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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방 안의 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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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737)

얼마 전 제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병원에 이런저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두 가지 이야기를 해주었다.

 

우선 모든 치과에서 1년에 한 번은 컴프레셔가 꺼지고, 물이 새고, 전기가 나가고, 직원 문제로 머리가 아픈 일이 생긴다. 이것은 갓난아이를 기를 때 1년에 한 번은 응급실에 뛰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모두에게 해당하는 것이며 필자는 ‘일반화의 사건’이라 부른다. 이렇게 모두에게 나타나는 일은 아이들이 사춘기를 겪듯이 반드시 겪어야하는 일이다. 일반화의 사건은 여름에 비가 오고 겨울에 눈이 내리는 것과 같으니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감수해야 되는 일이다. 다만 예측하고 마음을 다스리고 상처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하나는 ‘방 안의 코끼리’의 제거다. 미국 관용구에 ‘방 안의 코끼리(elephant in the room)’라는 표현이 있다.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커다란 코끼리가 많은 공간을 차지해 불편한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 상황을 의미한다. 즉, 큰 문제나 불편한 진실이 존재하지만 긁어서 부스럼을 만들거나 사건이 감당하기 귀찮거나 어려워지는 것을 피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혹은 언급하는 것이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처럼 해결되기 어려울 수도 있어 회피하는 것일 수도 있다. 작게는 가정이나 친구 사이에서 크게는 국가 간에서도 마찬가지다. 치과도 마찬가지로 그런 문제는 어디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고 많으면 문제가 된다.

 

제자에게 치과에 모두가 인지하고는 있지만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그때그때 덮고 넘어가는 것이 있는지 생각해보라고 하였다. 그 문제를 공개해 개선하고, 힘들더라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라고 조언해주었다. 방 안의 코끼리를 해결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한 마리가 두 마리가 되고, 나중에는 움직일 수 있는 여유조차 사리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두 마리가 되기 전에 해결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이때 주의할 것을 하나 당부했다. 코끼리를 내보내기 위해 하마를 방에 들여놓으면 안 된다. 코끼리가 나가고 하마가 남아도 마찬가지로 방이 좁다. 행여 코끼리가 나가지 않으면 설상가상으로 코끼리에 하마까지 방에 남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비록 어렵더라도 코끼리만 쫓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국제적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일본에 새로 선출된 총리가 지지율을 높일 목적으로 세계적으로 터부시하는 세계적인 방 안의 코끼리인 대만 문제를 공식적으로 건드렸다. 정치적 기반이 약하다 보니 인기 영합을 위하여 중국을 자극하는 극단적인 행보를 선택한 모양이다. 내부결속을 위해 외부에 적을 만드는 전형적인 정치수법이다. 게다가 한국 반일감정을 높이기 위하여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까지 발언 수위를 올렸다. 동아시아에서 군사력이 강한 중국과 한국의 반일감정 수위를 높여 일본 군비 강화와 군대를 만들 타당성을 부여할 목적이 보인다. 그러나 일본 안에서 우경화 행동에 대한 문제 제기가 방 안의 코끼리다. 사실상 중국의 대만 문제는 일본에게 방 안의 코끼리가 아니라 방 밖의 코끼리다. 지지율을 위해 코끼리를 방 안에 들여놓았고 게다가 독도라는 하마까지 불러들였다. 단기 지지율은 상승할 것이지만 성난 코끼리로 인한 피해는 적지 않을 것이다. 어느 나라나 이기적인 나쁜 정치인이 나타나면 국민이 희생을 치른다. 국가나 회사나 병원이나 모두 마찬가지다.

 

조직 속에는 대부분 방 안의 코끼리가 한 마리쯤은 존재한다. 결국 그 코끼리를 방 밖으로 잘 내보내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고, 문제나 소란 없이 해결할수록 유능한 리더다. 어떤 이유든지 코끼리가 날뛰면 해결이 되어도 조직에 상처를 남긴다.

 

사람이 모이면 두 가지 룰이 생긴다. 보이는 룰과 보이지 않는 룰이다. 보이는 룰은 법이나 규칙이 된다. 보이지 않는 룰은 상식이나 관습이 된다. 보이지 않는 룰이 기피나 회피성향을 지니면, 어느 순간 방 안의 코끼리가 생긴다. 처음은 작은 아기코끼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커져서 해결하기 버거울 정도가 되기도 한다. 코끼리가 작을 때 내보내는 것이 훌륭한 리더다. 작은 코끼리를 보는 눈이 리더의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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