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적 금리인하’란?
지난 12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fed)은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해 4.50%로 낮추며, 2025년에는 기존의 전망보다 적은 횟수의 금리인하를 예고했다. 발표된 금리 정책은 예정된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실제 기조는 여전히 긴축적 색채가 짙다는 점에서 ‘매파적 금리인하’로 해석된다. 전통적으로 금리인하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비둘기파적’ 조치였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금리를 인하하면서도 긴축 기조를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은 ‘연준의 금리인하 주기가 일찍 종료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으로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12월 FOMC 발표 당일 미 달러화는 급등했고, 채권 수익률은 상승했다. 주식시장은 하락하고, 금과 비트코인의 가격 또한 하락했다.
연준이 매파적 입장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미국 경제가 겉보기에는 호조세를 띠지만, 실제로는 고물가가 완전히 잡히지 않은 점과 국가 부채 부담이 크게 늘어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 부채가 늘어날수록, 당장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금리를 더 낮추고자 하는 정치·재정적 압박이 커진다. 그러나 물가가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금리를 낮추기에는 부담이 따른다. 이 때문에 연준은 ‘금리를 낮추되, 언제든 다시 긴축할 수 있다’는 강경한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과 B→C 구간 전략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을 통해 지난 12월 FOMC 이후 현재는 B ~ C 구간의 중반을 넘어가는 시점으로 보인다. 이번 매파적 금리인하의 영향은 미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 특히 비트코인의 흐름에 주목하면 더욱 명확해진다. 첫 금리인하 B(2024년 9월 FOMC) 초기에는 ‘기준금리 인하’라는 사실에 시장이 반응하며 뉴욕 증시와 비트코인 시세가 반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12월 FOMC에서 금리인하가 ‘느리고 제한적’일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전반적인 시장 기대감이 일정 부분 꺾이는 모습도 관찰되고 있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 관점에서 첫 금리인하 B 전후 긴 조정을 거쳤던 시장이 다시 본격 B ~ C 랠리에 진입하는 분기점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과감하게 위험자산에 뛰어드는 투자자와 안전자산(달러·금·채권 등)을 늘려 방어적 포지션을 취하는 투자자가 대립하는 국면이라는 의미다.
경제위기 C 시나리오
앞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자의 심리’다. 투자심리는 시장을 단기적으로 크게 출렁이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므로, 대중심리 지표나 뉴스 등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그동안 프랙탈 분석을 통해 지난 금리사이클과 비교해 2025년 하반기에 다시 한 번 경제위기(C)가 도래할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2025년 8월 전후로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높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연준의 금리인하 사이클이 짧아진다면 그보다 더 이른 시점에 조정 국면이 찾아올 수 있기에 주의를 요한다.
개인 투자자는 연준의 기준금리 정책과 미국 정부의 부채 이자비용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미국 정부의 부채 부담이 이미 상당히 커진 상태이며, 이를 고려하면 금리인하가 어느 시점에서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재발해 2차 피크를 찍을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잔존하기 때문에, 연준이 완전한 비둘기파 정책을 택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시장도 이 점을 반영해 과도한 기대와 신중론이 교차하며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주기적 자산배분 전략을 따르는 패시브 투자자라면, 단기적인 뉴스나 지표에 휘둘리기보다 시장 큰 흐름을 파악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의 흐름과 함께, 환율·채권 금리·달러 인덱스 등 핵심 지표를 꾸준히 체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미국증시가 이미 높은 밸류에이션에 도달했다는 지적도 있으므로, 보수적으로 금, 달러 현금 비중을 조금 늘려놓고 기회를 기다리는 방법도 있다. 만약 B ~ C 구간 위험자산 랠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투자자라면, 높은 리스크를 감내해야 하므로 시장의 구조를 심도 있게 이해하고 투자해야 한다.
미국 정부 부채 이자 비용과 금리정책의 상관관계
미국의 정부 부채 문제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정부와 민간 부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경제위기가 올 때마다 부채가 금융시장의 ‘뇌관’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 금융위기 사례에서 보듯이, 소규모 부실이 순식간에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다. 이번 연준의 매파적 금리인하가 향후에도 이어질지, 혹은 예상치 못한 물가 상승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작용해 금리 정책을 재차 변경할지는 계속 지켜봐야 할 핵심 이슈다.
결론적으로 현 시점에서 투자자는 ‘너무 낙관하지도, 지나치게 비관적이지도 않은’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매파적 금리인하가 결국 시장에 유동성을 늘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강한 긴축 기조를 지속할 수 있다는 경고가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나 기술주 같은 변동성이 큰 자산에 투자를 고민한다면, 원화 약세와 달러 강세 흐름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글로벌 경제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이므로, 한국 투자자의 경우 환율이 수익률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25년은 ‘전략적 분할 매수’와 ‘안전자산(금, 달러)을 통한 위험 헤지(hedge)’가 함께 요구되는 해가 될 것이다. 내년 하반기 쯤 발생할 수도 있는 경제위기 시나리오에 대비하면서도, 예상보다 빠르게 시장이 정상화 될 가능성도 놓치지 않도록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 저평가된 자산을 미리 살펴봐야 한다. 시장이 한 방향으로만 치닫지 않는 변동성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자신의 투자 성향과 리스크 허용 범위를 명확히 파악하고 대응 전략을 세우는 편이 현명하다.
결국 매파적 금리인하는 단순히 금리 인하가 이뤄졌어도 긴축적 분위기가 유지될 수 있다는 점에 본질이 있다. 이처럼 복합적인 정책 기조는 시장에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뒤섞인 흐름을 만들고, 이에 대응하는 투자 전략은 이전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국내외 경제 환경이 계속해서 출렁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단기적 뉴스보다 큰 흐름과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자산배분 방식을 꾸준히 점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투자에 정답은 없으나, 다각도의 분석과 자산배분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분명한 사실은 B~C 구간에서 미 증시와 비트코인 같은 위험자산은 물론, 금·채권·달러 등 안전자산 시장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점이다. 치밀한 준비와 유연한 사고가 올해와 내년 투자의 승패를 가를 열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