간 채로 위치하기 쉬워져 물리적으로 기도가 좁아지기 쉬운 위치가 되기 때문에,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만으로도 혀를 입천장에 편안하게 붙이고 코로 숨을 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그림13).
비염, 편도, 아데노이드, 비중격만곡 등 이비인후과 질환으로 인해 오랜 기간 동안 구호흡을 지속한 경우나 설소대가 앞쪽까지 붙어 있는 경우 혀의 운동성이 상당히 떨어져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혀도 우리 몸의 일부분으로 대부분이 근육으로 이뤄진 조직이기 때문에 적당한 정도의 움직임이 일상생활에서 영위되어야 한다.
실제로 구강근기능훈련(MFT)을 환자에게 지도해 보면 체격이 좋고 건강해 보이는 성인이라 할지라도 혀에 힘이 이렇게까지 없나 싶을 정도로 혀가 축 늘어져 있어서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혀의 운동성을 측정해볼 수 있는 설압측정기를 통해 다소 객관적으로 수치화 시킬 수 있다(그림14). 또는 설압자를 입 앞에 두고 혀를 뾰족하게 내밀어 설압자를 밀어내는 정도로 혀의 근력을 추정할 수 있다(그림8).
혀의 운동성과 바른 움직임에 대해 설명을 하는 것만으로도 생각보다 빠르게 운동성을 회복해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러 번 설명을 해도 움직임이 따라오지 못해 애를 먹는 경우도 있어 그에 맞는 개별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즉, 구강근기능훈련(MFT)은 개인의 운동능력 및 인지도에 따라 상당히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구강근기능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개인에 따른 특성 및 차이를 인지하면서 연습을 해야 할 필요가 있어 쉬울 수도 있지만 어려울 수도 있는 양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혀의 위치와 적절한 운동성이 유지되고 있다면 안쪽에서 치열을 흐트러뜨리는 중요한 요소를 없애는 것으로 교합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
반면, 바깥쪽의 힘인 입술이나 뺨의 힘에 의해서도 치열이 영향을 받게 되는데 입술을 빨거나, 깨물거나, 뜯는 등의 힘을 본인도 모르게 주는 경우 크라우딩이 펴지는 속도가 더디거나 다시 재발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또한 입술을 편안하게 잘 다물고 있는 것 만으로도 안쪽의 혀가 밀어도 치열이 앞으로 나가는 것을 입술이 잡아주는 역할을 하게 되지만, 입술을 늘 벌리고 있는 경우에는 혀가 안쪽에서 밀면 미는 힘들이 치열에 거의 다 전달된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평상시에 입술을 잘 다물고 있는 것 만으로도 치열을 바르게 유지시키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