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경제학상은 국가의 성공과 실패 원인을 정치·경제 제도라는 관점에서 분석한 다론 아제모을루(57세·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사이먼 존슨(61세· MIT) 교수, 제임스 로빈슨(64세·미국 시카고대학) 교수 등 세 명이 공동 수상했다.
그들은 “박정희 정권의 수출 정책은 다른 나라에서도 제대로 시행된다면 성공할 것으로 주장 가능할 정도로 굉장히 성공적인 경제 정책이었다”며 한 나라의 경제적 성패가 정치·사회 제도의 질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즉 당시 한국의 경제적 성공이 지금과 같이 발전된 한국으로 변모하려면 (민주주의 등의) ‘제도적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하였다.
한편 2,400여년 전 아테네인들에게 칭송받던 페리클레스와 같은 인물들이 항구, 조선소, 성벽 등과 같은 물질적인 업적이 탁월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판을 받는 이유는 그들이 국가의 물질적 번영에만 몰두한 반면, 시민들의 영혼과 도덕적 성숙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는 물질적 성과나 정치적 성공이 본질적으로 올바른 삶으로는 이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는 지도자나 연설가가 단순히 국가의 부와 군사적 힘을 확장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시민들이 더 정의롭고 절제 있는 삶을 살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치과계 상황으로 대비해 보도록 하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이 언급한 ‘제도화’ 부분을 고려해 보면,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제도에 해당하는 선거관리규정이 어떠한 상황인가?
선거운동원의 역할이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운동원의 역할에 대한 감시가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 그것이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감춰왔다. 선거인명부 공개도 선관위원들의 보신을 위하여 미루어왔고, 선거 중립의무에 해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대는 언감생심으로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하면서 감사위원으로 부당하게 행동하는 상황이다.
이미 임기의 절반을 지난 당선무효소송이 내년 1월에 판결된다고 한다. 만약 기각된다면 누군가에게는 면죄부가 되겠지만, 우리 공동체의 다음 선거는 더욱 진화해서 더 많이 얼룩지게 될 것이다. 인용된다고 하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의 전환은 되겠지만, 그 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즉, 선거제도의 문제점에 대하여 도무지 해법이 나오지도 않고, 설사 그럴듯한 제도적 변화가 마련된다고 하더라도 구성원들의 정의로움과 도덕적 성숙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더더욱 힘든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세 명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의 인터뷰 기사를 끝까지 읽어보니 한국의 매력으로 ‘문화적 폭발’과 ‘창의성’을 꼽았다. 한국의 성공을 말할 때 삼성, 현대만 있는 것이 아니고, K팝, 영화, 드라마도 있다는 언급에서 희망을 기대하고 싶다.
현대 경제학에서 말하는(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의 연구 결과) ‘제도적 변화’는 물질적 발전을 위한 사회의 효용성, 공정성, 투명성 등을 통해 풍요와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소크라테스는 2,400여년 전에 국가의 제도적 기반을 넘어 ‘시민 개개인의 내면적 성숙’이 정치와 사회의 진정한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소크라테스가 비판했던 부분은 제도의 효율성을 넘어 ‘정치적 지도자의 도덕성’과 ‘시민 교육’이었고, 이는 국가의 번영을 뛰어넘는 ‘인간의 본질적 행복과 연관된 더 깊은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라는 가사가 떠오른다. 치과의사 동료들의 정의로움과 도덕적 성숙, 그리고 ‘숙고적 사유’를 진심으로 기원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