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과신문_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 2026년 치과 환산지수가 2.0% 인상된다.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박태근·이하 치협) 수가협상단(단장 마경화)은 5월 30일 최종 수가협상이 진행된 가운데 자정을 넘긴 31일 새벽 2시경 협상 타결 소식을 알렸다. 이로써 내년도 환산지수는 101.1원이 적용된다.
유형별로는 약국 3.3%, 병원 2.0%, 치과 2.0%, 한의 1.9%, 의원 1.7%가 인상됐다. 병원과 의원은 환산지수 인상률 중 각각 0.1%씩을 저평가 행위항목에 재정을 투입하기로 한 것을 반영한 수치다. 조산원 6.0%, 보건기관 2.8% 등으로 계약을 마무리, 평균 환산지수 인상률은 1.93%(1조3,433억원), 상대가치 연계 0.07%(515억원)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기석·이하 건보공단) 김남훈 급여상임이사는 “금년 수가협상은 과거 코로나19 상황보다 의료대란에 따른 균형점을 맞추기 아주 어려운 환경에서 진행됐다”면서 “가입자와 공급자 간의 신뢰와 소통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번 수가협상의 최대 난제는 의정갈등의 여파였다. 전공의 집단행동이 이어지면서 SGR 순위에서 예년과 확연한 변화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재정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병원 유형이 SGR 상위에 올랐고, SGR 모형에 따른 순위적용 원칙을 유지한다는 건보공단의 입장에도 변화가 없었다. 추가소요재정인 밴드를 늘리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으나 이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건보공단은 “2년 연속 보험료 동결과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수입구조가 불안정한 데 더해 비상진료체계 지원과 필수의료정책 추진에 따른 대규모 건강보험 재정 투입도 지난해부터 진행되고 있어 건강보험 재정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치과 수가협상단 또한 이러한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마경화 단장은 “의정갈등으로 인해 SGR 순위에 불균형이 나타났고, 의정사태의 여파로 피해를 입은 치과 유형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건보공단 협상단은 물론 복지부와 재정소위의 공감을 이끌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환산지수 외 다른 재정에서 보상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이 급물살을 탔다. 그리고 정부가 보장성 강화 등 수가정책을 추진하도록 지원한다는 부대합의 조건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밝혔다.
건보공단 또한 수가협상 후 재정위원회를 거쳐 “2026년 환산지수 협상에 의사 집단행동이 미친 영향을 고려해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한 치과, 한의 유형에 대해 정부는 보장성 강화 등 수가정책 지원을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을 명시한 부대의견을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의료대란과 관련 없이 순위가 낮은 유형의 균형점을 맞추기 위해 치과, 한방 유형에 대해서는 보장성 강화 등 수가정책 지원을 건정심에 권고해 수가협상 이후 논의하고 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부대합의로 명시된 치과 보장성 확대는 별도의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수가협상단으로 참여한 서울시치과의사회 함동선 부회장은 “의정갈등의 여파로 예년과 다른 양상이 나타나며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실리’였다”면서 “이를 위해 치과계의 현실을 알리고 회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보장성 확대를 이끌어내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한편, 2026년도 수가협상은 어느 해보다 까다로운 조건에서 진행되면서 난항이 예고된 바 있다. 그러나 유형별 인상폭이 예년에 비해 높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역대 네 번째로 전 유형 자율계약 체결을 이뤘다. 그만큼 실리를 위한 유형별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가협상 체결 결과에서 확인된 치과 유형의 부대합의나 병원 및 의원 유형에서 저평가된 행위항목을 환산지수와 상대가치점수를 연계 조정하는 부분 등이 중요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 본 기사는 2025년 6월 11일 수정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