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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단골주치의 동네치과가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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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헌 논설위원

우리에게 익숙했던 단골손님 얼굴로 메뉴를 알아서 준비해 주는 동네식당, 이모저모 소식을 나누는 동네미용실, 아이들의 참새방앗간 같은 동네문구점, 창문 너머로 보이는 빵을 보면서 침을 삼키는 동네빵집들이 이제는 ‘임대문의’를 붙이고 공실로 남아있다.

 

동네상권이 자영업자의 몰락을 가져오며 무너지고 있어 식당은 배달플랫폼으로 주문하고, 인터넷 쇼핑몰은 당일 또는 새벽 배송이 가능해지면서 우리가 소비하는 장소가 우리 동네만은 아닌 세상이 오게 된다. 생활상권을 기반으로 ‘골목경제 소생’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가까운 거리에 그런 상권이 있으면서 주민과 공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치과의원은 건축법상 ‘근린생활시설 1종’에 개설 가능하다. 근린생활시설이라는 것은 ‘주택가와 인접해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와 편의를 제공하는 건축물로, 주로 주거지역 근처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된 소규모 상업 및 서비스 시설을 의미’한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개설과 관련하여 변경사항이 있어서 보건소에 변경신청을 하러 행정절차에 대해 알아보게 되었다. 너무 많은 규정의 변화로 여러 가지를 다시 검토하고, 공부해보다 보니 ‘최근에 개원하는 원장들은 참 고생이 많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치과의원을 개설하기 위해 건축물 용도를 변경해야 하는 경우 건축법에 따른 여러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거기에 소방과 관련된 규정을 준수해야 하고, 장애인 편의시설을 이제는 권장사항이 아니라 법적의무로 따라야 한다.

 

이런 규정들은 점점 강화되는 추세라서 오랜만에 이런 규정을 검토해 보니 같은 자리에서 치과병원을 수십년 운영한 필자에게도 미충족 문제점들이 발견되었다. 화재 시 안전과 장애인의 접근성을 위해서 분명 이유가 있는 규정이지만,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개설하기 위해서는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

 

근린생활시설 1종이라도 해도 ‘의원’으로 표기되어 있으면 ‘치과의원’으로 변경해야 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이는 법으로 따지면 표시변경에 해당하는데, 이 역시 용도변경과 비슷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만약 엘리베이터가 없는 2층이라면 장애인법에 의해서 용도변경이 되지 않게 된다.

 

결국 근린생활시설이라는 것은 주거지에서 가까운 곳에 편리하게 이동해서 편의를 제공받기 위한 것이나, 이런 규정으로 인해 공실이 생긴 곳에 치과의원을 개설하고 싶어도 불가능한 상황이 생긴다. 노약자를 위해서 강화된 규정이 노약자들의 이동거리가 늘어나는 모순이 생기게 되고, 동네치과에서 단골주치의를 삼아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번화가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나중에는 치과의원의 개설이 가능한 곳이 이런 규정을 적용시킨 신축건물이나 임대료가 고가인 곳만 가능하다면 시설비용과 더불어서 개원을 위한 비용이 증가하게 되고, 거대자본을 가진 특정세력이 치과개설을 독점하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 기우만이 아닐 수 있다.

 

이제 동네 조그마한 개인커피집에서의 커피 한잔이 아니라 편하고 넓고 익숙한 별다방에서만 커피를 마셔야 하는, 뭔가 편리하면서도 자꾸 찜찜한 상황이 동네치과의원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치과의원은 자영업자들과 비슷한 경기침체와 무너진 상권에 따른 문제들을 안고 있어서 힘든 상황이다.

 

동네주치의, 단골치과 등이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그렇게 만들지 못하게 하는 행정규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깊은 고민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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